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아누 파르타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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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전공자로 독일에 정착한지 5년이 된 김린호 라고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코센을 알게 되어 가입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이렇게 이민주 박사님 덕분에 릴레이북 기회까지 얻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국에서 학부과정을 마친 뒤 미국에서 연구원 및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독일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미국, 독일 생활을 비교해보곤 했습니다. 그러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오늘 소개하고자 할 책을 추천 받아 많은 부분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과학기술이라는 전 세계 공통 언어 덕분에 어디서든 정착하실 수 있는 한인과학기술자분들에게 한번 쯤 소개해도 좋을 것 같아 가져와 보았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원제: The Nordic Theory of Everything: In Search of a Better Life)” 는 기자로 일하던 핀란드인 저자가 미국인 남편을 따라 미국에 정착하면서 느낀 미국과 핀란드 및 북유럽 생활 경험을 비교한 책입니다. 양 문화를 다 겪으면서 각 문화의 장점과 단점을 잘 기술해 놓았고,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출판 되면서 국가의 역할 모델에 대한 활발한 논의에 기여했다고 합니다. 내년초 한국 대선을 앞두고 ‘자유’, ‘복지’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 때에 한번 쯤 읽어 볼만한 책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자는 개인의 자유는 사회의 복지 제도를 통해서 얻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유럽 시스템에서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점으로 가정과 직장에 대한 의존성을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수준이 고르지 못하고 부모의 소득에 따라 그 수준 격차가 벌어지는 경우 아이와 부모가 상호간 의존-집착하기 쉽다는 것과, 직장에서 의료보험비의 대부분을 내주고, 실업수당이 잘 갖춰지지 않은 경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점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가정이나 직장 등에 어쩔 수 없이 의존 해야했던 옛날 사회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독립하여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가 우리가 모두 지향하는 미래사회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저자의 이런 생각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며 저자와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면에서 미국 사회의 장점을 그리워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생활하며 비교적 고른 수준의 기본 교육 및 아동수당 지원 등 덕분에 아이들 교육에 대한 염려 및 집착이 훨씬 덜 한 것 같습니다. 또한 직장에 상관 없이 소득수준에 따라 일정 비율로 공공 의료보험비를 내며 직장을 바꾸는 과정에도 큰 부담없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더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바 있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한국에도 이미 잘 되어있는 공공 의료 보험 및 사회 보험들의 보장성이 지속적으로 더 높아지고, 또 어느 지역/동네 든 양질의 기본 교육이 이루어져서 모두가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다음 달 릴레이북을 이어가 주실 분으로 독일 생활 선배님이시며, 함께 여러가지 주제로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곤 하는 박지태 박사님을 추천합니다. 박지태 박사님께서는 뮌헨 공대 물리학과에서 중성자 연구를 진행하시는 연구자 이시며, 그 밖에도 다방면에 관심과 이해가 높으신 분이라 좋은 책을 잘 추천해 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번 의학의 미래란 선뜻 재미 없이 보이는 책 제목과는 달리 엄청 재미나게 읽었던 책처럼 이 책 또한
이 책 소개도 반전의 매력이 있을 것 같네요.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유럽을 떠나 미국에서 막 생활을 시작한 제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