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조사원, 미래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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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벨리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한 2011년 KOSEN 모임(가장 왼쪽이 필자임)
스탠포드대학 정원에서 둘째가 찍은 사진
2001년 플로리다공대(Florida Tech) 졸업 즈음에 코센에 대해 들어보기는 했지만. 코센에 가입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10년 후인 스탠퍼드대학 방문과학자로 있을 때입니다.캘리포니아주 실리콘벨리에서 2011~2012년 KOSEN DAY 모임이 있었는데 제가 살고 있던 곳에서 도보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던 터라 가족과 같이 참석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포토에세이까지 쓰게 되었네요.
조사원을 배경으로 인증샷
연구실에서 한 장
먼저 제 소개를 하도록 하죠. 저는 인하대학교 해양학과 학부와 석사졸업후 Florida Tech. 해양환경학과에서 박사, (구)한국해양연구원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쳐 지금은 국립해양조사원(Korea Hydrographic and Oceanographic Administration, KHOA, www.khoa.go.kr) 해양과학조사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영택입니다. 전공은 물리해양학으로 하구 및 석호의 유동 및 물성 연구이고 지금은 하구퇴적 역학 및 한국 근해의 물성 및 유동을 연구하고 있는데 2010년에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나라 남해의 수온이 2000년 이후 빠르게 상승하면서 남해가 아열대성 해양환경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혹 관심이 있는 독자께서는 ‘남해 수온 상승’으로 검색하시면 관련 기사를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국립해양조사원은 보통 조사원 혹은 해조원이라고도 불리는데 1949년 해군본부 수로과로 창설되어 1963년 교통부 수로국, 1996년 해양수산부 발족과 함께 지금의 국립해양조사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8년 3월 해양수산부와 건설교통부의 통합으로 국토해양부에 소속되었다가 2012년 12월 청사를 인천에서 지금의 부산 영도구의 동삼혁신지구로 옮기게 되었고 2013년 3월 해양수산부의 부활과 함께 다시 해양수산부의 소속기관이 되었습니다.
조사원은 해상교통안전을 위해 수로측량과 항로조사를 실시하여 종이해도(그림 5)와 전자해도 및 다양한 항해용 정보지를 간행/보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양의 효율적인 이용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해저지형, 연안역조사, 조석/조류, 해류, 수온/염분 등을 관측하여 다양한 기초자료와 해양정보를 생산/제공함으로써 해양영토확보 및 군작전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해도제작에서 해양조사 (해양관측, 수로측량, 해양지명조사)에 이르기까지 해양학, 수로학, 측량학, 측지학, 지구물리학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해양조사 기관입니다.
2014년 우리나라 101 해도. 기존 육지중심의 대한민국 전도에 비해 대한민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 한계 등 우리나라의 해양영토를 모두 표현하고 있음
국립해양조사원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국가해양관측망
이처럼 해양의 보전과 개발에 필요한 많은 관측자료와 해양정보를 생산함에 따라 2009년 7월 조사원은 ‘해양과학조사자료 관리기관’으로 지정되어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유관기관(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2),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및 대학 연구기관의 자료목록을 수집관리하고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사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독자께서는 홈페이지(www.khoa.go.kr)를 방문해주세요. 조사원이 정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라는 것을 알게되실 것입니다.
다음은 조사원이 위치한 영도구 동삼혁신지구(그림 7의 빨간색 원 내부)와 주변 유명지를 살펴볼까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부산하면 해운대해수욕장과 더불어 자갈치 시장이 유명하지요. 자갈치는 조사원에서 영도대교만 넘으면 되니까 차로 약20분 정도입니다. 2014년 5월에 개통한 부산항대교 덕분에 조사원에서 해운대까지는 40분 안팎이 소요됩니다. 물론 교통체증이 없을 때입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빨간색 원내의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 있음(NAVER)
저는 현재 조사원에서 제공하는 관사에서 살고 있는데 집 바로 앞이 부산항대교이어서 부산항대교의 멋진 야경을 늘 볼 수 있답니다. 다리로 진입하는 램프가 바다쪽으로 크게 원을 그리고 있어 낮에는 멋진 해안풍경을 볼 수 있어 좋은데 처음에는 좀 아슬아슬한 기분이 듭니다. 부산사나이들 역시 담이 큽니다.
관사앞에서 찍은 부산항대교 야경
부산항대교로 진입하는 램프가 멋집니다.
영도(影島)는 그림 7과 10에서 보듯이 부산 앞에 있는 작은 섬으로 면적은 12 km2, 해안선의 길이는 20.5 Km 이며 높이 395 m 의 봉래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34년 영도대교(도개식 교량)가 만들어 졌는데 보수공사 이후 2013년 11월부터 하루에 한번 낮 12시에 다리를 들어 올립니다. 그러다보니 옆에 있는 부산대교가 좀 밀리기는 하지만 부산항대교 덕분에 큰 혼잡은 없는 것 같습니다.
빨간색 내모안은 조사원이 위치한 동삼동혁신지구로 영도의 최고봉 봉래산, 남항대교, 부산대교, 부산항대교가 보인다.
