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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두 연구기관 Sematech 과 IMEC

1. 머리말 1947 년 벨 연구소에 근무하던 세 명의 연구원에 의해서 발명된 트랜지스터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한 가지로 꼽히고 있으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트랜지스터 개발 초기에는 개 개의 트랜지스터를 기판에 조립하여 산업에 응용하였으나 집적회로의 발명으로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여러 소자들을 한 개의 칩에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집적회로는 기억소자, 연산소자 등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그 응용 범위가 나날이 넓어지고 있다. 1965 년 무어는 집적회로의 집적도가 일년에 두 배씩 증가 할 것이며 집적회로의 가격은 그 새로운 성능에 비해서 오히려 저렴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 놓았는데 이는 무어의 법칙으로 불리며 약간의 수정을 거친 상태로 오늘날 까지 거의 예외 없이 집적회로의 발전 속도를 잘 맞히고 있다. 집적회로의 발달이 눈부시게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집적회로의 연구 및 설비 비용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 오늘날 최신 집적회로를 제작하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연구 및 설비 자금이 들어가고 있고 따라서 이러한 연구를 한 회사에서 독자적으로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큰 위험 부담이 따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일찍이 1980 년대에 당시 반도체의 선진국들인 미국과 유럽에서 인지되어 왔고 이 당시에 미국 및 유럽 기업체들과 정부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 연구소를 기획 설립하였다. 이러한 결과 태동한 연구소가 1984년 유럽의 벨기에서 설립된 IMEC과 1988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설립된 Sematech이다. IMEC와 Sematech은 설립된 이래 개별 기업이 수행하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큰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들을 시험해오고 있으며 수많은 새로운 기술들이 성공적으로 개발되어 실제 반도체 제작에 이용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IMEC과 Sematech의 역사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연구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2. Sematech 2.1. Sematech의 역사 미국은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발명한 이래 반도체 산업에서 1980년 대 초까지 절대적인 선두 주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다가 일본 등의 급격한 추격으로 1980년 대 중반에는 그 절대 강자의 위치를 위협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14 개의 회사들은 공동 연구를 계획하게 되고 미국 정부 또한 자국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 지원금을 투자하여 1987년 텍사스 오스틴에 Sematech을 설립하게 된다. Sematech의 설립 목적은 투자 위험이 큰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여 각 회사들이 적은 연구비용으로 최대의 연구 성과를 거두는 데 있었다. 1994년까지 Sematech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 결과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다시 그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 1996년부터는 미국 정부가 투자를 중단하게 되고 산업체들만의 투자로 Sematech이 운영되게 된다. 1995년 중반에 반도체 산업은 큰 전기를 맞게 된다. 반도체 산업의 재료 물질인 실리콘 기판은 10 cm, 15 cm, 20 cm 등 점점 커져 왔으며 1995년 중반 경에는 30 cm 기판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연구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30 cm 기판을 기반으로 한 연구부터는 반도체 기판의 대형화로 인한 연구 비용이 너무 커서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그 위험 부담이 너무 컸었다. 이러한 위험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Sematech은 1995년 국제 300mm 개발 (International 300 mm Initiative, I300I) 공동 연구를 추진하게 되고 6 개의 미국 회사와 7 개의 타국 회사가 공동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회사들은 이러한 국제 연구를 체계화 시키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결과 2000년 International Sematech라는 이름으로 Sematech은 미국 공동 연구 기관에서 국제 공동 연구 기관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International Sematech은 위험 부담이 큰 여러 가지 연구를 여러 산업체가 모여 공동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국제 연구 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지역 연구 발전 공헌이라는 두 가지 상충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지역 연구 발전을 위한 자회사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뉴욕 주 및 텍사스 주와 협력하여 이들 지방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차세대 재료 물질 연구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이와 유사한 몇몇 연구 기관을 International Sematech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2. Sematech의 역할 및 운영 앞에서도 언급 했듯이 Sematech의 역할은 공동 연구를 통한 위험 부담 감소이다. Sematech의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공동 연구에 참여하기에 앞서 자사가 필요로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하고 이들 연구 중 공동연구가 필요한 연구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의한다. 