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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도 한걸음부터! NASA 제트추진연구소 (JPL) 포닥생활

안녕하세요 코센 독자여러분~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저의 꿈은 Planet Terraforming (행성지구화계획)이구요, 이런 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현재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JPL)에서 박사후과정 (포닥) 중인 양지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에게 행성탐사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제트추진연구소는 어떻게 생겼고 또 JPL에서의 삶은 어떠한지 코센 포토에세이를 통해 간단하게나마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제트추진연구소 (JPL)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여러 산하시설들 중 특히 행성과학 (태양계안의 행성들을 연구하는 분야)에 특화된 연구 및 개발을 하는 연구소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살짝 북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파사데나와 라 카냐다 플린트리지의 경계에 위치합니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 (맷 데이먼)가 화성을 무대로 영화가 전개됬다면, 마크 와트니랑 통신을 하고 구출하기 위해 고생하는 NASA 팀원들은 주로 이 JPL을 무대로 영화가 전개가 되는데요, 실제로 영화에서 대활약을 했던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와 소저너도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제작한 탐사선입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Perseverance 로버를 화성으로 보냈습니다.

Figure 1. (좌) 실제로 제가 좋아하는 SF영화 중 하나인 마션
(우) 가장 최근 (2020년) 화성으로 보낸 로버 Perseverance 로버의 1:1 모형과 찰칵!

제트추진연구소 (JPL)는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보다 큰 부지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 있는 모든 빌딩에는 숫자가 붙어 있어서 숫자로 표현되는데요, 방금 위에서 Perseverance 로버와 같이 찍었던 사진은 180번 빌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소속도 모두 숫자로 표현을 해서 여간 복잡한 게 아닌데요, 최대한 신속하게 이 숫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일례로 저는 빌딩 183에 위치한 Division 32: Science Division (과학 부서) 에서 Section 2: Planetary Science Section (행성과학섹션)의 Group 7: Laboratory Studies (실험연구팀)에 속하는데요, 그래서 구내식당 (빌딩 167)이나 대회의실 (빌딩 180)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는 183번 빌딩 3227에서 일한다고 하거나 간단하게 Division 32에서 일한다고 소개를 한답니다

Figure 2. 제트추진연구소 지도입니다. 보다시피 모든 건물들은 숫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에세이에서 설명한 곳들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니까 앞으로 자세히 봐주세요!

제가 사는 집에서 차로 북쪽으로 210번도로를 타고 쭉 15분 정도를 운전하면 현재 저의 직장인 JPL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정부기관이다 보니 보안에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는데요, 입구에서 불철주야 경찰분들이 차안에 있는 사람들 신분을 일일이 다 확인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시간때는 줄이 엄청나게 길 때도 있습니다.

Figure 3. 맑은 하늘 아래 출근길. 항상 저 입구 (Figure 2 지도의 왼쪽아래 빨간 동그라미 부분입니다)
앞에서 경찰(!)들에게 제 뱃지를 보여줘야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Figure 4. 왼쪽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왼쪽 중간에 살짝 NASA마크가 보이는데 이곳도 제트추진연구소 포토스폿입니다!

Figure 2지도 맨 왼쪽에 있는 West Lot 주차장에 몇 안되는 저의 좋은 친구 둥둥이를 주차하고 제가 일하는 건물 183으로 향하는 도중에 항상 몰 (Mall)을 지나게 됩니다. Figure 2지도를 보시면 180번 빌딩과 167번 빌딩 사이의 빈공간이 있는데 이 곳에는 몰이라고 해서 의자랑 테이블이 있어서 점심시간에는 북적북적 JPL사람들이 모여서 사이좋게 점심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곳입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아침 혹은 퇴근시간 이후 (주로 5-6시경 이후)가 되면 JPL 뒷산에서 사슴이나 라쿤, 다람쥐, 벌새, 코요테 같은 숲속 동물친구들이 자주 출몰합니다. 특히 라쿤 이 친구는 쓰레기통에서 사람들이 먹고 버린 음식들을 꺼내서 먹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에 보면 쓰레기통이 어질러 있을 때가 빈번히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부 친구들 하고는 사이가 안 좋습니다. 하지만 전 숲속 동물 친구들이 참 좋습니다.

Figure 5. JPL West Lot 주차장에 서있는 둥둥이 (2023년 기준 14세).
아침에 시동을 걸 때면 대쉬보드에 무지개가 뜨지 않기를 항상, 간절히 기도합니다.

Figure 6. 이른 아침에 사람들이 아직 출근 안 했을 때 사슴친구랑 인사하고 상쾌한 아침을 시작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저녁에 또 마주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슴친구 뒤에 몰이 살짝 보이네요.

