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킹스턴에서 포닥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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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캐나다 킹스턴에 위치한 Queen’s University에서 Postdoctoral Fellow로 근무하고 있는 김리나입니다. 포토에세이를 통해 많은 분들과 저의 포닥 생활에 대해 공유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향후 캐나다로 유학 또는 포닥 준비하시는 분들께 소소한 팁들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Queen’s University는 캐나다의 중간 규모 종합대학으로서, 2017년에 개교 175주년을 맞았습니다. 24,0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상경대학과 MBA 분야에서 캐나다 최고 대학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캐나다 내 대학 중 research income 분야 11위, research intensity 분야 6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Queen’s University의 중심지인 University Avenue의 시계탑 앞에서 학교 거리를 찍은 모습입니다. 방학인 8월에 사진을 찍어서 거리에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9월인 현재는 학생들이 모두 돌아와 북적북적하네요. 사진의 왼쪽 거리 끝에 기둥 2개가 솟아있는 곳이 중앙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Stauffer Library 입니다. 학교의 교문이 없어 사진에 나온 거리가 학교 외부까지 경계없이 쭉 이어지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Figure 1. University Avenue에서 본 Queen’s University
여름에는 학교에 남아있는 구성원들을 위해 6월말에 학교에서 BBQ 파티가 열립니다. 햄버거와 간단한 사이드 디쉬 몇 가지가 전부이지만 오랜만에 연구실 동료들과 같이 점심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평소에는 들어가 볼 기회가 없었던 유서깊어 보이는 건물에도 들어가 보고요!
Figure 2. 6월말에 열리는 Queen’s Summer BBQ 파티
겨울의 킹스턴은 눈이 많이 옵니다. 정말 정말 많이… 특히 작년 겨울은 이 곳 사람들도 처음이라고 할 만큼 역대급으로 눈이 많이 왔습니다. 4월에도 ice storm이 올 정도였으니까요. 작년 겨울에는 거의 매일 아래 사진과 같은 풍경을 봤던 것 같네요. 밖에 나가기가 힘들다 보니 겨울에는 내부에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캐나다의 겨울은 공부 및 연구하기에 굉장히 좋은 계절입니다!^^
Figure 3. 눈 쌓인 Queen’s 캠퍼스
저는 Queen’s University의 Mining Department, 광산공학과에서 포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광산공학과가 에너지자원공학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Queen’s University의 광산공학과는 올해로 125년이 되었으며, 북미,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캐나다 자원산업계 종사자의 33%가 Queen’s University 출신이라고 합니다.
저는 광산공학과의 Hydrometallurgy & Environment group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Hydrometallurgy는 물을 뜻하는 hydro와 제련 (metallurgy)이 합쳐진 말로써, 한국에서는 습식제련이라고 불리웁니다. 제련이라고 하면 용광로에서 쇠를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요. 이렇게 고온에서 물 없이 금속을 제조하는 것을 건식제련이라고 합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습식제련 분야에서는 고온 대신 물과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다양한 원료로부터 금속을 회수합니다.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는 금, 희토류, 리튬, 구리 등의 금속 침출 연구를 비롯하여 비소 안정화, 산성 광산 배수 발생 억제 등의 환경 문제 관련 연구 등이 수행되고 있습니다. 그룹 홈페이지 (https://hydrometallurgy.ca) 를 참조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유학이나 포닥 지원에 관심있으신 분들도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세요!
Figure 4. Queen’s University 광산공학과 로비
물과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금속을 회수하는 연구이다보니 연구실 풍경은 여느 화학 실험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래 사진이 저희 연구실의 메인 실험실이고, 실험 결과의 분석을 위한 분석실이 따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분석 기기로는 AAS, MP-AES, TGA, XRF, 제타포텐셜 측정기 등이 있으며, 교내의 다른 기기 분석실에서 ICP-OES, XRD, SEM-EDS, XPS, Raman spectrometer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학과 내에 저희 실험실 이외에도 건식제련 (pyrometallurgy), 자원처리 (mineral processing) 실험실도 있으며, 세 실험실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모든 실험실과 자원을 공유합니다. 또한 학과에 이 세 분야를 아우르는 테크니션이 상주하고 있어, 저를 비롯한 학생들이 실험을 보다 수월하게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Figure 5. Hydrometallurgy & Environment group 실험실
킹스턴은 인구 12만의 중소도시로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등 3대 도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숫가에 있어 주변 풍경이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또한, 과거 캐나다의 수도였던 도시라서 곳곳에 역사적인 건물들과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석회석으로 된 건물들이 많아 limestone city라고도 불리웁니다.
