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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Canada)속의 작은 프랑스, 퀘벡시티(Quebec City) 탐방기(1)

1. 캐나다에 대한 생각
여러분들은 “캐나다”라는 나라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인가? 국기에도 그려져 있다는 단풍(maple)? 높이 솟은 침엽수? 흰 눈이 덮인 스키장? 캐나다에서 왔다는 유학생친구? 각자 살아온 경험에 따라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생각은 이와 같은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누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나는 활기찬 18세기 프랑스풍의 도시 “퀘벡시티”를 이야기할 것 같다. 물론 한번도 캐나다에 가보지 않았던 작년의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이렇게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은 작년 5월에 ECS (Electrochemical Society)의 207번째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비록 10일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먼 거리만큼이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글에서는 학회 일정 중에 돌아본 캐나다 퀘벡시티의 모습과 캐나다 퀘벡주에서 느낀 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솔직히 자신을 평가해보면 해외여행의 경험이 많지 않아 외국문화의 특색을 뽑아낼 수 있는 혜안을 가지지 않았으며, 독서량도 많지 않아 생각의 깊이도 얕고, 글 쓰는 재주마저 없다. 해외 특히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퀘벡시티 인근의 토론토, 몬트리올 및 미국 동부에 많은 한인이 살고 있으며, 그분들 중 다수가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자, 괜한 일로 여러 사람들의 눈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으로 변하여 여행기 쓰기를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비록 웹진의 담당자께서는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자유로이 써달라고 하였지만,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행 1주년이라는 개인적인 기념을 위하여 간신히 용기를 내고, 저장된 사진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는 중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정리하며 간신히 이 글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솔직히 이런 말 하기는 부끄럽지만, 웹진 담당자께서 약속하신 “원고료”가 작성해야겠다라는 의지를 키운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어떤 형식으로 쓸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단순한 방법을 택하였다. 즉, 가지고 있는 사진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나열한 후 여행과정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였으며, 이해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안내책자와 웹 페이지를 검색하여 추가하였다. 사용된 사진은 대부분 직접 찍은 사진(속칭 직찍)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일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진은 포탈사이트 혹은 개인 블로그에서 가지고 왔다. 퍼간다는 사실을 일일이 알려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만약 소유자께서 사용을 불허하신다면 기꺼이 사죄와 함께 해당 사진을 삭제하도록 하겠다. 2. 여행준비 그리고, 출국
ECS의 207번째 학회가 5월 15일부터 20일간 캐나다 퀘벡시티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4월 중순이 되어서야 학회 참석이 결정되었다. 학회 일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으므로 인터넷으로 캐나다와 퀘벡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급히 여행계획을 짜려고 하였다. 그런데, 캐나다전도를 보는 순간, 엄청나게 먼 거리에 막막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캐나다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으나, 캐나다가 이렇게 넓은지, 그리고, 퀘벡주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지는 이때 처음 알았다. 인천에서 밴쿠버(Vancouver)까지 거리가 약 9500km인데, 밴쿠버에서 퀘벡시티까지의 거리가 대략 5000km로, 대한민국에서 캐나다간 태평양의 절반을 캐나다 내에서 이동하여야 한다. 편도 총 15000km의 대장정.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밴쿠버에서 퀘벡시티까지 연결되는 비행기편의 좌석이 없어서 밴쿠버에서 몬트리올(Montreal) 혹은 토론토(Toronto)까지 캐나다 국내선으로 이동한 후, 차량이나, 기차 등의 지상 교통수단으로 퀘벡시티까지 가는 수 밖에 없었다. 한참 동안 여행일정을 정하기는커녕,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가, 출국 10여일 전에 간신히 밴쿠버에서 몬트리올까지는 웨스트젯(Westjet)이라는 캐나다 국내항공편을 예약하였으며, 몬트리올에서 퀘벡시티까지는 오를레앙 익스프레스(Orleans Express)라는 고속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한 후에 여행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캐나다 관광청의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면적 998만 4670 ㎢로 한반도의 약 45배 면적을 가지고 있으나, 총인구는 약 3200만 명으로 1 km²당 겨우 3.3명의 인구밀도를 가진 나라이다. 주요 도시는 미국 국경인근과 동쪽해안과 서쪽해안을 따라 발달하였으며, 중앙은 넓은 평야로 거의 개발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워낙 넓고 산악지대가 많아 지역마다 기후가 다른데, 서부의 밴쿠버지역은 여름은 20°C 전후로 서늘하고, 겨울도 춥지 않은 반면, 내륙 로키산맥 부근의 밴프(Banff) 지역은 여름에도 겨울 옷이 필요할 정도로 서늘하고, 겨울은 영하 20°C 이하의 혹독한 추위가 몰려올 정도로 지역에 따라 기후는 다르다고 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퀘벡지역은 연중 비가 많이 내리고 사계절이 확실하지 않으며, 봄가을은 짧은 대신 겨울은 길고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한다.
