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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증식 억제 단백질 발견, 美 NCI 서동완 박사

우리나라 국민 5명중 1명이 ‘암(Cancer)’으로 사망하고 있다. 사망률 또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 만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비슷하다. 암은 어느새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NCI)에서 박사 후 과정(Post Doctor)을 밟고 있는 서동완 박사는 이런 ‘인류의 적’ 암과 싸움을 벌이는 한국인 과학자다. 개인적으로 그의 모친은 2000년 폐암과 대장암 수술을 받고 지금은 완쾌된 상태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서박사가 암과의 싸움을 벌이는 것은 어머님의 암투병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가 주도하는 연구팀은 최근 한 단백질이 새로운 혈관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의 연구는 획기적인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인체의 'TIMP-2'라는 단백질이 신혈관 생성에 따른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 'TIMP-2'는 체내 단백질 중의 하나인데 혈관 내피세포 증식 차단을 통해 신혈관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런 연구개발 결과물은 그가 제1저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저널 `셀(Cell)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암세포는 혈관을 새로 형성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주변 장기나 조직의 세포 기저막을 파괴해 들어가는데, 이때 세포기저막을 분해해 내피세포의 이동통로를 만드는 효소가 'MMP(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다. 세계적 제약회사들은 그동안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 부으며 'MMP효소'의 기능을 차단하는 형태의 항암제 개발에 주력해왔으며, MMP효소를 억제할 수 있는 단백질로 TIMP-2가 주목받아왔다. 서박사는 "TIMP-2 단백질은 MMP효소와는 무관하게 '인테그린α3β1' 이라는 수용체(유도물질에 의해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와의 결합을 통해 독자적으로 내피세포 성장신호 전달체계를 마비시킨다"고 밝혔다. 이는 MMP효소와 상관없이 TIMP-2 단백질이 독자적으로 혈관 생성을 억제함을 뜻한다. 다음은 서 박사와 주고받은 이메일 인터뷰 내용
  • 간단한 이력에 대해 말씀해 달라. “7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89년 성균관대 약학과에 입학했다. 93년 약학사와 약사 면허증을 받고 2000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대와 서울보건대 등 5군데 출강했다. 2000년 4월부터 NCI에서 포닥을 밟고 있다. 지난해에는 NIH에서 수여하는 우수연구자 상금을 받기도 했다.”
  • 가족사항은 어떤가. “부친께서는 인쇄 출판업에 종사하고 계신다. 어머님은 약간 특별하다. 지난 2000년부터 폐암과 대장암 진단을 받은 후 수차례 수술을 거쳐 지금은 완쾌됐다. 누나 3명은 출가했다. 모두 한국에 살고 계시다. 지난해 10월에 결혼했다. 9월말과 10월초에 3주간 휴가 귀국을 했었는데 그때했다. 아직 신혼이다. 아내는 같은 학교(성대), 같은 과 출신이다. 10여년 동안 사귄 사이다.”
  • 약국이라는 안정된 삶을 뒤로 했는데. “약국 근무를 하면서 연구에 미련을 버릴 수가 없어서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안정적인 삶을 뒤로 하는 것을 보고 부모님들이 반대를 많이 하시기도 했다. 93년 형님이 과로사로 숨지셨는데 이런 영향도 있었다. 밤새워 연구하는 것보다 편안한 삶은 원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이런 부모님께 호도는커녕 심려만 끼쳐 드리고 있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 과학자의 길을 가는데 어려운 점은.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이 있다. 외적인 것으로는 당연히 다른 과학도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부분이다. 동년배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직장을 가지고 열심히 생활하는데 일정한 수입없이 불투명한 미래에 매달린다는 부분이 가슴을 억누른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이 이공계 기피현상을 부추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적인 고민은 내가 과연 과학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사고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든다. 아마도 연구자들이 과학도로서 가장 어려운 경우를 말하라면 쉬지 않고 열심히 연구한 결과물이 인정 받지 못한 때일 것이라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지난번 셀지에 게재됐던 결과물은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보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 미국 국립암연구소(NCI,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대해 소개하면. “NSI는 미국립보건연구원(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암 전문 연구기관이다. 2004년 예산이 60억 달러에 이르는 암과 관련 세계적인 연구소다. NCI는 NIH 유관기관 뿐만 아니라 국내외 모든 대학과 병원,연구기관 및 기업 등과 상호협력과 예산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암의 발병과 원인규명,진단, 치료, 예방 등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기관이다.”
