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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재료의 기계적 특성 규명…전 재미과협회장, UCLA 한홍택 교수

복합재료(Composite Materials)는 두 가지 이상의 재료가 조합되어 물리적·화학적으로 서로 다른 상(Phase)을 형성하면서 보다 유효한 기능이 발현되는 재료를 말한다. 효시라고 볼수 있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에서 탄소섬유로, 그리고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다양한 복합재료의 기계적 특성을 규명, 설계와 해석에서 이론적 기초를 닦은 것으로 유명한 세계속의 한국인 과학자로 UCLA 항공우주기계공학과 한홍택 교수(61)가 있다. 한교수는 이런 탁월한 업적으로 미국 재료공학회가 주는 재료공학상을 받은바 있으며 지난 99년에는 호암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재료 관련 학술지인 'Journal of Composite Materials'의 편집장을 20년 넘게 '장기집권'하고 있으며 재미한인과학자협회 회장을 역임한바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3주동안 머물다 최근 귀국한 한교수를 출국 전 만나 주변과 그동안의 근황, 최근의 연구활동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젊어보이는데 비결이 있나. "뭐 특별한 비결이 있겠나. 미국에서 생활을 오래하다 귀국하면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 것 같다. 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동양인들은 대개 동안(童顔) 아닌가. 아마 단조로운 미국 생활 때문이 아닌가 싶다. 돌이켜 보면 한국처럼 사회가 복잡하지 않은 것이 요인 인 것 같다." -그동안의 걸어온길을 이야기 해달라. "지난 64년 서울대를 졸업한 후 잠시 공군에 복무를 하고 미국 PENN STATE에 입학했다.그곳 항공우주기계공학과에서 학위를 마치고 캐나다에서 Post Doc을 했다.그런 다음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서 미 공군 재료연구소에서 일했다. 항공기 복합재료 관련이다.6년 정도 했다.그런다음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와 펜스테이트에서 잠시 있다가 지금의 대학(UCLA)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기계공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공계 체질인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집에서 고장난 것은 내차지다. 어린시절부터 그랬다. 지금도 집안에서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모두 내가 고치는 편이다. 아마 과학자의 길을 걷는 것은 타고난 체질인 것 같다. " -미국의 국립연구기관과 대학을 비교하면. 한국은 과학자들이 대학을 선호하는데.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대우는 비슷하다. 다만 개인이 연구를 전념하고 싶다면 연구소에 있어야 하고 가르치는데 관심이 있다면 학교로 가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재미한인과학자협회장을 맡았었는데. 재미한인과학자협회와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회장은 지난 99년-2000년 시즌에 했다. 당시 다른 분야를 연구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상당히 유익했었다. 재미과협 활동을 하다보니 고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전국적으로 회원은 1만명 정도다.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지부가 있다. 본부는 워싱턴 DC에 있다. 현재는 JPL에 계시다가 은퇴하신 김귀섭박사가 맡고 있다." -미국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연구장비 수준은 어떤가. "과거에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장비면에서는 미국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외국의 연구진들이 한국에 오기를 꺼리는 것은 생활수준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편안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과학자로는 보기 드물게 ROTC 출신인데. "그 당시 RT가 바로 창설됐었다.나는 2기로 복무했다. 사병으로 군대 가기 싫어서 지원했다. 공군에 복무를 했는데 이공계 출신이라고 공병 역할을 주더라. 군에서 병기고를 지었다. 기계쟁이 한테 집을 지으라니,나 원참. 지금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에 가깝게 지내는 과학자들은 누가 있나. "대덕에는 많지 않다. KAIST 총장을 잘 안다. 나보다 약간 뒤에 펜스테이트로 왔다. (홍창선 KAIST총장은 펜스테이트 항공우주기계공학과 출신이면서 RT 후배다)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 이번에 KAIST에서 머문 것도 그런 이유다. 기계연구원장을 지낸 이해 박사 등이있다." -자녀는 어떤가. "딸만 셋이다. 첫째에는 하버드에서 엔지니어링을 했다. 둘째에는 MIT에서 의학을 해서 지금 의사로 활동중이다. 그리고 막내는 스탠포드에서 영문학을 했다. 자식들이 잘 커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 -한국의 이공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공계는 대학에 들어가면 두가지 길이다. 리서치와 산업계다. 그런데 한국은 너무 리서치 중심이다. 미국은 그렇지 않다.이공계에게 리서치만 하라고 하면 안된다. 산업에 나갈 사람들도 길러야 한다. 연구를 할 사람만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쪽으로 가야할 사람들도 길러야 한다. 석사만 하고도 산업계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양성되어야 한다." -이공계 교육에 대해서. "당시 공장장 되는 것이 공대생들의 꿈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공계도 경영을 배웠으면 한다. 이공계가 공장장의 역할처럼 단순하게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로 그쳐서는 안된다. 이제는 경영을 배워야 한다. 아직은 학교가 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학생들 역시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학교도 변하고 학생들도 변해야 한다." -복합재료의 기계적 특성 규명으로 여러군데서 상을 받았는데. "72년부터 미공군 재료연구소에서 일했다. 당시 항공기 관련 복합재료를 연구했는데 연구진이 상당히 수준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연구를 했는데 덕을 본것이다.(한교수는 당시의 연구개발 성과를 자신보다는 주변사람들에게 돌렸다)." -복합재료와 연구분야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복합재료는 쇠와는 달리 다른 재료와 섞일 경우 성질이 달라진다. 그동안 내가 연구한 것은 강철보다 가볍고 강도는 더 강한 재료다. 제조방법이나 공정을 규명하고 온도와 습도의 차이에 대한 반응을 실험하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하는식이다." -최근의 연구 관심사는 무엇인가. "Multifunctional Polymer Nsno-composites(다기능적 폴리머 나노복합재료)이다. 기계 뿐만 아니라 전기와 전자,그리고 광통신 등에 필요한 나노사이즈의 복합재료를 연구하고 있다.(그는 현재 Multifunctional Composites Lab을 운영하고 있다).랩에는 10여명의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연구활동 중이다." -주로 어디에 쓰이나. "광범위하다. 유연성과 강도 모두 필요한 복합재료다. 가령 수술용 장갑을 예로 들수 있다. AIDS가 만연되거 있는 가운데 수술 장갑이 잘 찢어지는데 이 재료를 사용하면 잘 안찢어지는 장갑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비행기 날개가 벼락에 맞을 경우 피해가 심한데 전기를 잘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쓰일수도 있다. 복합재료의 특성상 용도는 수없이 많다." -복합재료 관련 유명한 저널의 editor 로 일하고 있는데. "'Journal of Composite Materials'라는 잡지다. 미국의 복합재료 학계에서는 알아주는 잡지인데 지난 80년부터 24년째 봉사하고 있다. 논문잡지인데 격주로 발행되고 있다. 한번 발행될 때 1백20페이지 정도다. 이제는 내놓을 생각이다." 한홍택교수 연락처: hahn@seas.ucla.edu [글·사진 = 구남평 대전일보 기자] flint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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