이러한 연구 중 대표적인 한 가지 예로 새로운 재료물질에 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물질이 차세대 반도체 재료로서의 요구사항을 더 이상 만족할 수 없게 되면 산업체들은 새로운 재료 물질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런데, 새로운 물질들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물질들을 실험해야 하고 이러한 경우 매우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여러 회사들이 공동으로 연구를 하게 되면 연구비를 줄일 수 있고 이러한 연구 과정은 자사의 기술을 유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공동 연구의 부담도 적다. 또한 공동 연구 결과 선택된 물질을 실제 반도체 제작에 쓰기 위해서는 각각의 회사들이 자사의 기술을 이용해 서로 경쟁하면서 따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공동 연구가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저하할 우려도 없다. Sematech은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회사들에게 자체 연구소의 인력 및 장비를 공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협력 관계에 있는 정부 연구소들의 인력 및 장비도 필요할 경우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시설 공동 이용을 통해,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회사들이 $1의 연구비를 투자할 경우 약 $16 정도의 연구비에 해당하는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자체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Sematech은 공동 연구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여러 가지 표준을 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처음 300 mm 웨이퍼 기반 기술을 개발 할 때 기판의 두께, 기판의 방향을 정의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표준을 정하고 이러한 표준을 여러 산업체들이 받아들임으로써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 Sematech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연구들 Sematech은 반도체 관련 여러 기술들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데 이 중 대표적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① 노광의 마스크로 쓰이는 resist 물질 개발 : 노광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의 병목 기술로 지적되고 있으며 연구비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노광 기술은 재료 물질, 노광 장비, 공정 등 많은 분야의 연구가 필요한 데 이중 resist 물질 개발은 공동 연구 시 큰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② 게이트 물질 개발 : 현재 쓰이는 게이트 물질은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수 많은 물질들이 차세대 게이트 물질로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들의 기본 연구는 공동 연구를 하게 될 경우 많은 비용 절감이 예상되고 있다. ③ 구리 배선 및 저 유전체 물질의 개발과 공정 개발 : 예전에는 집적회로의 배선 물질로 알루미늄을 그리고 절연체로 이산화실리콘 박막이 주로 이용되었다. 최근들어, 선폭이 줄어들고 회로의 동작속도가 빨라지면서 저항이 작은 구리가 배선 물질로 쓰이고 다양한 저유전체 물질이 절연체로 쓰이고 있다. 구리와 저유전체 물질은 지금까지 쓰이던 알루미늄 및 이산화실리콘 물질과 그 특성이 많이 다르며 물질을 제조하는 방법도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신 물질들에 관련된 기술을 공동 연구함으로써 많은 비용 및 시간 절감이 예상되고 있다. ④ 소규모 연구소나 회사들을 위한 웨이퍼 개별 공정 서비스 : 반도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100가지가 넘는 다양한 개별 공정이 필요하다. 반도체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서 이러한 모든 공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며 따라서 많은 연구소나 회사들이 이 중 일부분을 전문화하여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를 위해서는 연구하는 공정의 앞 공정 및 뒤 공정과 연관된 실험을 수행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서 Sematech은 여러 가지 개별공정을 서비스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는 소규모 연구소나 회사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3. IMEC 3.1. IMEC의 역사 1980 년 초 네델란드, 벨기에, 프랑스는 이 지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한 결과 3개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에 3가지 기관을 설립하기로 결정한다. 첫째로는 종합적인 반도체 기초 연구를 위한 IMEC의 설립, 둘째로는 반도체 제작을 수행하는 회사인 Alcatel Microelectronics의 설립, 셋째로 집적회로 디자인 기술자들을 양성하기위한 INVOMEC & MTC(Microelectronics Training Center)의 설립이다. 이 중 디자인 기술 교육 기관인 INVOMEC & MTC는 IMEC과 합병되었으며 반도체 회사인 Alcatel Microelectronics는 STMicroelectronics와 AMI Semiconductor로 분리되었다. 