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밭 사이 Purdue에서의 전기공학과 박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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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퍼듀 대학교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전자공학과) 에서 Quantum imaging을 연구 하고 있는 최현수 입니다. 벌써 퍼듀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지내오면서 제가 느꼈던 퍼듀와 그 주변 환경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우선 저희 학교는 인디애나주에 위치해 있습니다. 인디애나주는 시골뜨기라는 뜻의 “Hoosier” State이라고도 합니다.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저희 주는 시골입니다. 학교 주변을 구글 맵에서 위성사진을 보면 학교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변이 전부 초록색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학교 근처를 여행하다 보면 전부 옥수수를 기르는 밭 밖에 보이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학교는 시골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이 옥수수들을 이용하여서 만든 Corn Maze를 탈출하는 게 지역 행사일 정도로 인디애나는 옥수수 밭이 유명합니다.
그림 1. 구글맵에서 본 학교 근처 위성 사진
날씨의 경우, 저희 동네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사계절이 뚜렷한 점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한국보다는 조금 더 극단적인 날씨를 보여줍니다. 여름에는 한국보다 살짝 더운 느낌이라면, 겨울에는 한국의 제일 추운 날씨가 겨울 내내 지속되는 느낌입니다. 지난 목/금에는 최고 기온이 36도로 매우 더운 날들이 계속되었고, 겨울에는 눈이 한번 오면 무릎을 넘는 높이까지 올 때도 있습니다.
그림 2. 뒷마당 눈 사진
퍼듀에 처음 왔을 때는 주변에 너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서 근처 대도시인 시카고나 인디애나 폴리스에 자주 다녀왔습니다. 시카고는 학교로부터 2시간 반정도 떨어져 있는데, 퍼듀는 동부 표준시 (EST)를 사용하고, 시카고는 1시간 차이인 중부 표준시 (CST)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시카고를 갈 때는 1시간을 얻고 돌아올 때는 1시간을 잃어버리는 느낌이 듭니다. 시카고는 시카고 피자, 밀레니엄 파크의 콩 모양 조형물인 Cloud Gate, 재즈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저도 그래서 시카고 가서 제일 먼저 한 것이 Cloud Gate에서 사진 찍고, 시카고 피자 먹기였습니다.
그림 3. 클라우드 게이트 앞 사진
다른 대도시는 인디애나폴리스(인디폴)는 학교에서 약 1시간 정도 가면 있는 도시입니다. Indy500이라는 레이싱으로도 유명한데 모나코 그랑프리, 르망 24시와 함께 모터스포츠 트리플 크라운 시리즈를 이루는 자동차 경기입니다. 저는 작년에 보러 갔었는데 차들이 처음에는 예열을 위해 safety car와 같이 천천히 달리다가 점점 속도를 높여 이윽고 최고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할 때의 짜릿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림 4. 인디500 사진
경기를 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금방 친해져서 같이 맥주 마시면서 경기를 보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 입니다. 맥주가 다 떨어지면 옆에서 마시라고 다들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기를 보고나서, 인디폴에서 꼭 들러야 할 맛집인 Asaka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일식을 먹을 수 있어서 가끔 롤이나 초밥이 먹고 싶으면 저녁 먹으러 다녀올 정도로 퍼듀내에선 유명합니다.
그림 5. 아사카 사진
인디폴은 학교 랑 비교적 가까워서 미국 공휴일을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아서 많이 다녀왔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 공휴일, 독립 기념일 (Independence Day, July 4th)에 다녀온 인디폴 입니다. 독립 기념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불꽃놀이가 이뤄집니다. 여태까지, 학교 근처, 시카고, 인디폴, 뉴욕에서 봤는데, 더 대도시인 시카고 보다는 인디폴이 오히려 화려하더군요.
그림 6. 독립 기념일 불꽃놀이 사진
미국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행사는 할로윈이겠죠? 집집마다 할로윈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물론, 할로윈 테마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그림 7. 인디폴 할로윈 축제 사진
처음 왔을 때는 이렇게 주변 도시들을 자주 놀러 다녔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니 아무래도 학교 근처에서 할 일들을 찾게 되더군요. 그래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아무래도 헬스장이 한국보다 프리 웨이트 하기에는 훨씬 좋습니다. 한국 헬스장은 머신이 좋은 대신 파워렉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헬스장 규모부터 다르기 때문에, 파워렉도 머신도 충분하고 땅데드 할 수 있는 구역도 따로 있어서 운동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그림 8. 학교헬스장 사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파워렉이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규모로 있고, 헬스장 안에 수영장, 스쿼시장, 복싱장, 배드민턴 장 등 큰 건물 하나 전체가 전부 운동을 위한 장소로 존재하여서 운동하기 매우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테니스도 많이 쳐서 저도 한때 테니스를 열심히 했습니다. 한국에 들어갔을 때 치려고 했을 때는 실내 코트 찾기도 어렵고 예약하기는 더 어려웠습니다만, 학교 실내 테니스장도 있고, 간혹 아파트들 중에서 주민들이 무료 사용 가능한 테니스 코트도 있어서 친구 아파트 놀러가서도 많이 했습니다.
