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나의 코센 인턴 이야기 [김소연]


 


인턴사원도 사원이라며 엄마가 선물해주신 세미정장을 입고, 잔뜩 긴장 한 모습으로 이곳에 첫 출근을 하였습니다. 첫 날, 자리를 배정 받고 아무 일이 주어지지 않아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눈만 껌벅이며 가만히 앉아 있던 모습과 너무 긴장한 탓에 컴퓨터를 켜야 하는데 전원버튼을 찾지 못해 컴퓨터가 망가진 것 같다고 말하던 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옵니다. 그랬던 제가 벌써 2달간의 인턴 일을 끝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길게만 느껴진 인턴기간이 끝나면 기분이 마냥 시원할 줄 알았는데 약간은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저는 사용성 테스트의 ‘사용자’로서 처음 코센과 만나, 기능 테스트를 하며 코센을 알아가게 되었고, 사용성 테스트의 ‘질문자’가 되면서 코센에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저의 인턴업무는 크게 사이트의 ‘기능 테스트’와 ‘사용성 테스트’였습니다. 질문이나 자료를 찾고 싶으면 구글을 사용해 오던 제가 사용성 테스트의 사용자로서 코센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구글을 사용하면 되는데 왜 이런 사이트가 필요하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검색 엔진에 아직 기술적 문제도 있고, 구글만큼 많은 자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코세니아’ 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이 궁금증은 제가 기능 테스트를 하기 위하여 사이트 구석구석을 탐방하면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구석구석 탐방 할 필요도 없이, 코센사이트를 조금만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람들이 왜 코센을 이용하는지 알 수 있으셨을 것입니다. 다른 사이트들과 다르게 사용자라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무언가는 코센의 메인 슬로건처럼 바로 ‘사람을 아는 재미, 지식을 얻는 기쁨’ 이었습니다. 단순히 자료를 올리고, 얻고 질문을 하고, 하는 한 방향으로의 사이트 사용이 아니라 서로 소통을 하고, 서로 도와주며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인터넷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딱딱한 만남이 아닌, 온라인 활동의 연장선으로 오프라인 활동 또한 활발하고, 그 속에서 과학 기술인들이 겪는 연구에 대한 어려움, 외로움을 나누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코센의 많은 기능들 중, 주변 친구나 연구하는 선배들에게 코센을 추천하면서 가장 자랑스럽게 말하는 부분은 바로 ‘what is?’ 입니다. 처음 what is를 보고 질문이 올라오면 대부분 하루가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네이버 지식in 보다 더 정확한 답변을 이렇게 빠른 시간에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가 ‘한민족’으로 묶여 있는 훈훈한 분위기 때문이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코센은 전공은 다를지 몰라도 ‘과학기술’이라는 서로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한국인’이라는 정까지 더해져 공감대가 형성 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비롯되는 코세니아들의 활동으로 지금의 코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첫날, 사용성 테스트를 경험 한 이후 제게 주워진 임무는 사이트의 기능성 테스트였습니다. 처음 사이트를 접했기 때문에 오류 사항이나, UI/UX 문제를 좀 더 잘 찾을 수 있을 거라며, 사이트의 오류 사항이나 사용자로서 불편사항을 찾는 업무를 주신겁니다. 회원가입을 할 때 불편한 점부터 찾기 시작하여 대부분의 사용자는 보지 않는 부분까지 구석구석 클릭하고 사용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찾은 내용으로 PPT를 만들기 위해 다른 사이트들은 어떤지,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웹디자이너들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 찾아보며 평소 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메인 네비게이션, 화면의 배치, 검색 결과의 글씨체 등등 학교에서 전공 공부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던 것들을 인턴을 통해 알게 되니 뭔가를 배운다는 느낌에 뿌듯하였습니다. 제가 한 기능성 테스트에 대한 결과를 팀원들 앞에서 발표하기도 하였 인턴이기에 ‘내가 한 기능성 테스트가 실제로 반영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지만, 팀장님과 팀원 분들이 칭찬해 주시며 테스트 결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직접적으로 사이트에 수정이 이루어지면서 코센 사이트에 나의 노력이 조금씩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의견을 쉽게 말할 수 있던 것은 팀 분위기의 영향이 컸습니다. 만약 딱딱하거나, 위계질서가 강한 분위기였다면 잔뜩 위축되어 아무 말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첫 출근 전에는 이공계 연구소이기 때문에 남자들만 가득할 것 같았는데, 이게 웬일, 팀장님부터 팀원분들까지 모두 여자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다른 연구소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하면 무척 부러워합니다. 식사를 할 때 취향과 속도 맞추기 편하고, 일을 할 때는 부드럽고 편한 분위기에서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연구소에 짓궂은 남자분이 있다며 불평하는 룸메이트에게 매일 자랑 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인턴을 하려면 꼭 코센팀에서 하라고, 거의 권유가 아닌 주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출장을 다녀오시면 인턴에게까지 작은 선물을 주는 자상한 팀장님과 친근한 팀원언니들이 있어서 너무 좋았고, 이런 덕분에 매일 아침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팀 분위기와 너무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때문에 인턴이 끝난다 생각하면 뭔가 아쉽고 섭섭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인턴을 하며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일은 질문자가 되어 사용성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능테스트를 통해 사용자가 불편해 할 만한 사항을 찾고, 제가 찾지 못한 부분에 대해 시나리오와 TASK를 작성하여, 사용자를 찾아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선물로 사용할 코센의 에코컵을 자전거 바구니에 넣고, 하루에 한두명씩 친구들과 선배들을 직접 찾아가 사용성 테스트를 했습니다. 사용성 테스트를 하기 전에, 인턴 담당분이 준 사용성 테스트를 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책임감도 생겼고, 책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로 실행하니 재미있고, 배우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친구들이 문제를 꼽으며 ‘이 사이트 이게 너무 불편해!’ 라고 불평할 때는 내가 만든 사이트도 아닌데 괜히 기분이 상하면서 ‘야, 그래도 이 사이트가 얼마나 좋은데, 그리고 이런 문제 다 고칠거야’ 라며 친구들의 불평에 볼멘소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동안 인턴 일을 통해 코센에 애정이 생겼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센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팀원 분들이 제 등 뒤로 보입니다. 좀 더 사용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웹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분도 계시고, 프로그래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를 뚫어져라 보시는 프로그래머분도 계시며 사람들이 올린 불편사항이나 자료 요청을 정리하고 기술자문이 올라왔을 때, 좀 더 맞는 분을 연결 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팀원도 있으며, 해외분들을 위해 이리저리 출장을 다니시는 분도 계십니다. 모두가 코센이라는 한 사이트를 위하여 이렇게 노력하고 계십니다.


 

  • 좋아요

김소연(sykim0807)

한국과학기술원

일반직

정보/통신분야 전문

고백하자면....이거 쓰라고 push하지 않았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에 의해 작성된 것을 밝히는 바임돠~^^

소연씨의 미래가 기대되네요~ ^-^

짧은 기간이었지만 만나서 반가웠어요... 멋진 여성이 되길 바래요..

너때문에 이런것도 다 알게되는구나.. 아무튼 축하해!!

김영석(papyu) 2016-03-31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