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운남)의 뛰는 심장 쿤밍에 가다
2010-10-07
길우성(comter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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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윈난성은 중국에서 소수민족이 가장 많이 분포된 곳으로, 중국 전체 소수민족의 절반가까이가 이 윈난성에 모여 살고 있다.인천에서 비행기로 4시간여의 거리에 위치한 중국의 쿤밍은 오늘날 윈난성의 중심도시로 다양한 부족의 문화를 간직한 채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 문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이다. 2008년 4월 봄, 아내와 함께 방문한 쿤밍은 형형색색의 꽃들과, 짙푸른 녹음, 총 천연색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들로 넘쳐나는 그야말로 ‘봄의 도시’란 말이 실감나는 곳이었다.
봄바람에 흐드러지듯 하늘거리는… 풍성히 피워진 꽃들과, 넓은 정원을 수놓은 아기자기할 들꽃들로 채워진 윈난 대학교, 대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주야로 갖가지 공연을 감상하고 자연스레 어울려 춤사위를 뽐내 볼 수 있는 추이후 공원, 시인들이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겼다던 대관루, 그리고 그 크기가 너무 넓어 그 지역사람들은 바다라 부르는 쿤밍호, 윈난 지역 소수부족들의 생활상과 역사를 체험 해 보는 윈난 민속촌 등 도심 곳곳에서 쿤밍의 숨은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윈난 대학교는 윈난 지역의 유일한 종합대학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건물과 캠퍼스에 가득한 꽃들, 작은 정자와 여러 모양의 의자들은 사진 촬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주 간단한 설정으로도 기억에 남을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었다.
윈난 대학교 옆에 위치한 추이후 공원은 매년 겨울에 철새가 찾아오는 공원으로 유명하다. 아쉽게 내가 찾았던 시기는 봄이어서 철새들이 떼지어 나는 장관은 볼 수 없었으나 그 대신 추이후 공원이 가진 봄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늘 공연이 열린다. 공원 어느 곳을 가든 춤추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군중 사이에 묻혀 춤을 춰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
쿤밍시 서쪽으로 쿤밍호를 사이에 두고 서산과 마주하고 있는 대관루 공원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시인과 문장가들이 이곳에서 글을 쓰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도 봄이면 형형색색의 꽃들과 짙푸른 녹음을 만끽하고자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회색 빛의 분재원, 붉은 빛의 꽃 길, 초록 빛의 잔디와 나무길, 그리고 알록달록 작은 놀이공원까지.. 대관루는 그 넓이만큼이나 다양한 빛깔을 갖고 있으며 양쪽으로 바다처럼 넓은 쿤밍호와 서산을 끼고 있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비록 물은 많이 오염되어 생물들이 살기 힘든 곳이지만 쿤밍호는 옛적부터 이 지역 사람들의 젖줄이었다고 한다. 대관루 나루에서 값을 지불하면 뱃사공이 노를 저어 쿤밍호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주는데, 부탁하면 직접 노를 저어 볼 수도 있다. 구명 조끼 외에 별도의 안전장치는 마련되어있지 않다.
쿤밍 여행 중 빼먹지 말아야 할 곳 중의 하나인 윈난 민속 박물관은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같은 곳으로, 윈난성에 사는 26개 소수민족들의 면면을 민족에 따라 구역별로 재연 해 놓은 곳이다. 무척 거대한 규모로 빨리 둘러보는데도 반나절이 걸린다.
민속촌 곳곳은 각 민족 고유의 건축 양식과 생활 풍습, 공연 등을 구경 할 수 있고, 직접 만들어 파는 민족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수와 비슷한 바이족의 면 요리는 윈난 음식 적응에 애를 먹던 나의 입맛에도 잘 맞는 요리였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공연장에서는 성대한 공연이 펼쳐진다. 정해진 시간 동안 각 민족의 신화, 역사, 생활풍습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잘 구성된 내용전개와 빼어난 연기력이 돋보인다.
자연을 벗삼아 여유롭고 소박하게 사는 십 수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과 급변하는 경제화 물결로 날로 고층빌딩이 들어서는 현대화의 물결을 동시에 느낄수 있는 곳 쿤밍.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부족들의 생활과 정취를 만끽하고, 또한 현대 중국 발전의 역동성을 느끼고 싶다면 윈난의 뛰는 심장, 쿤밍을 다녀와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잘 보구 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