벨기에 위치한 IMEC은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인 반도체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신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3.2. IMEC의 역할 및 운영 IMEC의 기본 역할은 위에서 설명한 Sematech의 역할과 매우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Sematech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에 IMEC은 반도체 설계를 비롯한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 정도이다. IMEC의 운영 방식 또한 Sematech의 운영 방식과 비슷한데, 공동 연구에 관심 있는 여러 반도체 회사들이 연구비를 공동으로 부담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현재의 Sematech은 정부의 지원 없이 독립적인 회사로서 운영되고 있는데 반하여 IMEC은 아직 정부의 출연금이 약 20% 정도가 되며 Sematech보다는 연구소적인 성격이 강하다. IMEC은 주변 여러 대학 및 연구소들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또한 주변 대학들의 대학원 학생들이 박사학위를 받기 위한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주변 대학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반도체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비가 들어가고 이러한 연구비는 대학의 개별 연구소들이 부담하기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체들은 대학원생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연구를 위탁할 수 있고 대학원생들도 산업체들이 원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쉽게 취직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IMEC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생의 수는 약 150 명 정도이며 이는 전체 IMEC연구 인력의 약 20 % 정도에 달하고 있다. 3.3. IMEC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연구들 IMEC은 반도체 관련 기술뿐만 아니라 나노 기술과 관련된 태양 에너지 이용 같은 여러 기초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① 집적회로의 미래 기술 개발 : Sematech이 구체적이고 산업체와 직접 연관이 있는 집적회로 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IMEC은 광범위한 집적회로의 전반적인 미래 기술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디자인 기술, 공정 기술, 포장 (packaging) 기술 등 집적회로에 관련된 전반적인 기술을 포함한다. 한편, 공정 기술 연구의 경우 차세대 노광 기술, 저유전체 기술, 세정 기술 등을 포함하는 데 이러한 공정 기술 연구는 Sematech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와 비슷하지만 그 규모나 전문성은 떨어지고 있다. ② 나노 기술 개발 : IMEC의 나노 기술 연구는 집적회로의 미래 기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이 보다 먼 미래의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예를 들면, 먼 미래에 이용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트랜지스터 개발, 박막 제조 기술로 이용될 수 있는 자가 정합 단일 층 (self assembled monolayer) 제조 기술, 탄소 튜브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③ 인공 지능 시스템 : 미래 사회에 이용될 인공 지능 환경 구현을 위한 전반적인 연구를 수행한다. 예를 들면, 무선 통신 기술, 복합 미디어 기술 및 이러한 것을 디자인 하는 기술과 제조 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이러한 것의 응용기술로써 인간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는 소자 및 반도체 기술에 관련한 연구를 수행한다. 4. 맺음말 반도체 집적회로는 광범위한 산업에 응용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점차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모리 집적회로의 생산에서는 세계제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로직회로 등의 기타 집적회로 생산 기술은 뒤쳐져있다. 한편, 메모리 집적회로 제작의 경우에도 반도체 생산 공정 기술은 앞서있으나 반도체 생산 장비 제작 기술은 뒤쳐져 있어서 대부분의 반도체 생산 장비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구조 때문에,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이 다시 장비를 수입하는 데 유출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에 흡수되게 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장비 산업을 발전시켜 반도체 생산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국내에 흡수되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반도체 관련 연구는 그 천문학적인 연구 비용 때문에 어느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그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여곡절 끝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른 반도체 분야 및 장비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산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Sematech과 IMEC의 예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산업체들의 협력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볼 때, 우리나라에도 그 위상에 걸맞은 공동 연구기관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Sematech과 IMEC의 예를 좋은 선례로 삼아 우리나라에도 그에 버금가는 반도체 공동 연구 기관이 설립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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