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생물정보학’ 연구의 첨단에 있는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박정수 교수

21 세기는 실로 ‘바이오텍의 세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복잡성과 거대 부가가치 및 파급 효과로 표현되는 바이오 분야에서, ‘생물정보학 (Bioinformatics)’과 ‘바이오 나노기술 (Bionanotechnology)’, ‘바이오 컴퓨팅 (Biocomputing)’은 이 ‘바이오텍의 세기’를 이끌어 나가는 거대한 3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상호보완하며 숨가쁘게 진화해 나가고 있는 이들 분야 중 ‘생물정보학’연구의 첨단에서 분석적 바이오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이 분야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Harvard Medical School (HMS)’의 자랑스런 한국인 과학자, 박정수 교수이다. 굵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Harvard Medical School 안은 연구원들의 소리 없는 분주함으로 숨가빴다. 덩달아 긴장된 마음으로 방으로 들어서자 박정수 교수가 환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박정수 교수는 Harvard (학부 A.B., 석사 S.M.)와 Caltech (박사 Ph.D)에서 응용수학 (Applied mathematics)을 전공하고,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HSPH) 에서 생물통계학(Biostatistics) 석사과정(S.M.)을 이수했다. 이 같은 그의 이력만 봐도 그가 응용수학과 바이오를 결합한 ‘생물정보학’ 분야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후 박정수 교수는 HSPH에서 1년 간 박사 후 연구원, 2001년부터 2005년까지 HMS에서 Instructor, 2006년부터 현재까지 조교수로 연구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또 유전학(Genetics)과 유전체학(Genomics)을 위한 Harvard-Partners Center에서 생물정보학의 Associate Director, HMS Biological and Biomedical Sciences Program의 Faculty Member, MIT의 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Division에서 Affiliate Faculty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기자 : “구체적으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박교수 : “생물정보학은 ‘생물학(Biology)’과 ‘정보학(Informatics)’을 결합해 만든 단어입니다. 생물체들이 가진 데이터들에 전산학적 기법을 적용하여 대량의 새로운 정보를 얻어내고, 많은 생체 분자들 사이의 연관된 정보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학문이죠. 현재 생물학 데이터는 엄청나게 방대한 자료가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법칙을 찾아내고 유용한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고차원적인 데이터의 형태를 보이는 생물학적 정보의 특성상 정확한 분석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허용 범위 오차 내에서 보다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컴퓨터를 이용한 방법들이 생물학적 정보 분석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 “생물정보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요?” 박교수 : “생물정보학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연구자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기존의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거나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쉽게 추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ENTREZ 교차 데이터 검색이나 SRS (Sequence retrieval system)이 이에 해당됩니다. 둘째는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방법과 수단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FASTA나 PSP-BLAST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동성을 검색하는 것이 그 예죠. 셋째는 이 같은 데이터 분석 방법들을 이용해 생물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전체학(Genomics)이나 단백질학 (Proteomics)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말하자면, 고전적인 생물학에서는 개별 시스템이나 아주 소수의 관련된 것들을 비교 연구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면, 생물정보학에서는 생물체의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분석하여 모든 생물 시스템이나 특정 생물 시스템이 가진 ‘원리’를 밝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신데요, 응용수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치시고 바이오 분야에 발을 내디디셨죠.” 박교수 : “생물정보학은 ‘생물학’과 ‘정보학’이 결합된 학문입니다. 즉, 생물학을 분자 수준에서 보고, 이들 생물체의 분자들이 가진 데이터에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 방법들을 적용하여 대량의 새로운 정보를 얻어냄으로써 많은 생체 분자들 사이의 연관된 정보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생물학과 관련된 정보를 향상시키기 위한 모든 전산, 수학, 통계적인 방법 및 접근 방식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응용수학, 특히 ‘통계학’은 기존의 데이터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거나 그것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연구자들의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박사후 연구원 (5명)과 전문 프로그램어 (2명), 그리고 학생(3명)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 교수가 현재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Genome-wide data를 이용해 줄기세포 분화와 같은 Epigenetics의 중요 문제들을 이해하는 것과, 또 많은 다른 형태의 생물학적 데이터들을 결합하기 위한 통계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박교수는 이 분야의 연구에서 필수적인 다양한 공동연구를 위해, HMS에 있는 뛰어난 생물학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기관의 연구자들과도 활발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NIH)의 지원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대형 컨소시움 과제들인 ENCODE (Encylopedia of DNA elements)와 Cancer Genome Atlas 등이 현재 수행되고 있는 연구들이다. 