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에서의 대학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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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대학교가 있는Dammtor 역
제가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이 곳 독일의 함부르크는, 관광지로써는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유럽인들에게는 항상 인기가 있는 독일의 대도시 중 하나입니다. 사실 서울, 부산같은 대도시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대도시라고 명함을 내밀만한 도시는 독일에 있지도 않고 비교하자면 부끄러운 정도지만, 그래도 어림잡아 독일 내 두번째로 잘사는 도시라는 명성은 존재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함부르크는 독일의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로써, 약 13세기부터 300년 이상 한자동맹에 속해 상공업과 무역으로 명성을 떨친 곳 입니다. 정식명칭은 자유한자도시 함부르크 (Freie Hansestadt Hamburg)인데 이 곳 사람들은 함부르크의 이런 명성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항상 함부르크 라고 말하기보다는 HH라고 줄여서 말한답니다 (Hansestadt Hamburg). 한국의 인천공항에서 함부르크까지의 직항 공항편은 없지만, 나름대로 국제공항을 가지고 있는 유럽 교통의 요지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함부르크 시내 랜드마크인 시청사
사실 함부르크는 날씨가 좋을 때는 특색있는 항구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대도시의 경관이 아주 아름답지만 일년 중 쨍쨍한 햇빛을 볼 수있는 날이 많지 않은 안개와 비의 도시로써 악명이 높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약 2- 3주 째 해가 나고 25도 이상의 날씨를 보여주는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하고 있어 함부르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신이 났답니다.
함부르크의 수상버스
벚꽃이 만개한 4월 알스터 호수의 전경
왠만해선 보기힘든 맑은 날 함부르크내의 인공해변가
이렇게 우울한 날씨를 자랑하는 함부르크에서 저는 임상신경심리학, neuro clinical psychology, 독일어로는 Neuro klinische Psychologie라는 것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소개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 첨언하자면, 심리학에는 사회심리학, 발달심리학, 임상심리학, 뇌신경심리학, 범죄심리학, 인지심리학, 계량 통계심리학, 조직 및 산업심리학, 광고소비심리학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함부르크 대학에서 중점을 가지고 공부하는 분야는 뇌 신경과 임상심리학 입니다.
함부르크 대학교 가장 오래된 100년이 넘은 강의실
임상심리학을 공부하게 되면 보통은 석사 졸업후 정신과의 혹은 심리치료전문가 밑에서 다년간의 수련을 거쳐 심리치료전문가로써 각종 정신병과 인지장애를 치료하는 치료사로써 일을 하고, 뇌 신경 심리학을 공부하게 되면 아무래도 요즘 점차 각광받고있는 뇌에 대한 연구자로써의 길로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석사논문주제를 임상쪽으로 잡을지, 뇌신경 혹은 인지과학 쪽으로 잡아야 하는지, 혹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중이랍니다. 사실 임상신경심리학이라는 전공이, 정신보건의학분야와 뇌신경학, 인지과학 분야에 넓게 겹쳐진 터라, 여러 분야에 흥미를 가진 저로써는 선뜻 주제를 정하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해질녁의 알스터호수
함부르크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의 제 관심키워드는, 흔히 뇌파라고 일컫는 사건관련전위 연구(ERP) 와 뇌 기능영상 (F-MRI) 등의 방법론 그리고 조현병 환자들의 인지능력 재활치료 로 간추릴 수 있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관심분야가 자꾸 넓어져서 큰 일입니다! 학생들만 할수 있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자신을 다독여야겠죠^^. 이번 학기에는 연습삼아 가볍게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연구수업이 있는데, 급성 스트레스가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중인 프로젝트 연구 중에 코르티졸효과를 유발하기 위한 얼음물실험을 준비중입니다. 직접 온도계도 넣어보고 삼분동안 손도 넣어보다가 스트레스가 제대로 유발될 것 같아서 찍어보았습니다.
실험중에 항상 수축기 혈압을 재는데, 이날은 랩실파트너가 삼주째 실험을 참여하지 않은터라 분노에 차서 실제로 혈압이 올랐을 까 하는 마음에 피험자가 아닌 제 혈압을 장난삼아 재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볕좋은 날의 학교
함부르크는물가가 비싼 대도시중 대도시라서 학생에게는 경제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 그만큼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즐길거리도 많고 취업이나 각종 경험을 쌓기에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덴마크와 국경이 굉장히 가까워 북유럽여행을 하기도 수월하고, 서쪽으로는 네덜란드와 접해있으며 동쪽으로는 베를린을 지나 폴란드 등 동유럽을 여행하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날싸만 허락한다면 함부르크에서만 며칠을 잡고 여행하는 것도 꽤 매력적이랍니다.
