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인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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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으며, HCI 를 연구하고 있는 허성국이라고 합니다.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이던 2015년 여름에 미국 레드먼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MSR) 에서 3개월간 인턴을 했었던 경험을 나누어보려 합니다. MSR 에 대해서는 이전에 다른 분께서 잘 설명해 주셨던 것 같은데요, 저는 인턴의 입장에서 경험한 MSR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많은 대학원생들 (주로 박사과정 학생들)이 MSR 에 리서치 인턴으로 와서 MSR 의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를 하는 기회를 가집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가 위치한 99번 빌딩 ]
리서치 인턴의 경우, 멘토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팀에 속하는지에 따라서 일하는 방식에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제 경우는 주로 멘토와 1대1 디스커션을 통해 개별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식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3개월 (정확히는 12주)이라는 기간은 무언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내기에는 굉장히 빠듯한 기간이기에 연구 진행에 대한 압박도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와 보람 있었던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규모가 크다보니 리서치 인턴의 숫자만 하더라도 꽤 많았는데요, 그러다보니 다른 인턴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는 함께 운동도 할 수 있었던 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시애틀 지역이라고 하지만 인턴을 하는 여름 동안의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어디에나 푸른 잔디와 무성한 나무가 있어 눈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서머타임 덕분인지 저녁 9시가 되어서도 주변이 밝아 야외 활동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 인턴들끼리 종종 축구 경기를 했던 Microsoft 캠퍼스의 축구장 ]
[ 다른 인턴들과 함께 하이킹했던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에서 ]
워싱턴 주는 빼어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합니다. 시애틀 서쪽에 있는 올림픽 국립 공원은 빙하로 유명하고, 남쪽으로 두 시간정도 내려가면 닿을 수 있는 레이니어 산 또한 정상에 쌓인 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프리몬 축제에서 ]
[ 퍼블릭 마켓, 풍선껌으로 유명한 벽 ]
시애틀은 레드먼드에서 그리 멀지 않아 차로 2-30 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요, 시애틀에서는 주말마다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여름을 즐기는 듯 합니다. 스타벅스 1호점으로 유명한 퍼블릭 마켓도 재미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아 이따금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 가고 싶을 때 들르기 좋았습니다.
[ 유니온 호수와 다운타운이 보이는 개스웍스파크에서 ]
3개월간 지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 하나는 곳곳에 아름다운 공원이 많다는 것과, 잔디밭에 누워 햇살을 즐기며 쉴 수 있는 사람들의 여유였습니다. 저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누워 있다 보면 왠지 다른 일을 해야할 것 같은 마음도 들더군요.
아름다운 여름의 시애틀과 도 좋았지만, 그보다도 인턴을 대하는 멘토와 다른 연구원들, 그리고 회사의 태도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 멘토는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관한 디스커션 외에도 연구나 진로와 관련한 조언, 학계에 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인턴과의 디스커션에 매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 놀랐습니다. 몇 발짝만 걸으면 유명한 다른 연구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또 그 연구원들도 흔쾌히 시간을 내어 주는 것도 무척 고마웠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디스커션이 풍부한 것이 MSR 의 좋은 연구들이 나오는 배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 인턴들을 위해 마룬5를 초청해 인턴들만을 대상으로 한 공연 ]
인턴 생활을 통해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 제 관점에서 정리를 해 보았는데요, 3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의 경험이라 아마도 잘못되거나 치우쳐진 생각들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고,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도 느끼고 도전도 받았던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아직은 한국에서 리서치 인턴을 나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 것 같지만, 한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학생분들이 이런 기회들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31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CHI 2013)
- •30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 •2011년 안테나 및 전파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 •ACM Symposium on User Interface Software and Technology
- •13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Computer Interaction with Mobile Devices and Services
멋진 인턴생활을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