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울런공대에서의 연구원 생활
- 6713
- 2
- 5
울런공시는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에서 약 80km 남쪽에 위치한 인구 약 30만의 도시 입니다. 인구가 30만이라 해도 우리나라 남북한 합친 면적의 8배나 되는 NSW주에서 3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광산과 제철, 항만, 관광이 도시의 주 재정을 이끄는 수입원이며 시드니와 하루 생활권이라 시드니에 직장을 가지고 기차나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도시의 최대 특징은 호주를 대표하는 기업, 한국으로 치면 삼성과 같은 호주 최대 재벌기업인 BHP Biliton의 본사가 있다는 것인데 약 5천명의 시 인구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주정부의 기업독과점방지를 위한 분리정책에 따라 BHP Biliton에서 분리된 제철회사인 BlueScope라는 제철회사가 있습니다. 한국의 현대기아차을 비롯 호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수입외제차는 이곳에 위치한 Port Kembla라는 항을 통해 들어 오고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시드니로 들어오는 모든 해외 선적의 물량이 이 항구로 대체되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도시에 공장과 광산이 있는 것을 주민들이 거의 일상생활상에서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호주의 환경보호 위주의 모든 정책에 따라 구분되고 정리된 도시조경과 전원적인 주거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 곳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울런공시를 바다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뒷산을 병풍같이 두르고 앞의 바다 사이에 도시가 있어서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20분 이내의 운전으로 산과 바다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바다뿐 아니라 호주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산과 계곡과 호수도 있어 휴양지로서도 매우 유명합니다. 유명한 관광도시인 만큼 노보텔을 비롯한 백여 개의 호텔과 모텔 등의 숙박시설이 도시 전체에 산재해 있으며 아래 사진과 같이 요트와 배를 가지고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도 은퇴하면 조그마한 배를 사서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온 청새치 잡는 노인이 되든지 그런 소설을 쓰며 망중한을 즐기는 헤밍웨이를 흉내 내고 싶은데 그 희망대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울런공은 호주에서 Leisure coast 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수십 개의 아름다운 백사장이 시드니 남쪽부터 해안을 따라 수십 킬로에 걸쳐 나란히 산재 되어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시드니에서 이곳을 찾는 많은 피서객으로 붐빕니다. 워낙 많은 백사장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어 혼자만의 일광욕을 누리며 남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에도 쉽게 개인용 모래사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영을 하거나 물놀이를 할 때는 가능한 구조요원의 시야 내에 있는 노란 깃발 사이에서 활동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좋습니다.
호주가 왜 수영 강국인지는 달리 설명이 필요 없이 아래 사진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합니다. 거의 모든 해변에 바닷물을 이용한 인공수영장이 있는데 수영에 숙달한 사람부터 어린 유아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위치한 유아용 시설이 샤워장 건물에 가려 보이질 않네요. 개장시간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입니다. 오래 전 세 들어 살던 집 주인인 70대 후반 할머니께서 추운 겨울에도 매일 새벽에 저 수영장에서 수영하셨는데 당시 저로선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아주 저렴하거나 무료입장이 가능한 실내수영장과 야외 수영장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어 언제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가시간이 날 때면 저의 오래된 집을 수리하거나 새벽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낚시를 갑니다. 제가 주로 가는 낚시터는 울런공 바닷가에 있는 방파제 끝입니다. 특히 새벽 시간에는 어둠을 쫓으며 떠오는 태양을 보면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운 분위기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가능한 여가활동으로 골프와 행글라이드, 그리고 서핑이 있습니다. 박사과정 시절 한국에서 울런공대학을 방문하신 교수님과 박사님들을 모시고 다니다 원포인트 레슨으로 골프를 좀 배웠습니다만 개인적인 건강문제와 낚시에 더 시간을 투자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다시 골프를 배워 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 집에서 차로 5분부터 30분 거리에 십여 개의 골프장이 있고 낚시보다는 골프가 더 제 나이에 적합하고 안전한 운동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사진 속의 이동하는 돌고래는 낚시하다 찍은 돌고래 무리인데 이 놈들이 나타나면 모든 고기들이 겁을 먹고 먼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낚시꾼 입장에선 아주 불청객입니다.
계절과 관계없이 바닷가에 가면 야생 돌고래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 년 중 9월은 해안에서 잠시 머물며 새끼를 돌보는 Humpback 고래를 볼 수 있어 간혹 한국이나 외국에서 친지나 친구들이 방문하면 혹등고래를 구경하러 가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저의 모교이자 부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울런공대학과 약 20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ACES/IPRI 연구소를 소개 하고자 합니다.
아래 사진은 해발 258m KEIRA산의 정상에서 찍은 대학 전경입니다. 울런공대학(University of Wollongong)은 1951년에 설립된 국립종합대학으로서 캠퍼스 크기는 약 25만 평이고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울런공 본교 캠퍼스만 약 15,000 명의 학생이 있고 호주 내에 시드니를 비롯한 6개의 분교 캠퍼스의 학생 수를 합치면 약 25,000명입니다. 이 중 전세계 70여 국가에서 모인 외국인 학생이 5,000여 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년 영국 타임스지에서 선정하는 세계 200위 대학에 2006, 2007년 2년간 연속으로 포함되었고 2013/2014년에는 270 위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이공학 연구 부분에서 호주 국내에서 최상위급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고, 타임스지 발표 매년 전 세계 2% 내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울런공대학은 공과대학을 비롯하여 최근에 첫 번째로 졸업생을 배출한 의과대학, 예술대학, 문과대학, 상경대학, 교육대학, 보건 및 행동과학대학, 정보대학, 법과대학, 이과대학 등 총 10개의 단과대학이 있습니다. 울런공대학은 학사학위에서부터, 석사, 박사학위 과정을 갖추고 있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특히 교육학, 경영학이나 전산학, 공학이 인기가 높습니다. 울런공대학의 학위는 국제적으로 승인되며 아랍에미레트에서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울런공 두바이 분교를 비롯 전세계에 3개의 분교가 있을 정도로 높은 교육의 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래는 시간 날 때 찍어본 학교 풍경 사진입니다. 캠퍼스 내에 3곳의 인공호수와 많은 카페가 있는데 사진처럼 주위에 항상 많은 학생이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카페 앞 오른쪽에 보이는 빨간 벽돌 건물이 제가 박사과정을 보낸 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화학과 건물입니다.