Figure 6. 킹스턴 위치 (구글지도)
킹스턴의 여름은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습니다. 아래 사진은 킹스턴의 랜드마크인 시청과 Confederation park의 분수대입니다. 여름 동안은 대체로 아래 사진과 같은 날씨가 계속됩니다. 햇빛이 굉장히 강렬해서 선글라스와 선크림은 필수예요. 첫해에 선크림 대충 발랐다가 햇빛 알러지라는 것을 겪었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Figure 7. 킹스턴 랜드마크 1 – 킹스턴 시청, Confederation park
Confederation park에 있는 KINGSTON 싸인입니다. 귀엽게 ‘I’자리가 비워져 있고 포토스팟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직접 ‘I’가 되어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Figure 8. 킹스턴 싸인
Confederation park는 온타리오 호숫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그 호숫가 풍경입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큰 배가 천섬 (thousand island) 크루즈용 페리이구요. 호숫가 건너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캐나다 사관학교입니다. Royal Military College라고 하는데, 간단하게 줄여서 RMC라고 부릅니다. 덕분에 킹스턴에 있다 보면 군인 친구들도 종종 사귈 수 있습니다.
Figure 9. Confederation park의 호숫가 풍경
아래 사진의 배는 또 다른 천섬 크루즈 페리입니다. 천섬, thousand islands는 말 그대로 천 여개의 섬을 지칭하는 말이고요. 실제로는 1800여개의 섬이 캐나다, 미국 사이의 온타리오 호수와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곳 킹스턴이 바로 천섬 관광의 출발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킹스턴에서 출발하는 페리보다는 이웃마을인 Gananoque나 Rockport에서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간에 미국령인 하트섬에 내려서 관광할 수 있는 코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의 페리는 Rockport에서 출발하는 페리입니다.
Figure 10. Rockport의 천섬 크루즈 페리
페리를 타기 전 천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천섬의 일부 모습입니다. 여러 개의 섬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강을 따라 계속해서 저런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습니다. 페리를 타면 저 섬들 사이사이를 지나가게 됩니다.
Figure 11. 천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다시 킹스턴 다운타운으로 돌아와서! St. Mary’s Cathedral이라는 대성당입니다. 100년이 넘은 성당입니다. 처음 킹스턴에 도착해서 높디 높은 첨탑이 신기해서 찍어 본 사진이었습니다. 킹스턴의 또 다른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Figure 12. 킹스턴 랜드마크 2 – St. Mary’s Cathedral
아래 사진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산타 퍼레이드 입니다. 11월 초에 캐나다의 현충일인 Remembrance day가 지나고 나면 이 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1월 셋째주쯤 ‘Santa is coming to town!’ 이라고 하면서 다운타운 중심 거리를 따라 산타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주로 어린이들이 열광하면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이런 퍼레이드를 처음 본 저도 어린이들과 함께 열심히 구경하고 온 기억이 나네요.
Figure 13. 산타 퍼레이드
종종 대도시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토론토로 나가기도 합니다.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번은 토론토에 가곤 합니다. 아래 사진은 어느 비 오는 날 저녁에 찍은 CN 타워입니다. 한국의 남산타워 같은 곳이죠.
Figure 14. 토론토 CN 타워
토론토는 캐나다 유일의 메이저리그 팀인 Blue Jays의 연고지이기도 합니다. 오승환 선수가 아직 토론토에서 뛰던 지난 4월에 텍사스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방문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토론토의 오승환 선수, 텍사스의 추신수 선수 모두 경기에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보지 못 했지만요.
Figure 15. Toronto Blue Jays의 홈구장인 Rogers Centre 입구
야구장 내부 모습입니다. 4월 말이라 날씨가 쌀쌀해서 돔 구장의 돔이 닫혀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여름에는 돔을 열고 경기를 한다고 합니다. 활발한 응원이 있는 한국 야구장과는 다소 분위기가 달랐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메이저리그 관람이었습니다.
Figure 16. Rogers Centre 내부
한국의 대도시에서 생활하다가 처음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너무나도 조용한 분위기에 외롭고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왜 굳이 외국에 나올 생각을 했을까 후회하기도 했는데요. 2년 정도 지나 새로운 문화도 경험하고 색다른 연구도 해보니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좋은 성과를 낼 일만 남은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시는 모든 KOSEN 회원 여러분들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코센에서 오랜만에 광산과분을 뵙네요. ^^ 토론토 시장에서 사먹은 랍스터가 생각납니다. 킹스턴에 한국분이 하시는 초밥집도 좋았는데...ㅋ
미국에 처음와서 나이아가라 토론토를 거쳐 킹스턴을 여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명한 드레싱소스 Thousand Island의 유래지인 이곳 천섬 투어를 했던 기억...섬하나에 별장 하나씩 이어져 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그리고 언덕위의 Henry Fort에서 봤던 멋진 위병 교대식..그리고 그곳에서 바라보았단 킹스턴의 전경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저녁에 노천카페 거리에서 먹었던 시원한 맥주 한잔도 생각납니다. 나중에 다시 가게되면 대성당과 학교도 들러봐야겠네요...세심한 킹스턴 소개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