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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의대생의 유학 생활

부다페스트는 유럽여행에 많은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유럽의 숨은 보석으로 불릴 만큼 주목 받는 관광지이긴 하지만, 헝가리라는 나라가 많은 분들에게는 참 생소하실 것 같습니다. 헝가리는 중앙 유럽에 위치한 유럽 연합 회원국입니다. 북유럽국가들과 같은 경제적으로 부유국은 아니지만, EU회원국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개발을 이어나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다뉴브(Danube) 강을 중심으로 부다와 페스트로 나뉘어 상반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강의 서쪽에 위치한 부다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부다 왕궁, 마챠시 성당, 어부의 요새 등 옛 유럽의 모습을 간직한 관광지로 사랑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에 반에 강의 동쪽에 위치한 페스트는 국회의사당을 비롯하여 행정과 상권이 발달한 현대적인 건물들이 밀집된 도시입니다. 또한 페스트에는 헝가리의 샹젤리제로 불리는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성이슈트반 대성당, 오페라하우스, 리스트 음악원, 영웅광장, 세체니 온천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웅광장 뒤쪽에 있는 부다페스트 공원에는 작곡가 안익태 선생님의 흉상이 있다고 하는데, 저 역시 방문 때마다 찾아보고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여태껏 보지 못했습니다. (의외로 찾기 쉬운 입구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합니다)

사진 1.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 본 부다지구 전경과 다뉴브 전경

사진 2. 세체니 온천

사진 3. 성이슈트반 대성당

부다페스트는 4계절이 뚜렷한 도시였으나, 몇 해 전부터 유럽에 드리운 이상기온으로 인해, 따듯한 겨울과 더운 여름, 비교적 따듯한 기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여행을 오신다면 4월경이나 9월경이 좋습니다. 12월에는 바실리카 성당 (성이슈트반)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마켓도 열리고, 왕궁 쪽에서 와인축제, 초콜릿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됩니다.

사진 4. 영웅광장 (spring 축제 기간 중 조형물)

부다페스트는 프라하와 함께 특히 야경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로,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세개의 다리는 아름다운 야경은 자랑합니다. 여자분들은 프라하의 야경을, 남자분들은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선호한다던데, 개인적으로 저는 웅장한 느낌이 나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더 좋아합니다. 어부의 요새에 올라 내려다보는 야경과, 다뉴브 강의 크루즈를 타고 바라보는 야경은 2년 남짓 남은 학교생활이 끝나고, 이곳을 떠날 때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사진 4. 크루즈에서 바라본 부다 왕궁과 세체니다리 야경

사진 5.세체니 다리 사자상, 뒤로 부다 왕궁

사진 6.국회의사당 야경 / 엘리자베스 다리와 그 뒤로 갤레르트언덕

헝가리는 헝가리어를 국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높은 교육열을 보이는 나라로서 헝가리어를 제외한 두 가지 언어를 의무적으로 초,중,고에 걸쳐 배운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젊은 헝가리인들은 대체적으로 기본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정도이고, 언어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많은 헝가리 대학생들도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주변국으로 1~2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다고 합니다.
제가 재학중인 세멜와이즈 대학교는 1769년에 설립 된 헝가리에서 가장 오래된 의과대학으로 헝가리어, 영어, 독일어로 의,치,약대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년간의 대학생활과 1년간의 학생인턴쉽을 무사히 마치면, 졸업 시험 후 유럽연합(EU)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됩니다. 미국 의과대학과 동일한 교육 과정을 인정하고 있어, 북미학생들은 미국 의사면허 자격시험에 응시/합격하여 고국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무시무시한 유급률로 졸업생이 20∼30%에 불과하지 않는 것 또한 여느 유럽 의대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때 캐나다로 이민 후, 그곳에서 고교과정을 수료, 토론토 대학으로 진학하였습니다. 토론토 대학 졸업 후, 비싼 학비와 생활비가 필요한 미국 의대로의 진학을 망설이던 중, 유럽에서 공부 중인 친구들을 보며 이곳으로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나라별로 학교지정 대표자들이 있어, 입학시기 학교에 대해 소개하고, 입학과정을 돕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국 학생들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비교적 쉬운 입학과정, 저렴한 학비, 그리고 영어 과정이라는 장점이 그 이유 인 것 같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한 유럽에서의 생활이지만, 생소한 나라에서 어렵고 긴 공부를 하는 유학생활은 사실 절대 쉽지만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막연한 꿈을 안고 입학하지만, 본인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높은 유급률이 매 학기를 압박하는 힘들고 긴 이 유학생활은 더욱 힘들겠지요.

사진 7. Semmelweis 대학교 new science building / 병원컴플렉스 안내 지도

사진 8. 안과건물/내과 3병동 건물 / 심혈관센터 / 피부과 건물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재학 중인 만큼, 매년 학생회 주최로 벌어지는 International Carnival은 일주일 만에 입장 티켓이 매진 될 정도로 인기 있는 행사입니다. 각국의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 교류와 이해를 위해, 자국의 음식들을 손수 준비하여 선보이는 날이기도 합니다.

사진 9. International Carnival

졸업을 위해서는 졸업 논문을 작성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점은 꽤 많은 학생들의 재학기간 연구 참여에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세멜와이즈 대학은 학생들의 연구 참여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현재 배우고 있는 학생들의 참신함이랄까, 엉뚱함이랄까, 지식보다는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매년 TDK student conference라고 해서, 헝가리 의/치/약대 재학중인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진행사항 및 결과를 발표 할 수 있는 컨퍼런스가 3일에 걸쳐 열립니다. 매년 열의 있는 많은 학생들, 현직 의료진, 교수, 연구진들이 참석하여 관전하고 평가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본과 1학년부터 학교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컨퍼런스에서 발표 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학기 중 학과 과정과 발표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조금 힘들었고, 무척 떨렸지만,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 10. 발표자 명찰과 발표하는 학생들의 abstract이 실려있는 booklet /
            발표자 및 모든 참석자에게 3일간 스케쥴과 학생들의 abstract이 실려있는 책과 함께, 소정의 기념품 증정

사진 11. 왼쪽 첫줄에는 관련 분야 현직 교수진, 의료진들이 앉아 심사, 발표 종료 후 질의응답

사진 12. 연구실과 강의실이 함께 있는 리서치센터 / 연구실 내부

순식간에 흘러간 대학생활만큼, 또 금방 다가 올 졸업까지의 시간에서 가능한 많은 경험과 추억을 부다페스트에서 쌓고 싶습니다. 함께 치열한 유학생활을 견디고 졸업 후 전 세계 각지에서 활동 할 친구들과, 재학생활 내내 따듯한 불빛으로 위로해주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벌써부터 훗날 헤어짐의 순간을 아쉽게 합니다.

두서 없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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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으로서 잘 읽었습니다. 먼 나라에서 공부하느라 수고가 많으시네요. 화이팅. 힘내세요!

힘든 유학생활이 다시 생각날 만큼 잘 읽었습니다. 20년전 첫 꿈을 향해 걸어가던 제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와 세계적인 의사선생님이 되실것 같아요! 졸업후에 헝가리에서 의사로 활동하시는 선생님도 계신가요?? 우리나라와다르게 헝가리는 레지던트가 의무라고 들었는데 졸업후에 수련을 받지않으면 헝가리에서 의료활동이 어려운지 궁금합니다

손지훈(htlaz) 2024-09-26

진짜로 직접 보싶은 야경들입니다,항상 하팅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