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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지녔을 때의 그 설렘을 기억하고 있다면, 넌 행복한 것이다.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십니까? 항상 웹진에서 KOSEN 회원님들의 다양한 활동과 열정, 그리고 이뤄가시는 성과들에 대해 참 대단하다 느끼며 내가 배울게 많다는 것에 자극을 받았는데, 그런 저에게 기재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주셔서 약간 뜻밖이기도 하였고 놀랐습니다만 감사한 마음으로 제 소개를 할까 합니다. KOSEN에서 ARCH97로 활동하고 있는 박혜나(朴慧娜)입니다. 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아버님이 거금을 주시고 작명소에서 지으셨다더군요. 과연 이름값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노력하며 산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지금 KOSEN에서 알고 지내시는 분들이 절 어떻게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어려서는 지금보다 더 여성스러웠던 면과 남자아이 같은 면이 극과 극으로 제 안에서 대치상황을 이루고 있었던 터라 그 예를 들자면, 바비인형과 딱지치기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2살 아래인 남동생과 아웅다웅 레슬링을 즐겨하던 꼬마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팝송과 가요에 홀딱 빠진 이후로 음악을 너무 사랑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아마 그 때가 제 인생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된 것이 아닌가 싶고, 그 출발점에서 한걸음.. 두걸음.. 작은 걸음을 시작으로 음악을 직접 못하더라도 그 음악이 울려퍼질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17살 무렵이었습니다. 그 당시 다른 학생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학생으로 건축음향이라는 분야도 몰랐고, 그저 막연히 건축공학과에 가면 배울 수 있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이었지요. 저의 대학 4년은 나름대로 많이 바빴습니다. 학업과 병행하면서 음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교내 방송국에서 기자로도 활동하다보니 무관심했던 사회문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많은 매체와 이념적 관계들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릴 적 꿈을 언젠가 이루겠단 포부도 함께 키워나갔지요. 그 포부로 단단해 지기도 하고 망설이기도 하면서 지금껏 온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대학교 원서접수당일에는 원서접수창구에서 조차 간호학과에 지원하라는 부모님과 싸움 끝에, 여차했으면 지금 KOSEN 회원님들을 병원에서 백의의 천사(?)로 맞이할 뻔 했으나, 결국 건축공학과로 진학했고 이렇게 코센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모두 지금의 제가 되기까지 우연히 놓아진 듯한 디딤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직 인생에 대해 논하기엔 어린(?) 나이지만…^^; 지금껏 살아온 날들을 보니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곳곳에 있었다는 걸 어느 순간에 알아버렸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워낙 공부를 게을리하고 배울 것이 많은 부끄러운 사람이라 연구실적이라던가 업적이라 칭하기엔 미흡하고 많은 연구를 하고 계시는 과학자분들께 민망하여 개인적인 공부라 하고 싶습니다. 그간 제가 공부했던 분야는 현재 건축환경에서 소음분야중 가장 법적으로 문제가 많이 되고 있는 ‘바닥충격음(층간소음)을 저감방안에 대한 연구’와 ‘mock up을 이용한 식물을 이용한 소음저감특성 실험’, ‘테프론 야외공연장에서의 건축음향특성연구’ 등이 있습니다. 현재는 친환경인증업무를 실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향후 업무분야와 관계없이 계속 제 전공분야에 대한 연구를 나름대로 진행시키고자 합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에 처음 드나든 것은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인턴으로 있었던 모 신문사에서 자료수집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알게 됐습니다. 그 당시에는 해외 과학소식 등을 수집하는 일을 맡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저 정보만 찾던 중 싸이트가 개편ㆍ통합되면서 코센의 까페 활동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광장>에 빼꼼히 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차츰 광장에 익숙해질 무렵, 에뚜왈님으로부터 광장마담이라는 감투를 이어받고, 일년여 동안 많은 회원분들께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간간히 회원분들과 교류하면서 여전히 광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현재 많은 회원분들이 까페에서 해당 전공분야와 기술들에 대한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업무에서 역시 도움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저역시 개인적인 연구뿐만이 아니라 업무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은 이러한 관계들이 코센 회원들만의 교류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넓혀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학제간의 교류도 좋지만, 이와 더불어 보다 어린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교류에 대한 알림과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이미 각 분야에서 선행하고 있는 선배들의 조언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진로를 일찍 결정하고 용감하게 해나가는 친구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어떠한 마음으로 해야할지 막막해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저는 KOSEN이 어린 친구들에게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이미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알림판을 붙여주고 이끌어주는 무언가가 되어준다면 보다 많은 꿈들을 이루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저 역시 공학도로 이공계를 전공하면서 기초과학이나 기타 공학을 전공한 후에 경제적인 이유나 전공과의 적성이 맞지 않아 결국 중도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뵈었습니다. 그 분들중 다른 분야에 비해, 내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경제적 충족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현재로서는 근시적인 대답을 해주기 어렵습니다. 기초과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가 적어지는 이유와, 전공과 상관없이 다른 일을 통해 경제적 활동을 하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만.. 저 스스로와 과학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내 노력의 끝이 어떤 형태일지 모르지만 노력하다 보면 길이 있다는 것, 그리고 설사 길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지니던 꿈이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가보자는 것입니다. 요즘 저는 제가 처음 꿈을 꾸기 시작했던 어릴 때를 떠올리고, 그 때 즐겨듣던 음악들을 다시 꺼내놓고 있습니다. 제가 앞일을 고민하다 놓치는 중요한 뭔가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해서 입니다. 아마도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제 전공과 관련해서 그리고 또 일을 하면서 점점 무언가가 허전해질 때, 제 인생에서 중요한 물음표와 느낌표를 주셨던 어떤 분께서 그런 말씀을 들려주시더군요. 지금까지 두서없는 제 얘기를 늘어놓았는데 그분께서 저에게 들려주셨던 말씀을 여러분께 들려드리면서 끝맺음을 할까 합니다. “꿈을 지녔을 때의 그 설레임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 그런 설레임을 지니고 있고, 기억하고 있다면, 넌 행복한 것이다.. 앞으로 더 할 수 있는 힘이 남았다는 것이다.. 설사 바닥까지 내려가서 아무것도 없다면, 바닥이 어떤 모습을 비추는지 바로 보고, 너를 비춰보고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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