그림 9. 학교 테니스장 사진
미국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운동이 골프인데요, 한국의 경우 가격이 비싸서 골프를 쉽게 접하기 어려웠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골프는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해서 한국 분들 중에는 미국에 오신 김에 골프를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림 10. 해 질 녘 골프장 사진
미국에선 라운딩이 카트 포함 인당 약 $40내외 좋은 골프장을 가도 대부분 $100 아래에서 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페어웨이에 카트 진입이 가능해서 한국에서 치는 것 보다 수월하게 진행이 가능합니다. 골프 치시는 분들과 이야기해보면, 많은 분들이 미국에 라운딩 가격도 부러워하시지만, 그것보다 연습장을 부러워하십니다. 한국은 거의 모든 곳이 연습 매트에서 연습을 합니다만 미국은 이렇게 잔디밭에서 연습이 가능합니다. 흔히 골프는 구력과 함께 잔디밥을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미국에서 원 없이 잔디에서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본인 집에 초대하고 또 초대를 받아서 놀러 가는 것도 되게 흔해서 저도 저희 집에 사람들을 많이 초대하는데요, 위에서 잠깐 보여드린 뒷마당 사진 에서 유추하셨겠지만 저는 아파트를 싫어해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림 11. 뒷마당 사진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은 뒷마당입니다. 늦봄부터 가을까지 나무가 푸르러서 뒷마당 보는 재미가 있는데요, 가끔 쉬고 싶으면 뒷마당에 혼자 앉아서 숲 보면서 멍 때리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림 12. 그릴 바비큐 사진
미국에서는 가정집마다 가스 그릴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 이 집에 이사 온 뒤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바비큐를 자주 해먹습니다. 처음에는 스테이크/삼겹살만 굽던 것이 나중에는 양고기, 랍스타, 새우 등 다양한 종류의 바비큐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가스 그릴을 계속 사용하다 보니 나중에는 나무 바비큐를 해보고 싶어져서, 불멍할때만 쓰던 화로대를 이용, 나무 장작 바비큐에 도전을 합니다.
그림 13. 나무 바베큐 사진
이런 바비큐 그릴을 사서 나무 장작에 고기를 구우니 확실히 가스 그릴에서는 느낄 수 없던 맛이 납니다. 저 그릴 사고 한동안은 시간 여유 있을 때마다 사람들 불러서 바비큐만 해먹어서 한동안 머리에서 바비큐 냄새가 안 빠졌을 정도입니다. 물론 불멍과 함께 장작불에는 스모어가 빠질 수 없어서 스모어도 자주 해 먹었습니다.
요즘 집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뒤에 남는 공간에 골프 연습장 만들기를 진행중입니다. 지인이 졸업하면서 골프 연습 매트와 그물 망을 주고 가셔서, 집에 남는 공간을 활용해서 골프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정리는 다 끝내고, 평탄화 작업만 남은 상태입니다만, 일이 바빠져서 아직 완성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림 14. 골프장 자리 정리 전 / 후
그림 15. 평탄화 작업 중
이렇게 저희 펴듀에서의 박사 생활을 공유해 드려보았는데, 간접적으로 나마 퍼듀에서의 생활을 체험한 느낌이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사진첩 보면서 추억을 회상하니 즐거웠습니다. 훗날 이 에세이를 보면 또 새로운 감정이 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Maize or Corn ,no matter what as a Food Scientist, Please feel free contact me if you don't mind. foodcenter@jbf.kr
베짱이 생활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생활하시는 모습 보여주시니 너무 반갑습니다~ 헬스장이며 바베큐며..스케일이 남다르네요!! 찐..이네요 ㅎㅎ 즐기면서 연구생활 하시는것 같아 보기 좋아요 ^^
주택에 사시니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 보입니다. 마당에서의 장작 바베큐 생각만 해도 맛있네요. 골프장 평탄화 작업도 낭만적으로 보이구요.^^ 레이싱 스타디엄에 사람들이 빼곡한 것이 인상적이에요. 굉장히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거 같습니다
체육관 시설이 어마어마하네요.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