부산대교 바로 옆에 1934년 만들어진 영도대교가 보인다(?c NAVER).
영도(影島)의 원래 이름은 절영도(絶影島)라고 합니다. 옛날 나라에서 군마를 키우기 위해 말을 방목하였는데 말이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리 달린다하여 그림자 영(影) 끊어질 절(影), 절영도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제주도와 함께 2대 군마지역이었다고 하네요.
영도 봉래산 삼신할매에 관한 전설도 재미있지만 필자가 호기심을 갖는 것은 여름철 봉래산 정산부에서 보이는 구름입니다. 안개 같기도 한 이 안개구름은 매일 거의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오후 7시 전후로 산정상부에서는 마치 산불이 난 것처럼 구름이 휘감아 도는 모습은 마치 무슨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데 인터넷 검색을 보니 이 같은 현상은 옛 문헌(1885년)에도 기록이 되었네요. 필자가 학위를 다시 한다면 이곳을 연구지역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부산역에서 택시타고 영도가자고 하면 택시기사님이 그러십니다. 영도 시원하죠? 부산에서 부산대교만 넘어가도 덜 덥다고... 인정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관사가 4층인데 요즘 여름이라 창문을 열고 자다보면 추워서 이불을 덮어요. 저는 아직도 겨울이불 그대로 사용합니다. 영도에는 에어콘보다 제습기가 더 필요한 거 맞습니다. 어째거나 봉래산 정산부의 안개구름과 영도의 낮은 기온, 높은 습도, 섬의 모양에는 뭔가 재미있는 연관성이 있을 것 같아 후배들에게 학위논문으로 연구한번 해보라고 하면 영 시큰둥하네요.(니가 해라 재밌으면... 뭐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2014년 7월 20일경 조사원에서 바라본 봉래산 정상부의 모습. 마치 산불 난 것 같이 여름에는 매일 거의 같은 방향으로 안개구름이 지나갑니다.
조사원에서 차로 10분정도 영도쪽으로 가면 태종대라는 관광지입니다. 숲사이로 난 해안로를 따라 산책하기도 좋고 맛좋기로 유명한 태종대 짬뽕집과 돼지국밥집이 있습니다. 점심때 가끔 직장동료들과 가보면 항상 만원입니다. 얼큰한 거 좋아하시면 한번 들려보세요. 안매운 하얀짬뽕도 있는데 국물이 시원합니다. 그리고 바로 옆집에 돼지국밥집도 강추입니다. 저는 돼지국밥집을 조금더 가는데 국물이 시원한데다 남기지만 않으면 더 달라고 하면 그냥 줍니다.
부산!, 다이나믹 부산이라고 하죠. 어디가도 활기찬 모습이고 억양강한 부산말도 있고요. 부산시에서도 혁신도시를 여러 곳에 추진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영도구 동삼동에 있는 동삼혁신지구입니다. 조사원도 공공기관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2012년 12월 이곳으로 이전하였고 유관기관들(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이전을 위해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조사원 바로 옆에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과 국립해양박물관, 해양환경개발교육원(KOEM)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한국해양대학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립해양박물관의 내/외부 모습. 4층 커피숍 경관이 좋고 식당도 세련되고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 국립해양박물관 견학을 가족동반으로 꼭한번 권하고 싶습니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 주차비가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규모가 작은 수족관도 있고 3차원 입체 영상관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식당도 3군데 있고, 귀한 손님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경관 좋은 식당도 있는데 한식과 양식 모두 됩니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가족과 즐거운 식사를 하는 것에 비해 가격이 그리 비싼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태종대와 박물관을 보기 위해 1박2일 코스를 생각하시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하루 밤을 보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연수원이므로 교육생이 우선이지만 비수기때 방이 비면 외부인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음식조리가 가능한 콘도는 8만원이고 잠만 자는 방은 5만원인데 깨끗하고 주차장도 넉넉해서 좋고 무엇보다도 박물관과 태종대와 가까워서 좋습니다. 제가 관사에 살기 전에 연수원에서 살아봐서 잘 알지요.
국립해양박물관 앞에서. 뒤로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이 보이고 왼편으로는 국제크루즈터미널이 바로 있어 대형국제유람선을 거의 매일 볼 수 있습니다.
포토에세이 준비를 위해 조사원과 주변시설 이곳저곳을 다시 한 번 들러보게 되었는데 이곳이 근무환경이 참 좋은 곳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네요. 한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고 특히 공기는 정말 좋거든요. 지근거리에 먹거리 볼거리도 많고요. 앞으로 동삼혁신지구에 해양관련 유관기관이 모두 들어서게 되면 연구와 교육의 기회도 그 만큼 다양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조사원에서 근무해 보고 싶지 않으세요. KOSEN 독자 여러분 행운을 빕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돌고래와 바다 좋아하는 우리아이들한테 딱인 곳인 것 같습니다. 태종대는 여러 차레 갔었는데 박물관엔 갈 생각을 못했습니다. 부산여행 계획시 꼭 넣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