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앤이 하는말 (이달의 주자 : 이명주) 백영옥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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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코센(KOSEN)을 알게 되었어요. 독일에서 회사를 다니던 중에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채용 공고에 서류를 제출했었지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 코센(KOSEN)이 제공한 장학금과 저를 추천해 주신 이승미 회원님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그렇게 저는 소중한 분들의 도움으로 2003년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건축학부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학부장직을 맡아 학부에 봉사하고 있으며, 대학 내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의 센터장도 역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안식년이었던 2009년에 당시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발주한 「디자인교수 실험실 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그 이듬해인 2010년에 「㈜제드건축사사무소」 법인기업을 설립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교수. 연구자 그리고 건축가로서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쓴 저서로는 ‘건축물 중심 제로에너지도시(이명주 2017)’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제로에너지 건축·도시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서 어려운 이야기를 편하게 전달하는 책을 주로 좋아하고, 저의 삶에 격려가 필요할 때 한 번씩 펼쳐보고 싶은 책을 좋아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소설가 백영옥님의 에세이인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입니다. 제목을 보면 캐나다의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가 1908년에 발표한 명작 <그린 게이블의 앤(ANNE OF GREEN GABLES>이 생각나실 겁니다. 이 책은 몽고메리의 원작과 애니메이션에 심취한 백영옥님이 역대 최강 “밝음”의 아이콘인 앤 셜리(Anne Shirley) 삶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키면서 그녀의 추억을 잔잔하게 적어 내려간 글입니다. 중간 중간에 삽화도 있어서 어릴 적 보았던 빨강머리 앤 만화 속으로 빠져들기도 하지요. 백영옥님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앤 셜리를 ‘자기 자아를 안 무너뜨리고 불행을 선택하지 않는 아이’라고 표현하였죠. 제가 생각하는 앤 셜리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루이스 글릭의 <눈풀꽂>(류시화 옮김) 시에 나오는 ‘기쁨에 모험을 거는 아이’가 아닌가 싶어요.
저는 앞서 저의 소개를 드린 것처럼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조직을 통찰력 있게 바라보면서 조직원들의 업무와 성과에 대한 대가를 매월 급여로 지불해야하는 CEO로 살아야 하는데, 아쉽게도 교수와 사업가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철부지 교수 같은 사업가’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쁨보다는 슬픔이, 희망보다는 좌절이 더 많았어요. 교수로만 머물렀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왜 자진해서 사업가가 되었느냐고 묻고 물었고, 다시 2009년으로 돌아가 ‘디자인교수 실험실 창업 지원 사업’ 제안서를 찢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앤 셜리의 인생 철학 주변을 맴도는 한 마리 새처럼 아침이면 사무실과 학교를 오가며 희망을 지저귀고 있습니다. 저는 소설가 백영옥님의 앤 셜리를 읽으면서 이명주의 앤 셜리를 상상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습니다. 가끔은 백영옥님의 좌절은 내 좌절보다 크지 않았고, 그녀의 추억은 저의 추억보다 더 진하지 않았다고 비교하기도 했지요. 항상 그랬듯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매일 매일 반복되고 있던 어느 날, 누군가 저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실수와 시도를 끊임없이 행하는 앤 셜리는 행복을 찾아가는 시간 여행자입니다. 자신이 경험했던 시간 속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앤 셜리를 보면서 저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입니다. 코센(KOSEN)이라는 녹색지붕 아래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앤 셜리의 쾌활한 음성으로 한 줄 응원을 보냅니다.
”이토록 흥미진진한 세상에서 슬픔에 오래 잠겨 있기란 힘들지요? 그렇죠?“
다음 주자는 코센(KOSEN)의 회원이자, 명지대학교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의 연구교수님이신 이응신교수님이십니다. 제가 독일 베를린 공대에서 만난 존경하는 선배님이십니다. 저는 이 분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 물리학 전문가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분은 어떤 책을 추천하실까요?
여전히 훌륭한 분들이 모여계시는 이 곳에 너무 감정적인 글을 올린 것 같습니다. 저는 "위대한 건축은 인간이 위대하다는 가장 위대한 증거다"라는 미국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명언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건축, 인간, 기후위기'를 동시에 생각하고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점에서 지칠때가 많습니다. 코센 사이트를 통해 제가 저에게 준 격려 메세지라고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여러분도 어렵고 힘들때 편히 읽어 주세요. 코센에 다시 오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명주교수님~ 너무 반갑습니다.^^
교수와 사업가 사이에서 바쁘게 지내고 계시군요.
빨강머리앤은 저에게도 희망과 로망이었지요.
오랜만에 교수님과 빨강머리앤을 동시에 만나게 된거 같아 참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