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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파수꾼을 향하는 젊은 엔지니어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태어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서울을 떠난 적 없는 서울 촌놈입니다. 대학 입학 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한답시고 학년 평점을 0으로 마감하고, 그것도 모자라 학업 보다는‘유흥’에 탕진한 시간이 많았던 정말 철 없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덧없이 흘려만 보내는 것이 시간이 아니라는 깨달음과 함께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4학년이 되면서 제 인생은 ‘대전’이라는 새 거점을 만나게 됩니다. 한양대 화학공학과에 기리 남을 낮은 평점에도 불구하고 KAIST에 석사 진학을 했을 때 저희 어머니는 부엌에서 우셨답니다. 이미 타지에 자리를 잡은 저희 형의 뒤를 이어 저 마저 다른 곳으로 간다니(사실 합격 통지를 받을 때까지 말씀을 드리지 않았거든요) 나름 섭섭하셨을 테지요. 처음 생활하는 타지에서의 기숙사 생활이 낯설고 힘든 점도 있었지만 독립했다는 자신감,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 장래에 대한 희망 등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저에게 열정을 심어주기 충분했습니다. KAIST유동화 및 에너지 실험실에서의 생활을 대부분 실험실에서 보냈습니다. 나의 실험, 소중한 사람들과 공유했던 즐거운 시간들, 그리고 지금의 내 아내와 사랑하며 보낸 매 순간들이 모두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때가 떠오릅니다. 서울 촌놈이었던 저의 터전은 현재 대전입니다. 그리고 제 인생이 제 설계도를 따라 한층 한층 튼튼하게 지어진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KAIST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화학공학에서도 가장 오래된 분야인 반응 공정 연구를 석사 때부터 지속해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 들여온 반응 공정에 대한 trouble&shooting 연구를 오랜 시간 동안 진행했기 때문에 다른 분들 보다는 좀 더 플랜트에 익숙한 편입니다. 석사 과정에서는 삼성종합화학에 있는 기-고 유동층 중합반응기(일반적으로 BP 공정으로 알려졌으며 PE, LLDPE 등을 생산)에 대한 수력학적 특성 분석, 기초 연구 등을 수행하였으며 박사과정에서는 세계에서 첫 번째의 무연탄용 순환유동층 발전소(200MWe 규모로 연구가 시작된 1998년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순환유동층 발전소)에 대한 연구를 전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했습니다. 실험실에서 실험용 장치에서 연구를 진행했던 동기들과는 달리 저는 실제 상용 장치의 운전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분석하는 연구를 주로 진행했습니다. 상용 장치를 소규모로 묘사하는 실험용 장치 제작은 설계부터 직접 수행하여 실험실에서도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이와 같은 대형 반응 공정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에너지 전환 연구부에 선임연구원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가 수행하고 있는 연구 테마는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고체 자원들(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석탄이며 최근 신 재생에너지로 분류가 되는 바이오매스, 폐기물을 포함하여 정유 공장에서 배출되는 중질잔사유, 아스팔트 등)을 가스자원으로 전환하는 일련의 공정과 이를 이용한 응용 기술 개발입니다. 특히 가스자원에서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수소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은 실험실에서 후배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해준다고 알려주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단순히 영문으로 된 보고서를 요약 분석하면 20만원 이상의 돈을 받는다는 후배의 말에 쉽게 용돈이나 벌어볼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KOSEN에게 너무나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고 있어 오히려 ‘용돈’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제가 연구 테마를 정하거나 자료 작성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자료를 찾게 되는 곳이 KOSEN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 필요한 많은 보고서를 요약 정리해서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KOSEN 전문가로도 활동을 하고 있으나 다른 분들보다는 참여가 활발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KOSEN은 국내외에 있는 회원들과의 간접적인 교류의 장을 만드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좀더 활성화하기 위하여 많은 카페들과 직접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KOSEN의 장점은 각자의 지식 또는 경험이 녹아있는 각종 보고서, 기술 정보 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새롭게 시도하려는 분야에 대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요약해서 볼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자료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는 점을 회원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저를 비롯하여 참여하는 사람들이 좀 더 양질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자료 작성에 좀 더 시간을 투자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바이오, 나노, 수소, 연료전지 등의 인기 분야의 자료들은 상대적으로 많으나 공정 개발 등의 자료들은 많이 찾을 수가 없다는 점도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로서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제가 이공계를 진학할 때에는 공대만 졸업하면 평생 편하게 지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위 과정, 지금의 연구원 생활을 돌아보면 항상 노력해야 하는 길로 들어섰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연구하는 일의 어려움보다는 인간관계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우수해도 경제성이 없거나 너무나 많은 위험도가 따르면 실제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해야 할 연구를 정하고 이를 정리하여 논문, 특허 등을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실제 상용 설비의 일을 수행해 보니 학교에서의 연구 결과가 실제로 상용 설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될 산이 많았습니다. 이를 경험하다 보니 연구의 내용을 정하고 어떻게 진행할 것 인가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연구의 경제성, 실현 가능성, 위험도 등도 고려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 내가 하려는 일을 설득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저와 같이 이공계를 꿈꾸시는 분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인간관계가 모든 일의 시작이며 자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잘 표현하는 기술을 꼭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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