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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사(Formosa; 아름다운 섬) 대만…

2010년 새해를 뜻 깊게 맞이하기 위해, 신년 불꽃 행사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만으로 여행을 떠났다. 마침, 여자친구가 타이중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어서 고생하지 않고 2박 3일 압축식 대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타이페이 공항과 같은 건물에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어서 여행 가방을 든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숙소로 잡은 센트럴 스테이션 근처의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표를 끊고 3-40분 이동하였다. 밤거리의 타이베이는 적막하다 못해 스산하게 느껴졌다.
따로 기록을 해두지 않아서 일자나 시간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가 본 명소들 위주로 몇 장의 사진들을 스크랩 하고자 한다. 내가 소개하는 장소들뿐만 아니라, 가 볼만한 명소들이 대만에는 아주 많다. 그렇지만, 이 여행기가 앞으로 대만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장개석 기념관이라고도 불리는 중정 기념관이다. 대만의 첫 대통령이지만, 대만에서는 우리나라 단군신화의 단군만큼 상징적인 존재로 불리는 장개석 기념관은 그 크기도 웅장하고, 그 주위도 국립극장 (주황색 지붕의 건물)부터 입구 광장과 공원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무엇보다 동상이 있는 곳에 서있는 근위병은 마네킹처럼 꼼짝도 않고 근엄함을 보여준다.
 
타이페이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달리 공간이 꽤 넓어 대도시의 느낌이 묻어 있었고, 지하철 내부 역시 깔끔하고 넓어보였다. 특이한 것은 좌석의 형태가 ‘ㄱ’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의 명동과 인사동을 합쳐 놓은 듯한 시먼띵은 타이베이 최초로 형성된 보행자거리로서 대형쇼핑센터와 백화점은 물론이고 의류, 신발, 잡화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과 길거리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이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대만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용산사가 있다. 돌기둥과 지붕에 용들과 역사적 인물들이 조각, 장식되어 있어서 보는 것 자체로도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마침 방문한 시기가 신년이어서인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곳곳에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빌고 있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복을 빌고, 빌어주는 그 마음은 세계 어느 곳이던 똑같이 않을까 싶다.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화시지에 야시장은 입구부터 중국 전통 건축 양식으로 붉은색 궁등을 걸어놓아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타이페이에 여러 유명한 야시장이 있지만, 여기 화시지에 야시장은 뱀, 자라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특히나 많고, 뱀을 잡거나 뱀 싸움을 보여주는 공연도 있다고 한다. 그 날은 마침 공연이 없는 날이었지만, 곳곳에 엄청난 크기의 뱀들이 진열된 가게들이 이 곳 화시지에 야시장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타이페이 101빌딩 신년 폭죽 페스티벌
이 날은 2009년의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2010년의 첫 날이 시작되는 날이다. 대만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타이페이 101빌딩 신년 폭죽 페스티벌이다. 이 근처에는 유명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어서 쇼가 시작하기 전, 한 번 둘러보았다. 백화점 건물 한 곳에 들르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다른 건물들을 이동할 수 있도록 모든 건물들이 가교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재미나다. 현지 시각으로 9시 쯤에 101빌딩 근처로 갔지만, 이미 발 디딜 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겨우 비집고 자리 잡은 곳에서 고개를 들고 기다리는 순간, 폭죽 소리와 환호성이 동시에 들려왔다. 세계불꽃축제도 여러 번 보아 왔지만, 한 건물에서 이런 장관을 연출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과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다음 날, 세계에서 가장 크고 5,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보물과 미술품으로 가득한 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외부 전경만을 찍었지만, 그 규모는 짐작이 갈 만하다. 너무 많은 유물로 인해 인기 있는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유물을 교체한다고 하니 그 컬렉션의 어마어마함에 놀라울 뿐이다.
 
저녁 무렵에, 대만, 특히 타이페이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지우펀으로 발길을 향했다. 대만의 옛 생활 모습을 그대로 살린 형태며,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며, 밤에 골목마다 켜지는 홍등이며, 아스라한 산기슭의 모습이며, 볼거리 먹거리가 넘쳐난다는 곳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온에어’라는 드라마로 이곳이 유명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가는 길은 교통편이 불편하지만, 시골 길을 가는 느낌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지우펀에서 내려다 본 아래 세계는 푸른 바다와 흰 구름과 초록의 녹음이 어우러진 혜경이었다. 이윽고 땅거미가 지자, 홍등이 켜지기 시작했고, 북적이는 사람들에 아랑곳 않고 호객행위를 하는 목소리와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손길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눈길들이 어울어진 시장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 시작했다.

2박 3일 동안 둘러본 곳은 타이페이의 명소들 중에서 극히 일부분이라고 한다. 포모사 (Formosa; 포르투갈어로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로 불리는 대만, 작은 섬나라지만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 나라,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이곳을 다시금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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