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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봇계의 산 증인, 재활 로봇 분야 선두주자...KAIST 변증남 교수

한국 정부가 최근 10대 차세대 성장 산업중의 하나로 지능형 로봇을 꼽은 후 지능형 로봇 분야가 과학기술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 민간 등 여기저기서 지능형 로봇 사업 추진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한국에서는 로봇공학회가 출범했다. 국내 학자를 중심으로 27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로봇공학회는 앞으로 로봇 전문가들 사이 정보 교류의 창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초대 회장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변증남 교수가 맡았다. 변교수는 한국 로봇계에서는 대부로 통한다. 수업하랴, 학회 참가하랴 눈코뜰새 없이 바쁜 변교수를 이틀에 걸쳐 만나봤다. 그는 로봇이 만화속의 주인공이던 시절 로봇 프로젝트를 국내 처음으로 진행했다. 70년대 말이다. 변교수는 로봇이 생소했던 시기에 전기학회 소속 로봇 관련 과학자들의 소모임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로봇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인 지난 79년 로봇 팔을 만들어 설명회를 가졌다.당시 그가 만든 로봇팔을 보고 '야 이거 되겠다'라는 가능성을 점친 대우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8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국내 로봇 산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에서 로봇계를 떠났다. 당시의 로봇 개념은 산업용이 주를 차지했고 그분야에서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에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80년대 말부터 학문적으로 중대 방향전환을 시도했다. 산업용이 아닌 다른 형태의 로봇 연구로의 방향전환이다. 그는 지능형 로봇의 기반인 '퍼지'쪽을 도전했다. 퍼지란 애매하고 불분명한 상황에서 여러 문제들을 두뇌가 판단 결정하는 과정에 대하여 수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이론. 퍼지이론은 인간의 사고와 가까운 기능을 가진 로봇 분야에서 '기본기'로 불리고 있다. "당시만 해도 퍼지는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조금 연구하다 보니까 일본에서 퍼지를 이용한 전자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퍼지'라는 용어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지금은 퍼지라는 용어를 초등학생들도 알 정도예요." 그는 90년 관심이 있는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퍼지 연구회를 만든 다음 91년 퍼지시스템학회를 창설했다. 이어 지난 93년에는 한국에 처음으로 퍼지국제대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퍼지가 과학자들 사이 널리퍼지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당시에 한국에 이런 첨단 학회를 유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1년여간 준비 과정을 거쳐 관련 인사들에게 설득을 했습니다. 퍼지 학회를 통해 국내 관련 과학자들이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이제는 '퍼지박사'가 됐다. 퍼지학회의 수장이 된 것이다. 그는 지난 7월 핀랜드 헬싱키에 본부를 둔 세계퍼지시스템학회 회장직을 수행중이다. 10대 회장이다. 기자는 로봇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다. "유명한 영화 'AI' 나 '바이센터니얼맨', ' 터미네이터' 등에서 나오는 영화속의 주인공 로봇을 재현할 수 있나요." 변교수는 "미래 로봇 기술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기술 개발이 가속화 될수록 예측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급속한 기술개발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수년내 터미네이터를 만들어 내기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로봇 기술은 종합 예술입니다. 80년도에 예상한 기술개발이 아직 구현되지 못한 것이 수두룩합니다. 로봇 기술 분야는 거의 지금이 초기 단계이지요. 거의 황무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간과 유사한 로봇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감정 표현. 인간처럼 움직이거나 대화를 하는 것은 어느정도 실현되고 있지만 변화 무쌍한 감정 표현은 현제 기술로는 머나먼 길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장담한다. "리밋(limit)은 없습니다. 가령 90년 초에 벽돌만한 휴대폰이 나왔을 때 기억하시죠. 아무도 10년 안팎으로 이렇게 많이 보급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기술개발의 물꼬가 터지기만 하면 금새 따라가요." 변교수의 최대 관심사는 재활로봇이다. 그가 지난 5년 동안 공을 들인 재활로봇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일명 장애인을 돕는 로봇이다. 척추부자유자 등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장애인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휠체어와 로봇으로 이루어진 재활 로봇은 휠체어에서 명령을 하면 무선인터페이스로 수신한 로봇이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12가지의 작업보조가 가능한 작업팔에게 무선으로 명령을 내리면 처리를 해준다. 