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두 마리 용~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2006-11-08
김연진 : neurokim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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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처음 방문한(?)적이 바로 2004년 호주에서 있었던 학회 참석을 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기에 잠시 싱가포르를 다녀올 수 있었고, 그 이후로는 대학간의 공동연구 프로젝트 참여 연구원 자격으로 몇 번 싱가포르를 다녀올 수 있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이번에 처음 방문하는 국가이다. 싱가포르하면 한국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 동남아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선진국?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 허브공항? 쇼핑의 천국? SARS파동? 대략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말레이시아는 어떤 생각을 할까? 싱가포르 보다는 못한 나라? 이슬람 국가? 최근 외국인 은퇴이민을 광고하는 나라? 영어 조기교육으로 부상하는 나라? 대략 이럴 것 같다.
단군 이래 이번 추석연휴가 가장 최대의 연휴가 될 것이라는 예보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는지 공항에는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단수여권을 들고, 병무청 국외여행허가서와 함께 출국신고서를 제출하고 출국신고를 한 뒤에 바로 짐을 붙이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인천공항에서 싱가포르까지는 대략 6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Singapore Chang-i Airport)은 총 두개의 국제선 터미널이 있으며 현재 세 번째 터미널을 건설 중에 있다. 세계 항공기의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 한 발짝 더 다가서는 느낌을 받았으며, 면세구역은 입국과 출국 시 동일하게 이용을 할 수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입국장을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도 있을 듯 하다. 제2 터미널로 입국을 했을 때 입국장을 찾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과는 다른 후끈한 날씨가 나를 반겨 주었다. 형이 있는 말레이시아까지는 또 차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간단히 햄버거로 저녁을 대신하고 말레이시아 입국을 했다. 싱가포르는 한국 국적자 에게 30일의 체류비자를 발급하고, 말레이시아는 90일 체류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원래 한 국가였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일본군이 점령을 하다가 일본의 패망이후 다시 영국 식민지가 되었는데, 중국인들의 반식민지 운동으로 인해 1959년 새 헌법을 공포와 함께 싱가포르도 자치권을 인정받아 말레이시아에서 따로 독립하여 하나의 국가로 태어나게 되었고, 1965년8월 완전히 독립하여 지금의 싱가포르가 되었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까지는 현재 두 군데의 출입국장이 있고, 제3의 출입국장 건설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현재 보류된 상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 싱가포르 북쪽의 Woodland Check Point이고 다른 한 곳은 싱가포르 서쪽의 Tuas Check Point가 있다. Woodland Check Point를 통과하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말레이시아 입국장과 세관검사대가 나온다. 이 지역을 빠져 나오면 말레이시아의 두 번째 대도시인 Johor Bahru (JB: 조호바루)에 도착한다. 입국장을 중심으로 다운타운이 형성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형이 있는 지역은 다운타운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Skudai, Taman Bukit Indah 지역으로 Tuas Check Point Parkway Interchange가 있는 지역으로 새로 개발되는 주거지역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와 JB간의 경제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JB 지역을 면세구역으로 지정하고, 지하철공사와 함께 경제특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정부차원에서 법안 통과를 하여 올해부터 진행을 하고 있다. 이 경제특구 개발이 완료된다면 싱가포르와 비슷한 경제수준으로 될 것이며, 싱가포르와의 교류가 지금보다는 더 활발히 될 전망이라 외국인들의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 법안 통과로 JB 지역의 경제활동은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싱가포르와 마주보고 있는 Danga Bay 지역은 현재 해변지역 재정리와 개발로 인해 고급 식당과 노천카페와 각국의 벼룩시장이 있어 싱가포르 사람들도 주말에는 이곳으로 여행을 오기도 한다.
싱가포르에 있을 때에는 중국어를 사용해도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영어를 구사하는 한국인들은 조금 어려움이 있다고들 한다. 화교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것 이라고 한다. 그럼 싱가포르의 관용어는 무슨 언어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라고 할 것이다. 아니다. 싱가포르의 관용어는 말레이어며 국가도 말레이어로 부른다. 다만, 공문서는 영어를 위주로 사용하며, 일상생활에서는 영어, 중국어(Mandarin)를 사용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상황이 다르다. 원래 국어가 말레이어고, 영어, 중국어(Mandarin), 광동어(Cantonian)를 구사해야 되기 때문이다. 화교권들 중에서 광동성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 포준어로는 대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경제권은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와 제반사항은 말레이 현지인들이 관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과 싱가포르와는 사뭇 다른 사회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있으면서, 음식문화에 굉장히 생소한 것들이 있었다. 이 곳에서는 외식이 보편화 되어 있다. 주거지역마다 큰 식당밀집지역이 있어 그 곳에서 매끼니 식사를 해결하고 집에서 직접 해 먹는 경우가 바로 한국에서 말하는 외식수준이 되는 것이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녁식사시간에는 온 가족이 나와서 식당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다. 주로 국수 종류가 많았으며, 인도, 말레이, 태국 등의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다민족 다인종 국가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점이었다. 아직 JB에는 한국인이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말레이시아의 수도 Kuala Lumpur(쿠알라 룸푸르)나 Penang(페낭)에 거주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교육은 현재 조금씩 영어 교육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있으며, 유치원 때부터 영어와 중국어를 기본적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JB에는 총 두 군데의 종합대학이 있는데 University Technologi Malaysia(UTM)와 Taman University가 있다. 이 중에서 UTM은 최근에 발표된 세계대학 순위에서 50위정도 껑충 뛰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말레이시아 유일의 공과종합대학이다.
싱가포르의 말레이시아의 큰 차이는 사람들의 얼굴표정일 것이다. 언젠가 언론매체에서 외국인들은 한국사람들이 웃지 않고 뭔가에 화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화난 모습은 아니지만, 무표정인 점이 어딘가 정이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경우 항상 웃는 모습과 부지런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두 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싱가포르의 농수산물, 수자원, 육류 등 생필품의 대부분을 말레이시아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 사람들의 주말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세계의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허브공항과 의료허브를 통해 다시 한번 발전을 하려는 싱가포르와 이슬람권 국가들의 경제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이웃 나라인 싱가포르의 발전을 배우고 도움을 받아 선진국이 되기 위해 도상하는 말레이시아를 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역시 만석으로 추석연휴의 성수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동남아의 두 마리 용이라고 자칭하고 싶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하지만, 그들에 대한 우리는 너무나도 환상에 싸여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두렵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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