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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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항상 나를 새롭게 한다. 추억 속에 존재하는 그 누군가를 만날 때면 가슴이 콩닥 콩닥 띠곤 한다. 시골에서 1980년 초에 초등학교를 다녔다. 한번 보지도 못한 기타가 몇 줄이냐를 묻는 음악시험이 나왔다. 시험이 끝나고 답을 맞춰보던 중, 한 친구 녀석이 기타는 다섯줄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여섯 줄이라고 배운 것 같은데, 그 친구 녀석이 자기 집에 기타가 있는데 5줄이라는 말에 나는 틀린 줄 알았다. 이 기억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항상 새롭다. 지금 이 친구는 어떻게 지내고 있으며, 이 사건을 기억하곤 있는지. 친구가 그리워지는 계절인지 아니면 내가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대학 시절에는 산을 다녔다. 처음부터 산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산에 다니면 밥과 술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꾐에 넘어가 다니게 되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이면 배낭을 메고 산으로 출발하였다. 계룡산과 대둔산으로 1박 2일 또는 2박 3일씩 산에서 보내면서 점차 산의 매력에 아니 어쩌면 사람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어 갔나 보다. 너무나 순수 했던 시절... 대학 4년을 산에서 보내니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는 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버스터미널에서 기차역에서 배낭을 메고 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 역시 가슴이 벅차다.
동아리방 한구석에 전해져 내려오던 사진첩에는 육칠십 년대에 산을 다니셨던 선배님의 모습이 보인다. 다른 시대에 산을 다녔지만 우리는 어쩌면 같은 산길을 계곡을 능선을 지나쳤을 것이다.
그 시절에 한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나를 산으로 이끌어 준, 솔직히 표현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촌놈인 나를 술과 밥을 사주면서 함께 산에 가자며 나에게 접근하였다. 그 술을 안 먹었어야 했는데........ 공짜는 없나 보다. 그렇게 알게 되었던 산은, 산악회는, 특히 산 사람은 내 삶이 되었다. 참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계룡산 황적봉에서, 대둔산 신선암에서, 북한산 인수봉에서, 오대산에서 설악산까지의 능선을, 그 규모로써 우리를 압도하는 지리산 능선을 누비면서.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들은 아무래도 그 때의 삶이 정말 순수하였기 때문이리라. 때 묻지 않은 지리산 칠선계곡의 시원한 계곡물처럼.....
돌아가신 아버지랑 산에 다니던 생각납니다.세월이 넘 빨라 영 거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