캐나다는 형식적으로 연방제에 바탕을 둔 입헌 군주국으로 영국의 왕위계승자가 국가수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내각책임제의 연방공화국이다. 노바 스코샤(Nova Scotia), 뉴브론스윅(New Brunswick), 뉴펀들랜드(New Foundland), 마니토바(Manitoba), 브리티쉬 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사스카츄완 (Saskachewan), 알버타 (Alberta), 온타리오 (Ontario),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PEI), 퀘벡 (Quebec)등의 10개의 주와 노스웨스트 (Northwest Territories), 누타부트 (Nunavut Territory), 유콘 (Yukon Territory)등 3개의 준 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토가 넓을 뿐만 아니라 동서로 길게 퍼져있어, 6개의 시차를 두고 있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밴쿠버 등이 속한 태평양연안 표준시는 17시간 늦으며, 토론토 및 퀘벡시티 등이 속한 동부 표준시는 14시간 늦다. 캐나다 최초의 원주민은 약 3만년 전 아시아에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간의 육로를 통하여 도착했다고 생각되며, 프랑스와 영국 탐험가들에 의하여 개척된 이후, 17세기에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주민들에 의해 형성된 도시가 오늘날의 대도시로 발전하였다. 수 차례의 프랑스와 영국간의 전쟁과 조약 그리고 미국독립의 영향으로 1867년 오늘날과 유사한 캐나다 자치령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이후에 서부로의 개척이 이뤄져 오늘날과 같은 산업의 기반이 확립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캐나다의 역사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과 인디언이 얽혀있으며, 현재 서쪽은 영국계 주민이, 동쪽은 퀘벡주를 중심으로 프랑스계 주민이 각각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유지한 채 살고 있다.

퀘백주를 상징하는 기
최근에 불거진 퀘벡의 독립문제는 캐나다의 중요한 정치 이슈이다. 퀘벡은 1763년의 파리조약에 의해 영국이 프랑스로부터 할양 받은 옛 프랑스 식민지로 주민의 3/4(캐나다 인구의 약 29%)이 프랑스계이다. 정치적인 이유인지, 민족적 특성에 기인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어 외에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하는 등 연방 정부의 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독립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1970년에 있었던 주 의회 선거에서 퀘벡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퀘벡당(Bloc Quebecois)이 압승하여 프랑스어를 유일한 공용어로 하는 '프랑스어 헌장'이 실시되는 등 분리정책이 강행되었으며, 주의 자치권을 확대하여 연방을 유지하려는 개정헌법이 1992년 반대 55%로 부결되었다. 그러나, 1995년의 퀘벡주 독립선거도 50.56%의 반대로 부결되어 현재와 같이 캐나다 연방에 남아있으며, 분리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약 10시간 가량의 비행은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단지 지겨운 시간을 보냈고, 좁은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에서의 불편함과 기내의 건조한 공기를 견디기 위하여 여러 번 백포도주를 마시느라 기내승무원을 귀찮게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베링해(Bering Sea) 부근을 지날 때 창밖으로 보이는 빙하 및 설원의 모습이 멋졌으니, 혹시 부근을 여행하시는 분을 꼭 한번 봐두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아무튼 반은 깬 듯 반은 잠든 듯한 긴 비행 끝에 비행기는 밴쿠버 비행장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밴쿠버에서 퀘벡시티까지의 여정은 생략하기로 한다. 영어권에서 불어권으로 넘어갈 때 처음에는 좀 당혹스러웠으나, 대부분의 캐나다 젊은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며, 묻는 것에 대하여 비교적 친절하게 대답해주어 큰 문제는 없었다. 