학기 중에는 여느 학교처럼 교정이 매우 혼잡합니다. 그래도 한 번씩 연구실에서 나와 학생들로 가득찬 교정을 볼 때면 뭔지 모르게 사람 사는 맛이 납니다.
아래는 박사학위 졸업식에 찍은 사진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화학과 교수님들과 부모님과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에서 두번째는 저의 동기생 Ian Norris 박사입니다. 오래전에 찍은 것이라 색이 바랬네요.
지금부터 제가 근무하는 울런공대학 부설 연구기관이자 호주연방 정부 출연 우수 연구소인 ACES/IPRI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ACES는 Australian Council of Excellency for Electromaterials Science, 그리고 IPRI는 Intelligent Polymer Research Institute의 약자입니다. 최근 'ARC for New Dimensional Materials'라는 새 연구 프로젝트로 호주 연방정부로부터 연구자금 270억을 7년에 거쳐 지원을 받고 새롭게 출발하였습니다.
주 연구 방향은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인체 친화적 Bionics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요 세부과제는 인공 근육/신경세포 개발과 더불어 약물 전달물질개발과 기술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외 연료전지를 위한 water splitting 연구, 염료 감응성 태양전지 개발, 밧데리와 슈퍼 커패시터와 같은 에너지전환과 저장재료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연구소 연구분야 소개와 설명은 다음의 웹사이트에 가시면 자세히 소개 자료가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www.electromaterials.edu.au/index.html)
ACES/IPRI는 박사연구 과정생, 박사급 연구원, 교수, 의사들 약 200명의 전문인원으로 구성되어 콘소시엄 형태로 호주내 7개 국립대학과 2개의 국립병원, 1개의 전문연구소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 연구협력분야에서는 한양대의 인공근육창의연구단이 주요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연구소 전경사진입니다. 호주연방정부에서 500억을 출자하여 과학연구소의 모든 건축조건을 고려하여 3년에 걸쳐 세워진 건물입니다. 디자인면에서도 그렇게 나쁘진 않는것 같습니다.
일부 연구소 동료들의 사진입니다. 제가 90년 중반 이곳 연구소장님이신 고든 교수님을 모시고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그룹이 15명도 채 안 되었는데 지금은 본 건물에만 80명이고 멜본에 80명, 그외 비상주 인원까지 합쳐 거의 200명이 됩니다. ACES/IPRI의 수장이신 고든 교수님의 비서가 현재 6명이나 될 정도이니 얼마나 큰 살림이 되었는지 저로선 이제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2000년 초부터 고든교수님과 저는 한국과의 공동연구개발을 위해 매년 적어도 두 번씩은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일 년에 반 이상을 한국에 체류하며 관련 연구실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ACES/IPRI 연구소는 한국의 다양한 기관과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양대, 동국대, 경희대, 국립 순천대와 국립 한밭대, 국립 강원원주대, 국립 제주대, KAIST, KIMM, ETRI와 같은 기관들이 대표적인 한호 간 공동연구파트너들입니다. 사진의 왼쪽 분은 5년 전 연구소 1관 개소식 때 참석하신 NSW 주정부 여성 과학부 장관님으로 이러한 공로로 직접적인 격려를 받고 난 뒤 가운데 고든 교수님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끝으로 교내 바에서 지난 일주일을 회고하며 맥주 한잔을 기울이는 그런 포근하고 아늑한 금요일 저녁의 풍경입니다. 옆에 거의 눕다시피 앉은 분이 저의 연구소를 방문중인 미국 텍사스 달라스 대학 Ray Boughman 교수님이신데 고든 소장님의 절친이자 후원자이죠.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라 아마 카아본 나노튜브와 Actuator 관련 연구하시는 분은 다 아실 것입니다. 한국과도 매우 강한 공동연구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우연히 자료를 찾다 보니 읽게 되었네요.. 저도 Wollongong 대학 졸업생입니다.. 저는 Informatics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요.. 언제 계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92년도에 들어가서 2001년도에 학위를 마쳤습니다.아직 울런공에 계신다니 부럽네요.. 언제 기회 되시면 한국에서 합번 뵈었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예전의 생활을 회상할 수 있는 반가운 글이 었습니다.. 제 기억에 김영준씨라는 분이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아직 호주에서 사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오신 선배님들이나 후배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요.. 어쨌든 반갑네요.. ^^
제가 1번으로 댓글을 달게되네요.. 김박사님의 에세이 잘 읽었습니다. 2년전에 저도 두달간 울런공대의 ISEM연구소에서 안식월을 보냈는데 연구시설도 아주 훌륭하고 주변의 아름답고 깨끗한 대자연과 접할 수 있었던 게 좋았습니다. 박사후연구생으로나 방문연구원으로 가기에 울런공대학은 아주 훌륭한 곳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