독일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리는 함부르크에서는 어딜 가든 보이는 운하
사실 함부르크에 오면 햄버거를 먹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햄버거의 원조라는 설을 지지해주는 증거들인 햄버거 맛집이 많습니다. Zim Block, Ottos Burger, Hattari, Burgerlich, Most Burger, Peter Pan 등 수많은 수제버거 맛집으로 가득 차있는 햄버거의 도시입니다.
함부르크의 유명 체인점의 수제버거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먹는 맥주 종류중 맥주에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섞어 마시는 Radler라는 맥주가 있는데, 오직 함부르크에서만 Radler가 아닌 Alsterwasser 알스터 바써, 직역하면 알스터물 이라는 명칭으로 부릅니다. 알스터는 위에서 소개했듯이 함부르크에 있는 큰 호수의 명칭으로 함부르거들의 알스터호수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엿볼수 있죠.
함부르크의 지역맥주 브랜드의 알스터바써 Alsterwasser, 다른지역에서는 Radler라고 불리는 맥주
밤의 알스터 호수 전경
약간은 흐린 날씨의 알스터호수와 함부르크 지역맥주 브랜드 Astra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홍등가가 있다면 독일은 함부르크의 홍등가가 유명합니다. 사실 홍등가를 관광포인트로 소개하기에는 꺼림칙함이 있지만, 이제는 홍등가보다는 홍등가 주변에 형성된 유흥을 위한 시가지들이 관광객들을 사로잡기 때문에 소개해봅니다.
항상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유흥가 Reeperbahn
어시장은 함부르크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인데, 일요일 새벽에 열고 닫는 칠일장 형식입니다. 싱싱한 생선외에도 각종 과일 채소 먹거리들과 기념품 장식품 생필품 화분등 온갖것을 다 팔기에 아침에 일찍 눈을 뜨는 관광객이라면 방문해볼만 합니다.
어시장이 있는 Landungsbrucke 역의 전경
함부르크 항구와 어시장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특산물, 생선을 넣은 생선버거, Fischbrotchen
하펜시티는 조성된지 얼마안된 구역으로, 그 정취가 아주 독특한데 한자동맹시절 무역창고로 쓰이던 빨간 벽돌 저장고 건물들과 수많은 운하, 운하를 잇는 다리, 그리고 새롭게 지어진 대기업 본사건물들 고층 건물들이 한데 모여 장관을 이룹니다. 관광객들뿐아니라 현지의 힙스터들 유튜버들의 촬영배경으로 등장하는 핫플레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펜시티의 주요 건축물인 Speicherstadt. 한자동맹시절 소금창고로 쓰인 빨간벽돌 건물들
하펜시티의 야경
엘베필하모니는 물결모양으로 지어진 콘서트건물로써 매우 많은 예산과 시간이 들어간 건물입니다. 비싼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아름다운 것 같죠. 물위에 지어진 이 건물에는 주거공간도 있어서 임대료는 비싸겠지만 사람이 살기도 한답니다.
멀리서 본 엘브필하모니 건물
가까이서 본 엘베필하모니 건물
엘브필하모니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하펜시티의 야경
포토에세이를 작성하다보니 왠지 큰 틀 없이 주저리 주저리 사진만 나열한 것 같아 아쉽지만,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에 함부르크 항구의 바람냄새가 조금이라도 전해졌길 바라며, 마지막 사진은 함부르크에서 지하철만 타도 볼 수 있는 흔한 뷰로 이만 에세이를 마치겠습니다. 두서없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부르크 시의 전경을 보니 30년전 대학교 방문하고 그곳에서 머물면서 여행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시청근처 운하, 알스터호수, 어시장, 유흥가 등 시내 풍경들이 거의 그대로 본 모습이네요
그리고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인지과학과 뇌신경분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 분야의 산업 및 연계되는 프로젝트가 현재 4차산업의 핵심을 주도하는 분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