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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tafari : Roots and Ideology (이달의주자:이진섭) Chevannes, Barry 저

안녕하세요. 포항공과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진섭입니다. 저는 이제 곧 학부를 졸업하여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인 예비 연구자입니다. 새로운 생활이 곧 시작되기에 아직 배워야 하는 것이 많아서 걱정되기도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많아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 제가 관심을 가진 주제는 Rastafari입니다. Rastafari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밥 말리의 고향인 자메이카에서 시작한 그들만의 종교이며, 하나의 사회 운동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아픈 역사와 관련이 깊은 이 종교는 밥 말리의 음악의 기초적인 토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평소 밥 말리를 좋아하던 터라 그와 관련된 것을 공부해보다가 흥미로운 책이 있어 소개를 해드립니다. 제가 소개해 드릴 책은 Rastafari : Roots and Ideology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Jamaica is a islan’, but is not I lan’ (Joe Ruglass, quoted in Barry Chevannes 1994,1.) “Barry Chevannees Estate, Rastafari : Roots and ideology, Syracuse University Press, pg1” 자메이카는 1962년 8월 6일, 완전한 독립을 얻기까지 상당수의 기간동안 식민 통치의 수렁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20세기 자메이카에선 정치적 탈식민지화의 중요성과 더불어 정신적 탈식민지화에 대한 논의도 뜨거워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속에 위의 인용구는 ‘자메이카는 island이긴 하지만, ‘I’, 즉 개별적인 인간들의 사상과 생각이 존중되는 땅은 아니다’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1900년대 초, 자메이카에선 노예 제도가 이미 사라진 상태였지만, 그것이 자메이카인들의 완전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계급간의 다양성은 늘어났으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노동자의 정치적 연대와 같은 민중의 결집이 늘어났지만 완벽한 변화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종과 피부색을 초월하여 더 높은 계층으로의 상승은 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당시 자메이카 인구의 85퍼센트는 흑인 자메이칸들이었지만 Indians, Chinese, Lebanese와 같은 이주자들은 상당수의 흑인보다 더욱 빨리 높은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노예들은 모두 같은 노예가 아니었으며 피부색의 정도에 따라 더욱 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런 비극적 배경은 자신들을 구원해 줄 자신만의 구세주가 필요했으며 자신만의 종교, Rastafari가 필요했습니다. 밥말리의 음악은 자메이카인들의 이러한 비극적 배경과 그 뿌리를 함께 공유합니다. 발터 벤야민이 설명한 ‘예술의 정치화’는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큰 논리적 토대를 제공합니다. 밥말리가 활동하던 자메이카에선 당연히 이미 기술적 복제화가 이루어진 상황이었으며, 군중의 정신적 해방의 욕구가 들끓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당시 사회의 정치적 이슈를 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밥 말리의 노래는 자메이카인들의 특수한 배경과 그 배경 속 탄생한 그들만의 종교인 Rastafari와는 분리해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밥 말리와 더불어 Marcus Garvey는 자메이카의 Rastafari를 이해하는데 아주 핵심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자메이카의 수도인 Kingston에서 흑인 자메이칸들에게 문화, 종교, 정치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의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Q. It is true that the Ethiopian or Black Group of the human family is the lowest group of all?
A. It is a base falsehood which is taught in books written by white men. All races were created equal.
Q. On what would you base your assumption that God is black?
A. On the same basis as that taken by white people when they assume that God is of their color.

(Barry Chevannees Estate, Rastafari : Roots and ideology, Syracuse University Press, pg95) 위의 대화는 그의 생각을 잘 나타내줍니다. Marcus Garvey에 의해 자메이카인들의 정신적 탈식민주의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더욱 늘어났고 이러한 환경속에 밥 말리의 음악은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좋은 정치적 장치가 될 수 있었습니다. Catch a Fire로 시작한 밥 말리의 음악 커리어는 자메이카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을 매료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raggae가 자메이카인들의 정신적 탈식민지화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 타당한 인간의 평등을 외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순히 백인을 향한 분노의 표출이 아닌, 희망의 노래였던 것이었습니다. 또한 당시의 미국은 이미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에 Rastafari가 노래하던 표면적 메시지인 인간 보편의 평등은 터무니없고 낯선 사상까진 아니었을 것입니다.

밥 말리는 그의 이러한 탈식민주의적 사상과 Rastafari를 전달하는 수많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의 노래 의 가사 “One love One heart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right”에선 모든 사람의 화합을 노래하며, 그의 노래 [Redemption Song]의 가사 “Emancipate yourselves from mental slavery. None but ourselves can free our minds.”에선 정신적 탈식민화를 울부짖습니다. 또한 그의 다른 많은 곡에서 이와 같은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밥 말리의 앨범에는 항상 밥 말리 뒤에 또 다른 이름이 붙는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바로 the Wailers입니다. Wailer란 영어 단어는 ‘울부짖는 사람’, ‘한탄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밥 말리의 공연엔 항상 자메이칸 의상을 입은 많은 코러스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바로 the Wailers입니다. 그의 공연은 밥 말리 혼자만이 꾸미는 무대가 아닙니. 그가 공연하였던 그 어떤 콘서트에도 the Wailers가 빠지지 않습니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점인데, the wailers의 코러스가 바로 관중들에게 대중의 외침과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밥 말리의 노래는 그저 슈퍼스타가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the wailers에 의해 함께 대변되는 대중적 메시지인 것입니다.

우리의 나라 또한 그들과 닮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식민지배의 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때의 이념적 뿌리는 우리 곁에 머물러 많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밥 말리의 노래와 그 노래 속에 담긴 Rastafari의 역사는 우리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음악으로,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주자로 포항공과대학교에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하고 기계공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을 김예슬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글쓰기 실력이 뛰어나 흥미로운 문장을 잘 만들어내는 친구입니다. 다음 소개될 책을 기대하며 차례를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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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jsyoon) 2020-03-03

덕분에 밥말리의 음악을 찾아듣게 되네요. 거친 음색이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네요. 몸으로 리듬을 느끼면서... 그나저나 이 책은 영어로 된 책이라 읽으려면 결단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