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에서의 대학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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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캐나다의 수도에 위치한 University of Ottawa (uOttawa)에서 지질학을 공부하고 있는 강명학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의 수도를 토론토나 밴쿠버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오타와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입니다. 사실 저도 처음 오타와에 왔을 때는 많이 실망을 했지만 이제 저에겐 거의 10년쯤 살면서 제 2의 고향이 되버린 애증의 도시입니다. 오타와는 계절이 두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겨울은 정말 춥고, 여름은 정말 더운 도시입니다. 오래 이 곳에 살았지만 종종 눈이 4월에도, 가끔 5월에도 내리는 날씨는 여전히 놀랍습니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학교는 3월부터 닫은 상태이며,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중이고 가을 학기 역시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오타와는 토론토나 몬트리올 같은 주변의 큰 도시에 비해 확진자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비지니스가 문을 닫은 상태였는데 몇 주 전부터 오픈을 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대부분이 오픈한 상태입니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저는 거의 집을 나가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원래라면 여름에도 사람들이 가득한 캠퍼스인데 문을 닫은 상태라 거의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타와에는, uOttawa와 Carleton University (CU), 두 개의 대학교가 있습니다. 저는 지질학 학사를 CU에서 하였고, 현재 uOttawa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있습니다. 두 학교 모두를 다녀본 저는 개인적으로 uOttawa의 캠퍼스를 더 선호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uOttawa는 오타와의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점심을 고를 수 있는 초이스가 더 다양하거든요. 한국인은 밥심이잖아요? CU는 캠퍼스가 uOttawa에 비하면 작지만 그래도 뭔가 꽉찬 느낌이 들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건물을 너무 많이 짓고 있어서, 통행이 불편하기도 하고 답답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Earth and Environmental Sciences 학과 소속이며, 지금 공부하고 있는 분야는 Isotope Geochemistry 입니다. 저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캐나다의 북쪽에 위치한 Yukon강의 유역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Silicate weathering intensity의 트레이서로 lithium과 strontium isotopes를 이용해 어떤 환경적인 요인들이 Yukon강의 유역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집중하고 있으며 나중에 더 나아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변화들이 이곳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연구해 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제 학과가 소속되어있는 Advanced Research Complex (ARC) 건물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서 내부는 시설이 다른 건물에 비해 깔끔한 편입니다. 아쉽게도 학교가 닫아서 허가된 사람들만 출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현재 출입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부를 찍지 못했습니다.
uOttawa에는 캐나다에서 한 대밖에 없는 accelerator mass spectrometry (AMS)가 ARC에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radiocarbon dating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눈 여겨 볼만한 학교라 생각합니다. 오타와에서 제 분야 쪽 공부를 하면서 제일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제 분야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들이 오타와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uOttawa에 제가 필요한 장비가 모두 있던 것들이 아니라서CU나 Geological Survey of Canada에 가야할 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샘플을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제가 다른 도시로 가야하지 않아서 수월하게 제 연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석사를 하면서 매 학기마다 teaching assistant로서 수업을 진행하거나 보조하는 경험도 했고, research assistant로 연구실에서 제 논무을 위한 연구말고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저의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는 다른 석사, 박사를 하고 있는 친구들과 매주 만나서 한 논문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하고, 서로의 연구 방식에 대해 피드백도 주고 받는 시간도 항상 가졌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하기 전에 항상 이 친구들에게 먼저 발표를 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언제나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오타와의 상징 국회의사당
오타와는 사실 관광할 곳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토론토와 몬트리올 사이에 위치해서 잠시 들리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오타와에 왔다면 꼭 봐야할 국회의사당. 원래는 국회의사당 맞은 편에 있는 관광 안내 센터에서 투어 티켓을 시간대 별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이드가 동행되는 투어이지만 무료로 투어를 할 수 있어 오타와에 오게된다면 가볼만한 곳이지만 현재는 외부 수리중으로 투어를 잠시 중단했습니다.
Major’s Hill Park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사실 개인적으론 저는 국회의사당 뒤편에 위치한 Major’s Hill Park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넓은 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고, 매년 5월이면 튤립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공원 바로 옆에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는 Byward Market이 있어서 친구들을 만날 때면 마켓에서 밥을 먹고 항상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쉬곤 합니다.
오타와 다운타운에는 여러 레스토랑이 있는 Byward Market이 있습니다. 관광객으로서 캐나다에 왔다면 한번쯤 먹어볼만 한 것들은 비버테일, 푸틴, 오바마 쿠키 등이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곳들은 타코가 정말 맛있는 El Camino, 햄버거와 푸틴을 추천하는 Bugers n’ Fries Forever 그리고 립을 꼭 먹어야 하는 The Smoque Shack입니다. 특히 El Camino에는 소 혀 타코, 돼지 귀 타코 등 좀 특이한 타코들이 있어서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식사 후 디저트로는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가 있는 Oh So Good, 꾸덕꾸덕한 젤라또를 파는 Piccolo Grande, 좀 분위기 있는 곳을 원하신다면 Mantovani 1946을 추천합니다.
Major’s Hill Park에서 볼 수 있는 일몰
저는 여름에 해가 지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항상 힘든 일이 있을 때 가만히 앉아서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많은 위로를 받아서 이 장소는 오타와에서 저에게 가장 소중한 곳입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딱 이 곳을 닫은 상태라 너무 아쉬운데 빨리 모든게 안정되어서 다시 일몰을 보고 싶어지네요. 겨울은 너무 춥기 때문에 혹시 여름에 오타와를 방문하시게 된다면 여기 잠시 앉아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타와 강으로 연결된 리도 운하. 많은 사람들이 이 운하를 따라서 조깅이나 자전거를 탑니다.
리도 운하에서 즐기는 스케이팅
그렇다고 오타와의 겨울에 아무것도 할게 없는게 아닙니다. 리도 운하는 오타와 주변의 여러 강과 호수를 연결하는데 여름에는 운하를 따라서 산책을 하거나 사이클링을 많이들 합니다. 겨울에는 운하가 꽁꽁 어는데 그땐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탑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침에 스케이트를 타고 출근을 하거나 학교에 가기도 합니다.
제 글이 오타와를 알리기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오타와가 어떤 도시인지 살짝이나마 전해졌길 바랍니다. 많은 여행객들에게는 토론토와 몬트리올 사이에 있는 잠시 거쳐가는 작은 도시이지만 저에겐 제 20대를 모두 보내버린 애증의 도시가 되어버렸네요. 이 글을 작성하면서 저에게 있어 오타와가 어떤 도시인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빨리 상황이 안정되어서 보통날로 돌아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스케이트로 출근한다니... 너무 낭만적으로 들리는데요.^^
10여년전에 오타와에 간 적이 있었어요. 예쁘고 단정한 도시로 기억에 남아있네요. 가을에 단풍 들 때도 예쁠거 같구요. 국회의사당 내부 투어를 했었는데, 거기 라이브러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오타와 생활 좀 외로우실거 같은데, 힘 내세요.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오타와에 대한 소개글 잘 읽었습니다. 10년도 꽤 넘은, 오래전에 Ottawa 대학에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방문시 날씨도 좋았고, 학교에 대한 인상도 좋았습니다. ^^ 바이링구얼 대학으로 알고 있는데, 프렌취에 대한 공부를 따로 하셔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하시는 학위 공부 재밌게 잘 마무리하시고, 즐거운 여름 되시기 바랍니다.
작년에 몬트리올에서 토론토를 지나가며 천섬에 들렸던 기억이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