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저
- 1578
- 2
- 4
저는 애플 뮌헨지사에서 디지털회로 설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곽상훈이라고 합니다. 같은 뮌헨지역 재독한인과학기술자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준수박사의 추천으로 코센 독후감 릴레이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무척 반갑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의 처음 해외연구경력은 2013년 브리스톨 대학교의 박사후연구원 부터입니다. 2015년에는 현재 Université Grenoble Alpes 로 통합된 Universität Joseph Fourier Grenoble I에 소속된 Vermag Lab 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고, 2017년 부터는 진로를 조금 변경하여 독일의 뮌헨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낯선 곳을 경험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여행을 매우 좋아합니다. 유럽에서 생활하는 동안 유럽여행을 많이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역사, 기행서 등의 책을 요즘은 많이 읽고 있습니다. 더구나, 좋은 전자책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 해서 해외체류하는 저 같은 사람들도 신간을 부담없이 빨리 접해 볼 수 있는 좋은 시대가 왔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오랜 박사과정, 박사후연구원의 생활동안 연구프로젝트 수행 중에, 그리고 결과물을 선 보여야 하는 시점에 항상 어떻게 프로젝트의 수행결과물을 세계 최고수준의 저널, 컨퍼런스에 투고할까 골몰하던 생활을 오래 지속했습니다. 그때를 돌이켜 보니 박사과정을 최초로 시작할 때의 그 설레던 마음, 학문의 세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잊고 가시적이고 정량적인 연구성과를 내도록 고착화된 루틴 안에서만 지식의 탐구를 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기업의 연구원으로 진로를 변경한 이후에는 이러한 새로운 지식탐구의 여정을 함께할 기회가 적어졌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던차에 "~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컬럼을 연재하여 한국의 신문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선풍적인 인기를 가져온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의 김영민 교수님이 쓰신 "공부란 무엇인가"를 읽게 되어 이 책에 대한 느낌을 간략히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이 책은 학위과정, 혹은 전업으로 학문탐구를 하는 교수, 연구자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공부의 본질과 태도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는 대중교양서입니다. 즉,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부의 본질, 공부하는 즐거움과 태도에 관해 일반인의 관점, 학생의 관점에서 좀 더 성찰해 보고 철학적으로 사유해 보면서 저자의 관점을 나누는 산문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전작들에서도 나타나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가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재미의 요소로 다가 옵니다.
"무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열정" 이라는 제목을 가진 2부의 내용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제가 공부했던, 디지털회로 설계자동화, 컴퓨터 구조 등의 전공은 다른 컴퓨터공학의 세부 전공과 마찬가지로 해당 분야의 연구성과가 현재 산업계에서 곧바로 이용되는 매우 실용성이 큰 분야입니다. 하지만, 뉴턴의 만유인력의 발견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전개 등,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고 현대물리의 근간을 세운 역사적인 발견, 발명의 순간들은 그 첫 순간에는 무용해 보이는 사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가 쌓아올린 모든 지식의 체계와 현대과학기술의 근원적인 출발점은 인간의 지적호기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정신의 척추기립근을 세우기 위해서"라는 제목을 가진 꼭지에서는 공부의 기대효과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꼭지에서 저자가 인용한 예술가 패티 스미스의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이 말이 저의 뇌를 때렸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혹시 생계를 위한, 업적을 위한 연구와 공부에 매몰 되어 오늘도 고단하고 지친 하루를 보낸 연구자, 학생이 계시다면, 지친 하루를 보낸 당신께 힘내시라는 위로의 응원을 한 말씀 전하면서 조용히 이 책의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예, 그저 살기만 할 수 없어서, 우리는 공부합니다"
다음주자로 저는 이민주 박사님을 추천합니다. 이민주 박사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연구하는 천문학자입니다. 최근에 덴마크 공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역시 재독한인과학기술자협회의 뮌헨지역에서 같이 활동하며 알게 된 분입니다. 이민주 박사님의 다음 책소개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저도 그저 살수만 없어서 공부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맞아요 퇴근하고 집에와서 아무생각 없이 스마트폰만 보는건 너무 무료합니다 ㅜㅜ 물론 거기서 얻는 정보들도 있지만 지식 수준까지는 아니니깐요!! 오늘부터 책을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좋은 책 리뷰 감사합니다~~~
책 제목부터가 "띵"하게 하지만 "그저 살수만 없어 우리는 공부를 합니다"에 100% 동의, 공감 합니다. 홧팅합시다 회원님들 모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