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말레이시아의 Kluang이라는 곳을 아시나요?

'말레이시아'하면 아름다운 자연, 풍부한 자원, 다인종 국가, 이슬람이 국교인 나라, 신혼 여행이나 가족단위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싱가포르와 국경지역인 Johor Bahru는 말레이시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Johor Bahru 남쪽의 Nusajaya지역을 중심으로 경제특구가 지정되어 Educity, Medicity, Resort 등이 들어설 계획으로 개발이 한창입니다. 싱가포르 자본과 특히, 많은 중동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요. Johor Bahru와 Kuala Lumpure를 잇는 고속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Ayer Hitam과 Batu Pahat라는 곳으로 가는 길과 다른 한쪽은 Kluang과 Kota Bahru로 넘어가는 길로 나뉘어 집니다. 이번에 자동차 여행을 한 곳은 바로 Kluang 이라는 곳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도로는 그다지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간혹 가는 중에 울퉁불퉁한 길이 나타나거나, 인도나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무단으로 도로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Kluang을 향해 가다 보면 간판에 Zenxin Organic Park라고 적혀 있는 넓은 재배단지가 보입니다. 한국처럼 아직 유기농 제품에 대해 인식이 높지 않지만, 대형 마트는 여기서 재배된 야채들이 깨끗하게 씻겨 판매가 됩니다. 'Ready to Eat'라고 광고를 할 정도로 말레이시아에서 유기농 제품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배단지에는 드래곤 아이라는 과일이 대부분 생산되고 있고 중간중간에 한약재를 재배하고 있으며 각종 화분과 유기농 관련 야채, 과일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재배지가 넓기 때문에 자전거로 하이킹을 즐기거나 투숙을 할 수 있어 좋은 여행지이자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과일인 드래곤 아이의 가격은 시내 일반 과일보다 5배 정도 비쌌습니다.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농장은 금세 사람들로 어수선해 지고,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목적지인 Kluang으로 향했습니다. Kluang은 보기에 작은 도시인 것 같지만 Johor Bahru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고 화교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한 곳의 호텔, 두 군데의 쇼핑몰이 들어서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큰 MBO라는 극장 체인이 들어와 있는 곳입니다. Kluang에서 Johor Bahru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매 10~15분마다 운행되며 기차와 함께 고속도로 역시 시원스럽게 뚫려 있어 교통이 편리한 곳입니다. Kluang 출신들의 화교들은 Kuala Lumpur나 Singapore에서 자리잡아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지내고 있어 명절 때면 고향을 찾는 W로 시작되는 자동차 번호판과 S로 시작되는 Singapore 자동차 들로 도로는 꽤 번잡스럽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곳에 Singapore와 Kuala Lumpur의 중산층을 겨냥한 주택 분양도 실시하고 있어 깨끗한 공기에 조용한 분위기에 쉬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좋은 쉼터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Kluang에 도착을 해서 첫번째로 찾아간 곳은 바로 커피점! 지금은 Kluang 시내에도 커피점이 있지만, 원래는 Kluang 기차역 한쪽에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시내에도 분점을 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사실 커피점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2대째 내려오는 커피농장과 직접 원두를 볶아 즉석에서 내리는 말레이시아 전통 커피를 고집하고 있어서 그 맛과 향이 남다릅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아마 이곳에서 살고 싶을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영국식 교육을 받은 이곳 주인아저씨는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지금까지 자기 커피점에 한국인이 찾아오기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흔히들 인도네시아 커피가 쓰다고 합니다만, 말레이시아 커피도 한국 커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쓰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림8처럼 블랙으로 한잔 진하게 내린 커피는 에스프레소와는 다른 맛을 냅니다. 쓴 맛 뒤에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이 커피맛을 잊지 못할 듯 합니다. 직접 원두를 볶아 진공팩으로도 판매를 하고 있어, 기념으로 갈은 원두와 티백 원두를 사 가지고 커피점을 나왔습니다.
Kluang은 한국의 작은 읍내와 같이 발전이 되지 않은 도시입니다. 구성원들 대부분이 화교라서 도로표지판 외에는 대부분 중국어로 된 간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로 표지판은 말레이어와 아랍어로 되어 있고 간혹 영어로 된 도로 표지판이 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한 곳은 Kluang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으로 소고기와 천엽으로 만든 면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한 20여분을 기다려서 겨우 자리를 잡아 앉았습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간식으로 말레이시아 전통 빵을 먹어보자는 말에 그 다음 장소로 이동한 것이 바로 그림 12의 장소입니다. 이 곳에서는 말레이시아 전통 빵과 기름에 튀긴 밀가루 음식 등을 파는데 사진을 찍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어서 주인 아저씨한테 한국인이라 기념으로 찍고 싶다고 했는데도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결국 나와서 가게만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것들을 먹었으니, 이제는 근처의 여행지를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워낙 작은 동네이다 보니 마땅한 여행지가 없었는데, 근처에 산이 있어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Johor Bahru에 있을 때는 근처에 산이 없어 산 구경을 못했는데, 이곳에 와서 산을 구경할 수 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니 등산하러 온 사람들, 아이들과 손을 잡고 올라오는 가족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산에는 원숭이들이 사는데 원숭이가 바나나를 따서 껍질을 까서 먹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으니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동물원에서 보는 원숭이가 아닌 야생 원숭이지요. 정상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올라가다가 내려 왔습니다. 간호사가 중국에서 온 불교와 말레이시아 화교들의 토속신앙이 합쳐진 덕교(德敎)라는 곳이 있다길래 한 번 가 보았습니다. 아래의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려고 해서 이제 다시 Johor Bahru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에 초대하겠다는 간호사의 말에 지난번 코센 날책방에 소개한 적이 있는 음식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싱가포르 정부의 여행책자에 소개된 “화끈한 생선 대가리 요리“. 이름이 조금 황당하지요? 식당은 카레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생선 대가리 보다는 생선을 먹는 것이 괜찮은 것 같아 생선으로 만든 카레 요리를 먹었습니다. 맛은 한국의 카레와 다르기 때문에 적응이 되기 전까지는 조금 맛이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맺으면서…… 이번 여행은 협력기관으로 되어 있는 Johor Specialist Hospital의 Sutera Health Care Center 간호사가 Kluang Hospital의 ICU로 근무지를 옮긴다고 하여 같이 동행을 했던 것입니다. 한국인으로서 개인적으로 여행하기 쉽지는 않은 장소이고 Kluang에서 오는 환자가 몇몇이 있어 어디인지도 구경해 보고 싶어서 하게 된 여행입니다. Kluang은 Johor Bahru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작은 도시지만 그래도 쉽사리 다녀올 수 없는 곳이기에 당일 치기라는 시간적인 제한 속에서 알차게 온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데 옆에는 야자수와 바나나 나무들이 열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늦은 저녁시간에나 Johor Bahru의 Skudai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 좋아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