JPL에서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장소가 있는데요, 바로 수많은 원격탐사선과 위성들을 통제하는 빌딩 230, SFOF 입니다! 이 곳에서는 현재 쏘아 올려서 45년이 된, 현 인류가 만든 것들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심지어 태양계 바깥!!) 보이져 2호부터 화성에 있는 로버까지 다양한 무인탐사선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곳 2층에는 Gallery room 이라고 해서 관광객들이 2층에서 미션 컨트롤 센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는데요, 영화에 나올 법한 (실제로 나오기도 했고) 곳이라서 관광객친구들을 데리고 올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곳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잘 없고 어둡고 조용하기도 해서 가끔 코딩 같은 업무를 할 때 고독한 영화주인공 흉내를 내고 싶으면 이곳에 와서 혼자 하루종일 영화 ‘마션’이나 ‘퍼스트맨’ OST를 틀고 폼 잡으면서 코딩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의외로 능률이 좋아서 자주 이용한답니다 .

Figure 7. 빌딩 230 메인 로비, 마찬가지로 포토스팟입니다. 은은한 조명이 기대감을 증폭시켜주는 것 같아서 이곳도 참 좋아합니다.

Figure 8. 빌딩 230 SFOF 2층에서 바라본 미션 컨트롤 센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고 항상 가슴이 웅장해지는, JPL을 대표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미션 컨트롤 센타 안으로 해당 미션에 연관된 직원이 아닌 이상 들어갈 수는 없지만, 가끔 운이 좋으면 지인찬스를 써서 (해당 미션에 관련된) 들어가서 구경할 수 가 있답니다. 안에는 무료 나사 스티커도 있어서 들어갈 때마다 4-5개씩 집어와서 쟁여두곤 합니다. 이게 또 지인들한테 선물로 주면 좋아 죽기 때문에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JPL에서 무인탐사선들이 만들어진다고 위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지금부터 소개할 이곳 SAF (Spacecraft Assembly Facility)가 바로 무인탐사선들이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SAF는 빌딩 179에 위치하는데요, 현재는 지구보다 많은 액체상태의 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무인탐사선 ‘유로파 클리퍼’ (2024년 발사예정)를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오기전에 영화 ‘유로파 리포트’를 보면서 유로파로 탐사선을 보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두근두근 거리면서 영화를 보던 기억이 생생한데, 실제로 JPL에서 유로파 클리퍼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니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Figure 9. 빌딩 179 SAF 2층에서 바라본 유로파클리퍼 조립 모습. 벽에 붙어있는 스티커들은 JPL에서 조립된 과거탐사선 친구들인데요, 화성에 가있는 로버친구들부터 목성을 탐사했던 주노, 토성을 탐사했던 카시니 등등 제트추진연구소에서 만들어진 굵직굵직한 친구들 미션패치 스티커가 전시되어있습니다.

NASA에서 일하는 것은 어릴적 부터 꿈이였지만 종착점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Planet Terraforming (행성지구화계획)이니까요! 이 원대한 목표는 결코 저 혼자서 이룰 수 없기에 많은 분들과 함께, 한걸음씩 천천히 이루어 나아가야할 건데요, 앞으로 한인 과학자 여러분들과 같이 행성지구화계획을 향해 함께 달려갈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참고로 지난 9월 코센에서 개최한 슬기로운 포닥생활에서 “테라포밍도 한걸음부터” 라는 제목으로 저의 포닥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NASA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포닥을 구할 때 유용한 정보들이 많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럼 지현이의 활약 stay tuned해주시고 앞으로 또 뵐께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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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현(u238steve)

NASA
제트추진연구소

Post-Doc

화학분야 전문

손지훈(htlaz) 2023-03-28

혼자서의 영화 촬영은 많은 분들도 하고 계시겠지만 지현씨가 계시는 장소가 부럽네요 무척.목적하신 바 성취 다 이루시고 건강 또한 잘 챙기시길.항상 홧팅요!

감사합니다! :) 또 다른 재미있고 새로운 소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우리 다같이 열심히 화이팅 해요! :)

NASA는 사실 기술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일하고 싶은 곳 아닐까요?
그런 NASA에서 포닥생활을 하시고, 또 확고한 목표의식이 있는게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고 부럽습니다. ^^
순수하게 여쭤보는건데 혹시 NASA에서 포닥으로 일한 뒤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 NASA에 취업이 되는 건가요?

정말 좋은 질문인거 같습니다 :) JPL의 경우만 말씀드리자면 최근에는 통계적으로 보통 포닥의 1/4 (혹은 그 이하) 정도가 JPL에 정규직으로 채용이 됩니다. 크게 세가지 부류로 나뉘는 거 같아요 :)
1. 자신이 미래에 하고싶은 것이 뚜렷한데 JPL에서는 그 방향으로는 정규직 채용이 힘들거 같은 경우
2. 자신이 미래에 하고싶은 것보다는 JPL에 무조건 남고 싶은 경우 (보통 이 부류가 JPL내에서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자신이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포닥이후 정규직으로 전환을 합니다).
3. 자신이 미래에 하고싶은 것이 뚜렷하고 JPL은 그렇지 못한 경우 (e.g., 교수)

저같은 경우는 3이 70프로, 1이 30프로 정도인거 같아요 :) 저는 저만의 미래의 계획이랑 목표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직 쪽으로 가야하는데 현재 JPL에서는 연구직 쪽으로 정규직을 잡는 것이 많이 힘든 상황이라 (추후 변할 수 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직쪽으로 많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