기자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박교수 : “요즈음 한창 각광 받고 있는 차세대 sequencing 기술을 통해 많은 생물학적 문제들이 커다란 진보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DNA sequence 분석과 다른 Genome-wide data를 통한 유전자(Gene) 서열 역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서열이 유전자 활동도(Gene activity)에 미치는 영향과 줄기세포에 대한 보다 명확한 분석을 행하고 싶습니다.” 기자 : “우리나라의 생물정보학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박교수 : “현재 한국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이 취약한 실정입니다.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근원적 인식과 독특한 접근이 부족하고, 특히 급속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도전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의식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향후 DNA Sequence 같은 유전자 정보의 가격 하락에 힘입어 실험 환경이 개선되고, 풍부한 진료기록, 그리고 발달된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이 잘 접목된다면, 이 분야를 선도하는 경쟁력 있는 연구분야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 “하버드 교수라는 직업의 장단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교수 : “이 분야는 무엇보다 통합적인 공동 연구가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하버드라는 곳은 공동연구를 위한 최적의 연구환경과 우수한 학생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결코 안일함이 용납되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죠.” 기자 : “이 분야에 몸담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시죠.” 박교수 : “생물정보학은 기술 및 연구 환경의 변화가 극심하기 때문에 통합적 공동 연구환경이 매우 중요한 학문입니다. 따라서 학제간 많은 의견 교류를 요하며, 기본적으로 열정을 다해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능력과 논문 기술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하버드를 단지 거쳐가는 과정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도전과 투자로 인식하고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면, 그리고 이 분야 연구의 첨단에 있는 미국에서 그 역량을 과시할 수 있을 만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제가 적극적으로 그 과정을 도울 생각입니다. 현재 한국과 공동연구를 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과도 여러 방면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다가오는 미래는 의료분야를 위시한 바이오 산업과 함께 인간을 위한 종합적인 ‘헬스케어 시스템 (Healthcare System)’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모든 산업의 주제는 인간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어느 영역에서나 이에 대비하는 민첩함이 요구된다. 이러한 연구의 심장과도 같은 하버드에서 젊음과 열정을 발산하며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자 하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의 당찬 도전이 과감히 요구되는 때라 하겠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와서 한국말보다는 영어가 편하다고 말하는 박교수지만, 또렷한 한국 발음으로 인터뷰 내내 한국과 한국 젊은 과학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듯 세계 곳곳에서 열정을 가지고 연구하는 많은 한국인 과학자들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그가 고군분투하여 쏟아낼 예상할 수 없는 결과들에 대해서 설렌 기대를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구 인생과 인생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그가 인용해 준 경구 한 구절을 소개해 본다.

지식을 얻기 위해 지식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궁금증’이 있다. 자기 자신만을 알게 하기 위해 지식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허영심’이 있다. 지식을 팔기 위해서 지식을 구하는 사람들은 ‘불명예’스럽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지식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사랑’이 있다. There are many who seek knowledge for the sake of knowledge: that is curiosity. There are others who desire to know in order that they may themselves be known: that is vanity. Others seek knowledge in order to sell it: that is dishonorable. But there are those who seek knowledge in order to edify others: that is love.

~St. Bernard of Clairvaux

박정수(Peter J. Park) 교수 연락처 ------------------------------------------------------------------------------------------------------- Children's Hospital/Harvard Medical School 77 Avenue Louis Pasteur 255D, Boston, MA 02115 email: peter_park@harvard.edu Webpage: http://compbio.med.harvard.edu ------------------------------------------------------------------------------------------------------- 글,사진_박은수 KOSEN 전문가
  • 좋아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