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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동의과학대학 임상병리과에 강효찬 입니다. 얼마 전 병원에서 학교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병원과 학교라는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게 제 적성에 맞는지 판단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0대 청년들과 부딪기며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곁에서 말없이 힘이 되어 준 아내와 철부지 아들 두 녀석의 응원이 없었다면 더 힘들었겠죠.
지금에 생각해 보면 석사과정까지는 크게 힘든 점은 없었다고 봅니다. 고생의 시작은 역시 박사과정부터 였습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저의 신혼생활도 시작되었으니까요……. 말이 신혼이지, 저의 신혼집은 실험실이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다 그러셨겠지만요. 그래서인지 아직도 어린이 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있지만, 저희는 신혼 같답니다.
학창시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과학에 대한 철학을 강조하신 지도교수님(인제대학교 박화진 교수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그마한 데이터에서도 각각의 의미를 부여해 주셨고 실험에 대한 자신감을 전해 주셨습니다. 물론 많이 혼 났지만요……. 이처럼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모든 현상이 그러하듯 주위 분들의 격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겠죠. 물론 그 중심에는 항상 코센이 있었구요…….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은 학교에 있어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합니다만, 병원에 있을 때에는 분자면역실에서 환자의 객담(sputum)에서 결핵의 원인균인 Microbacterium tuberculosis를 net-PCR 기술을 이용하여 검출, HCV virus를 RT-PCR 기술을 이용해 정성 및 정량 검사, 무엇보다 장기 이식에 필요한 HLA-typing 검사 등을 했습니다. 실험실에서 연구와 실험을 할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병원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아픈 환자의 검체를 가지고 검사를 하는 것이 더욱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소한 실수는 곧 환자의 진단과 치료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박사과정에서 주로 연구했던 것은 동맥경화 유발인자인 microsomal triglyceride transfer protein(MTP)의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동맥경화는 혈소판 응집, 혈액응고, 고지혈증, LDL(low density lipoprotein)-oxidation 등과 같은 네 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소판 응집과 혈액응고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으나, 박사과정의 주제로는 고지혈증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습니다. MTP는 간과 소장의 세포 속 ER에서 생성되는 heterodimer로 97kDa의 large subunit이 지질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단백질입니다. 즉 MTP가 TG(triglyceride)를 수송하면서 apoB와 회합 VLDL(very low density lipoprotein)을 간과 소장에서 생성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VLDL은 혈류로 방출되고, LPL(lipoprotein lipase)에 의해 VLDL은 동맥경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나쁜 콜레스테롤’ 즉 LDL로 됩니다. 연구과정에서는 간에서의 MTP activity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VLDL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MTP라는 protein이 꼭 필요하고, MTP는 Ca2+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후속으로 현재 MTP가 인산화되는데 영향을 주는 인자를 찾는 실험이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혈소판에 대한 실험을 하고 싶습니다. 혈소판은 다른 혈구 성분에 비해 보존기간이 일주일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또한 냉장상태에서는 혈소판이 서로 응집하는 특성이 있어 실온에서 보관을 하게 되는데 혈소판을 냉장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혈소판 활성을 연장시킬 수 있는 보존제를 개발한다면 혈소판 수혈을 필요로 하는 임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런 연구는 외국에서 수행되고 있으며 냉장보관에 성공했다는 논문도 많이 발표는 되고 있으나 실용화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저의 꿈들을 'KOSEN' 이라는 공동체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코센과의 인연은 200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는 제가 박사과정을 시작한 해로 MTP에 대한 실험과 자료를 찾고 있었는데, primary culture와 liver perfusion method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검색으로 KOSEN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제게는 하나의 ‘사건’이었죠. KOSEN을 통해서 부족한 저의 지적욕망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People with Life Science(PLS) 카페 활동을 통해 제가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많은 advice를 받았습니다. 특히 primary culture시 cell이 plate에 attachment가 잘 되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었는데 대전에 계신 박사님으로부터 실험방법에 있어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또한 primary culture와 cell line에서 비교 실험에 필요한 세포주가 없어 힘들어하고 있을 때, KOSEN의 선생님으로부터 다행히 세포주를 분양 받아 무사히 실험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아마 KOSEN이 없었더라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KOSEN의 분석자료는 아주 유용하게 이용하였습니다. 분야별 전문가들에 의해 분석된 자료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알기 쉽게 분석되어 있어 좋은 정보가 되었습니다. 또한 ‘What is?'는 실험 정보 뿐 아니라, 의문 나는 사항들을 바로바로 해결하게 도와주는 정보 광장이라고 생각합니다. 'What is?'를 통해서 저도 실험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사소한 질문이라도 성의껏 답변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로 PLS 카페를 이용하는데, 학교나 온라인으로 지원되지 않는 논문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일본에서 논문과 조언을 지원해주시는 회원님도 있고,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서로 도와주고 격려가 되어 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한민족 과학 공동체’라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소모임이 많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서로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코센에서 선정한 전문가들을 모시고 서로의 연구분야와 관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여러 학회가 있어 그런 학회를 참석하면 선진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겠지만, 코센에서 선정 되어진 전문가들을 모시고, 기술동향이나 정보분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특히 제가 운영하는 ‘People with Life Science-Season 2’는 예전의 ‘People with Life Science’의 season 2 입니다만, 아직 홍보 부족인지 많은 분들의 참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 하셔서 좋은 의견과 정보를 교류했으면 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저도 이공계에 몸을 담근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격려와 비전을 제시해야 할 지 갑자기 고민이 됩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는 삶과 꿈이 없는 삶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항상 뭔가를 배우고 갖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부할 때 ‘나는 계속 배우고 갖추어야 한다.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기에…’라고 한 링컨의 말을 항상 마음속에 묻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꿈을 가지고 계획을 잘 세우는 습관을 들인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메모를 위해서 메모장을 따로 구입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분은 담뱃갑을 뜯어 은박지를 이용해서 메모를 하시는 분도 계시다고 하니 실로 ‘메모광(狂)’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면지를 사용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요즘과 같은 정보화시대에 메모는 정말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실하고 구체적인 “꿈과 비전” 그리고 “메모습관”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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