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동경대학교 대학원 생활

안녕하세요. 코센에서 포토에세이 요청을 받고 고민 중에 제가 대학원 과정으로 유학했던 동경대학교와 현재 연구활동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2004년에 동경대학 총합문화연구과 생명환경계 석사과정에 입학했습니다. 일본은 대학원 정규과정 이전에 연구생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데요, 연구실의 분위기를 익히고 본격적인 과정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적어도 반년에서 1년반 정도 소요되고 입학시험을 치룬 후 연구생 과정의 입학여부가 결정됩니다.
동경대는 법학·이학(理學)·문학·의학의 4학부와 예비문으로 구성되어 1877년 4월 12일에 설립되었습니다. 전신은 1856년 에도막부직할의 양학연구교육기관인 양서조소(洋書調所)와, 네델란드 의사들에 의해 세워진 서양의학소라고 합니다.
현재는 10개학부, 15개 대학원, 45개의 대학원 전공으로 이루어진 종합대학입니다. 동경대는 도쿄에 4개의 캠퍼스(혼고, 고마바, 시로가네, 나카노)가 있고 지바현에 1개의 캠퍼스(가시와)가 있습니다. 캠퍼스별로 교육이나 연구 분야가 다른데 교육 내용으로 보면 주로 교양 과정을 담당하는 고마바 캠퍼스, 전문교육을 담당하는 혼고 캠퍼스, 대학원 과정만을 담당하는 가시와 캠퍼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연구 분야로는 전통 학문을 주로 담당하는 혼고 캠퍼스, 학제상 연구를 담당하는 고마바 캠퍼스, 새로운 학문을 주로 담당하는 가시와 캠퍼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경대 상징 아카몬

동경대학의 상징인 아카몬(붉은 문)은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있습니다. 도쿠가와막부 11대 장군 '이에나리'의 딸 '오히메'가 '마에다 도시이에'의 가문으로 출가하여 거주한 주택의 정문이었다고 합니다.
2002년 총합문화연구과의 연구생과정을 하면서, 주로 Heat shock proteins를 공부하게 되었는데요. 학부전공과 다른 생명과학의 기초로부터 연구를 시작하게 되어 당시에는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동경 대학에서는 오랜 학문적인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기도 하지만, 각 학문의 융합의 시너지 효과로 새로운 연구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속했던 학과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총합문화연구과는 앞에서 언급한 5개의 캠퍼스 중에 고마바에 있습니다. 이 고마바 캠퍼스는 교양학부 캠퍼스이고 학부생들이 본과에 들어가기 전에 이곳에서 교양수업을 듣게 됩니다.

고마바 캠퍼스 본관

고마바 캠퍼스 정문

대학원 과정을 위해 약 9년을 고마바 캠퍼스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 삼십 대의 대부분의 젊은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서인지 이 곳을 떠올리면 향수에 젖게 되어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동경으로 출장 갈 기회가 있어서, 일과를 마치고 고마바 캠퍼스에서 이노카시라선 명대방향으로 3~4 정거장 거리에 있는 히가시마츠바라역에 내려 제가 살던 동네를 둘러보았는데요. 슈퍼 아주머니, 가게 분들이 저를 기억하시고 인사를 건내주셔서 아직까지 기억하시는구나 하며 감사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네요.

동경대의 은행 가로수길

이 분은 제가 대학원 시절 총장님이셨던 Prof. Hiroshi Komiyama입니다.

고마바 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대와 동경대의 럭비부 친선 경기 모습입니다. 당일 실험실로 가다가 우연히 운동장에서 광경을 보게 되어 잠시 멈춰서 구경했습니다. 덕분에 아는 선후배 분들과 뜻하지 않은 조우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마바 캠퍼스 후문 부근에 벚꽃이 만발하여 잠시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졸업 후에는 개인적인 일로 유럽에서 약 4년정도 뜻하지 않은 이민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민 생활동안에는 연구보다는 현지 회사 업무를 하게 되었고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2013년 중반부터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골격근에 관한 연구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는 골격근의 생리학적, 생화학적인 방법에 의한 적응 메커니즘등의 특성을 연구를 하였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휴먼 샘플을 대상으로 또 다른 역학적 관점으로 골격근에 대한 보다 확장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이 모여 있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입니다.

제가 주로 다루고 있는 골격근의 기능적 특성을 근세포단위에서 역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전경

유럽에 있는 4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그 기간동안 하지 못했던 연구활동을 다시 시작한 만큼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현재는 시간강사와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유학생활과 현재까지의 삶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모두 건승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현석 드림

  • 좋아요

고마바 캠퍼스 정말 이쁘네요^^ 다양한곳에서의 경험 정말 부럽습니다!

시스템적문제로 로그인이 되지 않아 답변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러 곳에서의 삶이 좋은지, 한정된 곳에서의 삶이 좋은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는 정착을 하고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