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욕(大慾)은 무욕(無慾), 채우면서 비우고, 또 자유로와지며…
2007-02-06
박종애 : jongae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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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 안녕하세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보건의료정책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박종애라고 합니다. 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저 스스로도 정리해 볼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 KOSEN에서 이런 기회를 주시니 감사한 마음으로 정리해 봅니다.
학창시절 얘기를 어디서부터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대학시절 이후 부터 하는게 좋겠습니다. 저는 과기대-지금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부과정이지요-에 입학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원 기숙사 생활에 24시간 개방된 도서관, 동아리방, 기숙사… 어디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24시간의 자유가 저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잠자는 시간조차 아까울 정도로 많은 일들을 벌였지요. ‘아스트리아스’라는 클래식기타 동아리, ‘스트로크’라는 테니스 동아리, 여학생회, 향우회 등등 제가 속한 모임만 해도 제 24시간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던 시절입니다. 모범생으로 소문났던 제가 한마디로 방탕한 생활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때만큼 시간을 잊고 살았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학점은 꼬박꼬박 나와주었던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술친구도 많았고, 동아리방 바닥에 신문지 깔고 새우깡에 소주를 마시던 기억도 납니다. 인생을 논하면서 말이지요. 대학 3학년 시절에는 총여학생회장을, 4학년에는 여학생 생활관 대표를 하는 등 이리저리 관심을 많이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 후로도 대기업의 인재 연수프로그램에 운좋게 추천되어 해외연수 기회도 많았어요. 특히 일본연수에서는 다양한 대학의 친구들을 사귀고 경험을 나눌 수 있었답니다.
저는 이공계 출신으로서 경영공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인사조직 분야에 관심이 많아 논문도 “멘토링이 신입원의 조직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썼습니다. 김영배 교수님 지도하에 선후배들과 연구실 생활을 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먹고 정말 모든걸 열심히 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방학이면 수영, 볼링, 테니스 세가지 운동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이 모든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 때 가르쳤던 학생들이 지금은 사회인이 되어 있고,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고 있어요.
늘어놓다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학창시절에 있었네요. 그 때의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자유롭게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채우는 만큼 자유롭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욕(大慾)은 무욕(無慾)이라고 합니다. 그 채움이 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해 채우려는 욕심, 즉 대욕이 되도록 늘 반성하며 살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 보건의료정책 연구와 병원경영진단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의료정책 분야에서는 주로 진료비 수준과 관련된 의료수가개발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에서의 건강보험지불제도와 수가체계를 개선해 나가는 분야입니다. 또한 전문병원제도, 개방병원제도, 응급의료체계 개선 등 의료기관과 관련된 제도 개선 연구와 병원경영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병원경영진단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랍니다. 제가 전공한 인사조직을 여기서 확실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병원의 인사조직체계를 진단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는 일은 정말 보람된 일입니다. 또한 병원의 중장기발전전략 수립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만의 노하우를 발휘하여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너무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은 의료산업선진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의료산업의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의 선두에 보건산업진흥원이 서 있어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계획 또한 국민들의 보건복지 향상과 건강증진, 나아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 같아 새로운 전공분야의 공부를 도전해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2006년 1월 KAIST 총동문회 신년하례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여성동문회 회장님께서 KOSEN에 ‘KAIST 여성들의 모임’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당장 회원가입하였고, KOSEN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가입한 커뮤니티만 보이더니, 점차 익숙해지니 KOSEN의 다양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사실, 어마어마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전문적인 정보교환 뿐 아니라 분석의뢰, 진행까지 일어나는 것을 보고 감탄했지요. 이공계 전문가라면 누구나 알아두어야 할 사이트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정보도 많이 올려놓게 되고, 저 또한 많은 정보를 이용하고 있는 Kosenia가 된 것 같습니다. 요즘은 매일 KOSEN을 들어와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곤 한답니다. 적어도 제 연구분야와 관련한 정보는 활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구요. 이러한 저의 활동을 계기로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사업지원본부에서도 NIH 관련 연구자들의 모임을 KOSEN에 만들어보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곧 KOSEN 까페에서 만나실 수 있을지도…
- 그러고보니 KOSEN 사이트는 자주 접했지만, KOSEN 회원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는 별로 없었네요. 제 분야가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이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그런 고민을 해 봅니다. 제가 올리는 정보가 불필요한 용량만 차지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검색건수를 보면서 이용하시는 회원들이 있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곤 합니다. KOSEN에 바라는 점이라면 얼마전 있었던 홍보이벤트처럼 KOSEN을 보다 많은 이공계 과학도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국내외 이공계 과학자 100%를 회원으로 가입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더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또한 정보왕, 우수커뮤니티 등 인센티브제도를 더 강화하여 회원들의 활동이 보다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회원들이 살아움직여야 KOSEN이 살아움직이니까요. 아직 제가 활동한지 1년 밖에 안되는 입장이라 더 말씀드리기가 쑥스럽습니다.
KOSEN이 과학기술자들의 정보공유의 장, 공동연구의 장, 상생의 장이 되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원하며,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지켜보겠습니다.
- 학문의 영역이 세분화되는 단계에서 이제는 통합되는 단계로 변화되었습니다. 하나의 학문영역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공계 과학자로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수많은 분야의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협력해서 연구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의 연구자에 비해 지금의 시대, 앞으로 올 시대의 연구자에게는 더 많은 조건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바로 자기와 다른 분야의 연구자를 포용할 수 있는 힘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입니다. 2006년에도 학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사례를 여러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의 변화 흐름 속에서 각자의 연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고 연구를 수행한다면 훨씬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한 분야의 외골수가 되기 보다는 인류의 리더로서 우뚝 서는 연구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정해년 한해 건강하시고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