또한 관광객을 상대하는 식당 및 가게주인, 숙소 및 교통수단에 관계된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로 소통 가능하여 먹고 자고, 이동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그러나, 퀘벡주의 공식언어는 불어로 표지판 및 안내가 불어로 되어 있으므로, 간단한 불어를 알아두면 길을 찾아가는데 실수와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혹시나 불어권 지역에 여행 가시는 분은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되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방향을 나타내는 동-서-남-북은 est-ouest-sud-nord로 영어와 형태가 유사하며, 길(street) rue 혹은 boulevard를 사용한다. 전치사 of에 해당하는 것은 de 혹은 des이므로, Rue de Ste-Anne는 쌩딴 거리로 해석된다. Chateau는 성(Castle) 혹은, 저택을 뜻한다. 따라서, Chateau Frontnac은 프롱뜨낙 성이라는 뜻이다. place 광장을 뜻하므로, Place d’Armes는 다름 광장 이다. 그 외에도 최근을 뜻하는 new는 nouveau, 신제품 등의 new는 neuf이며, old는 vieux 이므로, Vieux Montreal은 몬트리올 구 시가지를 뜻한다. gare는 train 혹은 bus stop을 의미하므로, Gare de Palais는 빨레역, Gare de Leuis는 레비역을 의미한다. 우여곡절 끝에 퀘벡시티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으로 밤 12시 30분이었다. 한밤이라 깜깜하고,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으며, 5월 중순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오고 있었다. 방향도 갈 길도 모르는 먼 도시에서 얼어 죽지 않으려면 빨리 숙소를 찾아야 했다. 앞에 보이는 택시를 잡고, “Chateau Frontnac hotel, please.” 무조건 샤토 프롱트낙 호텔로 향했다. 3. 학회 그리고, 신 시가지(Grande-Alle)의 모습

구 퀘백시티의 인공위성 사진. 위가 동, 우측이 서쪽임.
퀘벡시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학회에 등록하기 위하여 아침 일찍 일어났다. 학회장은 호텔에서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거리로 산책 삼아 걷기에 적당했다. 잘 가꿔진 정원과 18세기 풍의 건물들에 현대의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학회장으로 가는 길은 즐거웠다. 학회장은 “Quebec City Convention Center”로서 제법 크지만 조금은 낡아 보이는 현대식 건물이었다. 학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본 바로는 2층이 중앙로비로서 등록과 전시를 위한 장소이며, 1층이 주요 발표장이었다. 그런데, 건물에 들어와서 2층에 올라가보니 당연히 보여야 할 등록 부스(booth)는 보이지 않고, 학회와 전혀 상관없는 사무실 건물에 정장 입은 사람들만 가득하였다. 놀라서 여기저기 헤매다 학회참석자로 보이는 양복 입은 사람들을 따라서 간신히 학회장에 도착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건물이 경사진 언덕을 깎아 지어진 관계로 내가 올라간 뒤쪽은 2층이었으며 학회장은 본 건물이 아니라 별관건물이라 미로처럼 복잡한 길을 다시 이동하여야 했다. 나중에 보니 건물 전면에는 학회에 대한 안내가 되어있으나, 건물 뒤편에는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 건물 뒤 게시판에 학회에 대한 안내문이라도 한 장 붙어있었다면 그렇게 놀라지 않았을 텐데. 세심한 안내가 아쉬웠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학회에 등록하였고 학회장을 돌며 관심 있는 분야에서 참석하였다. 학회장의 분위기는 여타 다른 학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발표와 토론, 그리고 기념 강연을 듣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학회일정 때문에 신 시가지는 주로 학회일과가 끝난 저녁에 둘러보았다. 흐린 날씨에 해가 저무는 저녁 풍경만 봐서인지 전반적인 인상은 좀 침울하였다. 아래의 위 사진은 식당에서 아침식사 중 바라본 시청(city hall)의 모습이다. 시청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는데, 옛 건물에 현대의 자동차와 사람들이 다니는 모습이 퀘벡시티의 현재의 모습을 잘 나타내는 듯하다. 아래 사진은 버거킹 햄버거가게의 모습이다. 도시 분위기에 맞는 미관을 고려하여 큰 간판을 설치하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신시가지의 모습. 위 사진은 아침식사 중에 바라본 시청의 모습, 아래는 햄버거가게인 버거킹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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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훈(htlaz) 2024-04-28

캐나다 퀘벡은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예전 독립도 시도했었던거로 고등학교 세계사에서 배웠었고.
목적하신바 모두 이루시고 건강 잘 챙기시고요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