  • TIMP-2(Tissue Inhibitor of Metalloptroteinase-2) 단밸질이란. “세포기저막을 분해하는 MMP(Matrix Metalloptroteinase)라는 효소의 저해제로서 1989년 Dr.William G. Stetler-Stevenson이 세계 최초로 분리규명한 바 있다. 체내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혈관신생 과정에서 MMP는 세포 기저막을 분해하여 혈관신생의 한 과정인 내피세포의 이동을 위한 통로를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신생과정은 MMP의 활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MMP의 활성을 억제하는 생체내 단백질이 TIMPs 인데 이 TIMPs는 1,2,3,4 등 4개 그룹으로 분류된다.공통적으로는 MMP저해제로 역할을 하지만 분류에 따라 기능이 약간씩 다르다.
  • 연구개발의 의미를 소개해 달라. “암세포가 증식하려면 산호와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되어 내피세포의 증식과 이동에 의한 새로운 혈관 생성이 필수적인데 이 신생혈관 형성과정에서 MMP라는 효소가 많이 발현되고 활성화돼, 제약사들이 MMP 저해를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연구는 MMP 전해만으로는 암조직의 혈관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MMP 저해제로 인식되었던 TIMP-2의 새로운 신생혈관 생성 억제 기전을 규명한 것이다.”
  • 연구결과 발표 과정을 설명하면. 제가 속한 연구실은 Dr.William G. Stetler-Stevenson은 TIMP-2를 지난 89년 발견한 이후 MMP 저해제로서의 역할이외에 세포이동과 증식,억제를 포함하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 하지만 TIMP-2가 작용하는 수용체를 찾지 못해 연구가 표류했다. 그러다가 2000년 제가 합류하면서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초기 인테그린α3β1이 'TIMP-2 수용체라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러한 TIMP-2의 내피세포 억제효과는 인테그린α3β1과의 결합을 통한 내피세포 성장 신호전달 체계의 억제에 기인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그리고 새로운 동물 실험모델을 이용, TIMP-2의 내피세포 증식억제에 의한 신생 혈관 생성 저해를 입증할 수 있었다.
  • TIMP에 대해 덧붙여 설명하면. “TIMP-2는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별하지 못하여 야기되는 독성과 부작용이 심한 기존의 비 선택적인 항암제와는 달리 MMP가 활성화되어있는 암세포 뿐 만 아니라 암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빠르게 증식하는 내피세포를 억제하여 신생혈관 생성을 차단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TIMP-2는 내피세포의 증식이 거의 정지되어 있는 정상상태보다는 선택적으로 빠르게 증식하는 암 주위의 내피세포에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세포 독성이 매우 적다. 그리고 거의 모든 종류의 암에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에 의한 치료학적 응용가능성은 신생혈관 억제 작용을 나타내는 TIMP-2의 특이 부분을 합성 저분자 물질로 개발하여 단독 투여하거나 다른 기전의 항암제 또는 MMP 저해제와의 병용투여로 항암 효과를 극대화한다는데 있다.”
  • 돋보이는 성과를 냈는데 귀국은 언제쯤 하나. “귀국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연구 상황을 볼 때 당분간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저 같은 입장의 과학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과학자들의 위상이 올라가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연구지원을 해주는 시대가 되길 기원해 본다.” [대전일보 구남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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