가령 식사보조, 물마시기,얼굴 닦기(긁기),면도하기,물건집기,스위치 켜고 끄기,몬 여닫기,차 끓이기, 사업열기,게임하기, 오디오에서 CD나 테이프 교체하기, 프린터 팩스 사용하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2가지의 활동 은 실제 장애인과 재활의학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선정했다. 구체적인 기술을 보면 로봇팔은 안전성과 경제성이 우수한 케이블 구동 구조로 설계 제작되었으며 사용자의 접촉시에도 유언제어 기법을 통해 사용자의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간시각 시스템과 처지 이론 등을 바탕으로 물체와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여 로봇팔이 사용자의 입 근처로 접근해서 근접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밖에 인간의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근전도 신호를 이용해 손발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쉽게 명령을 내릴수 있는 로봇팔과 조종기 같은 시스템을 만들다. KARES Ⅱ로 명명된 이 재활로봇은 지난 5년간 연구 끝에 현재 프로토 타입이 나와있는 상태다. 재활로봇 프로젝트는 전기과의 정명진교수와 기계과 장평훈, 권동수교수 등이 함께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수화를 인식하는 시스템이나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안내견 로봇 등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리고 인간친화복지로봇시스템센터 차원에서 주거 공간 전체를 장애인들을 위한 로봇으로 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지능형 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는 무궁무진하다. 근데 왜 하고많은 주제 중에 재활로봇이야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지휘자 로봇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지휘자의 제스처를 보다가 수화를 인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수화인식 시스템을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게 됐지요." 이런 노력 때문에 최근에는 국제로봇연맹이 주관하는 '엥겔버거 로봇틱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일본의 2족 보행로봇 '아시모'를 우리나라도 만들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로봇을 한다고 하면 이런류의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단순한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고 전제를 깔고 답변했다. "우리나라의 로봇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모이면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면 의미가 없지요. 왜냐 하면 아시모는 아시다시피 혼다라는 한 회사가 만든 제품아닌가요."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우리나라는 단일 회사나 연구팀이 만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조심스러운 분석이다. 다시말하면 일본에 비해 일부 기술은 앞서있는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참 뒤진다는 뜻이다. "컬럼버스의 달걀입니다. 만든 것을 보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모두 할 수 있다는 식은 곤란합니다. 막연히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대답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은 충분하지만요." 자녀는 2명이 있다. 미 조지아 텍 박사과정의 아들과 텍사스대학을 졸업한 후 결혼해 있는 딸이 있다. 지인으로는 서울대의 권욱현교수, 포항공대의 염형일교수, 일본 동경대의 후루타 교수 등이 있다. 변증남교수 이메일 : zbien@ee.kaist.ac.kr 변교수의 상세 이력 경기고,서울대 공대 전자공학과(B.S),The Univ. of Iowa, Dept. of Elec. Eng.(M.S),The Univ. of Iowa, Dept. of Mathematics (M.S),The Univ. of Iowa, Dept. of Elec. Eng. (Ph.D) 한국산업은행 기술부 기술행원,The Univ. of Iowa 연구원,조교수 The Univ. of Iowa,77년 이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Tokyo Institute of Technology 객원교수,일본 법정대학 대학원 Ubiquitos-Mechatro Device 특정과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한국퍼지시스템학회 회장 대한전자공학회 편집위원장 국제 퍼지시스템학회 세계대회(IFSA Congress) 총회장 대한전자공학회 수석부회장 IEEE Transactions on Fuzzy Systems 학술지 Associate Editor 대한전자공학회 회장 국제 퍼지 시스템 학회(IFSA) 회장 주요 저서 -변증남, 퍼지논리제어, 홍릉과학출판사, Korea, 1997 -Zeungnam Bien and Jian-Xin Xu, Iterative Learning Control Analysis, Design, Integration and Applications, Kluwer Academic Publishers, 1998 -Mohammad Jamshidi, Zeungnam Bien and Madjid Fathi, Soft Computing, Multimedia, and Image Processing, TSI Press, USA, 1998 -변증남, 최신선형시스템 이론과 응용, 교보문고, Korea, 1999 -Hwan-Chun Myung, Zenn Z. Bien and Yong-Tae Kim, "Stabilization of Direct Adaptive Fuzzy Control Systems: Two Approaches", Fuzzy Control, Wiley,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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